Interview - We Hate Jh



한국 이모씬의 신성 we hate jh 를 인터뷰했습니다. 올해 "The Naive Kids" 라는 제목의 첫번째 풀렝스를 발매한 we hate jh는, 높은 음악적인 완성도나 밴드로서의 라이브 실력 뿐만 아니라, 이모적 감성이 매우 충만한 밴드로, BSL에서 소개드립니다. 인터뷰는 서면 Q&A 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매우 신중하고 성의있게 답변해주신 we hate jh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름에 공개되었던 라이브 세션 중 "바다"



BSL: 우선 많이 들어보신 질문일 것 같지만, We Hate JH라는 밴드명은 어떻게 정하시게 되었나요? 연대 출신 멤버들이었던 이지영, 나은씨 잠시 활동했던 손한창씨 (49 Morphines) 등이 재적되었던 Girl front emo밴드, I Love JH와의 관계가 있는지요?

WHJ: 우선,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리더(박미워)가 처음 솔로로 시작할 때 패러디를 한 것이 시작입니다. 이니셜이 jh이라서 그런 끌림으로 시작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활동을 하면서 여러가지 억지로 뜻을 지어내다보니 멤버들과 왠지 산으로 가는 느낌을 받아 1집부터는 밴드명을 물어보면 마음 가는 대로 해석하라고 합니다.


BSL: (이름 질문에 덧붙여) 밴드명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 친한 친구가 물어본다든지, 굳이 자세하게 설명하실 필요가 없으실 땐 어떻게 대답하시나요?

WHJ:  예전엔 되게 장황했었는데 요즘엔 '아몰랑'이라는 편리한 단어가 생겼습니다. 생각은 읽는 사람의 마음에 있습니다. (솔로에서 밴드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자연스레 밴드명의 의미자체도 흐릿해졌다고 봅니다)


BSL: We Hate JH의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한국어 가사에서 오는 감성 충만도가 완벽한 느낌이었는데, 가사 작법이 궁금합니다.

WHJ: 한국어 노래는 한글로만 채워진 가사를 추구합니다. 가사 작법 컨셉은 영어가사를 참고하였고, 일본어 가사에서 주는 음절 단위로 멜로디 구성을 조화롭게 하는 부분들을 접목시켜서 작업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BSL: 개인적으로 (Fewed) '모두 헛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 라는 곡의 내용이 상당히 궁금합니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곡의 전개에 비해 상반된 가사가 매력적인데요, 이 곡에 대한 작사배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WHJ: 남녀가 이별하면서 온갖 말들을 지어내지만 결국엔 헤어지고 싶어서 안달난(일방향이든 쌍방이든) 모두 헛소리였다는 후회가 듭니다. 그래서 서로의 이중적인 태도에 잘 맞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하루"



BSL: 마지막 트랙에 영어 가사 곡을 배치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요? "Come here, dude" 라는 가사로 짐작해보아 말하는 대상이 자기자신인 것 같은데요, 가사의 분위기도 다른 곡들과 대조되게 평온하네요.

WHJ: 가이드 작업을 하게 되면 엉터리 영어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데서 오는 멜로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EP와 정규앨범에서도 느낌을 살려서 실어보았습니다. 장점은 한글로 담을 수 없었던 유치하거나 오글거릴 수 있는 주제들을 마음껏 담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고쳐지지 않는 삼식이 발음이네요. 멤버들이 말리기 때문에 다음 작업부터는 최대한 한글로만 구성할 예정입니다...

 

BSL: 가사가 청년의 감수성을 잘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J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밴드 또한 나이가 들어가는데, 앞으로 음악과 가사의 변화를 생각하고 계신지요?

WHJ: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THE WHO, 일본의 Elephant Kashimashi같은 망나니 같았던 20대 시절의 노래들과 비교하면, 음악 성향들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서서히 바뀌는 부분들이 감명 깊었습니다. 지금의 멤버들과 오랫동안 밴드 생활을 한다면 그런 변화들은 자연스럽게 다가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70대가 되어서는 "피로"를 부르기에 정말 피로하지 않을까하는 측면도 있고...

 

BSL: 가사에 이어 음악이나 장르에 대해서 질문 드릴게요. 장르는 주로 어떻게 소개하시나요? Emo라고 말하면이모?"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나요?

WHJ:  잘 모르겠다는 분들은 설명을 잘해드리지만, "고모?"라고 드립치시는 분들에겐 그냥 모던록이라고 합니다. 생소한 단어이다 보니까 그냥 기타팝, 어쿠스틱 록이라는 둥 직관적이고 포괄적인 단어들(몰라도 아~하도록)로 대체합니다.

 

BSL: Emo는 다른 장르와 융합이라던가 색다른 악기를 쓰는 경우가 드문 것 같습니다. 혹시 색다른 시도를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WHJ:  요즘에 매스록과 인디록이 크로스오버된 이모 리바이벌밴드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여러 밴드들을 참고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1집에서도 완전히 매쓰록 적인 부분을 시도하면 너무 성급하고 기존 컨셉에도 안 맞기 때문에 트렌드를 참고하는 수준으로 음악적 소스를 다양하게 쓰는 것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팝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스들을 어떻게 버무릴지는 멤버들과 음악작업을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EP "middle ground"와 "officially, we hate jh"에 수록되었던 "피로"



BSL: 어쿠스틱 기타 느낌이 참 좋은데요, 일렉트릭 밴드 곡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한 것은 많이 들어봤어도, 밴드 자체가 어쿠스틱 기타 기반인데 드럼, 베이스까지 있는 풀 밴드인 건 많이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쿠스틱 기타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WHJ: 심플하게 달리기만 하던 록 밴드들이 앨범 사이드로 하는 어쿠스틱셋의 리듬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것을 사이드로만 하기에는 무궁무진 하다고 생각을 했고, 초창기의 Dashboard Confessional을 모티브 삼아서 작업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실제로 작업을 하게되면 상당히 제한적이고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일렉기타도 간간히 쓰긴 하지만, 최대한 어쿠스틱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소스들을 찾고 멤버들과 그에 맞는 연주를 고민 합니다.

 

BSL: 저 개인적으로는 (KY.O.N.O), We Hate JH음악을 들어봤을때, 미국이나 유럽의 Emo음악 보다는 일본의 2000년초반의 Indie rock (Dove, Huckleberry Fin, Snatch)느낌과 2000년대 후반의 한국의 비치 밸리 멤버 주축으로 결성된 Angelic Youth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본인들이 생각할 때 영향을 받은 밴드라거나, 본인들이 생각할 때 비슷한 밴드가 있다면 어떤 밴드가 될까요?

WHJ: 작곡/작사를 미워가 도맡아서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곡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고정되어있습니다. 어쿠스틱으로 리듬감을 살리고, 한글가사를 읊어야하기 때문에 일본 인디록/팝의 레퍼런스를 참고하여 그런 부분들이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멤버들의 기본적인 성향은 미국 얼터너티브(90년대 그런지 장르가 아닌 말그대로 2000년대 이후 얼터너티브)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비슷한 밴드는 Dashboard Confessional, Taking Back Sunday, You Blew It!, Spitz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BSL: 앨범 작업을 하면서 레퍼런스로 자주 들었던 아티스트/앨범이 있다면요?

WHJ:  정규 1집은 레퍼런스라기보다 소스들을 많이 모았습니다. CHON, You Blew It, Modern Baseball, Dryjacket, Into it Over it, Balanced and Composure, Owen, Their/They're/There, La Dispute, The Front Bottom, Citizen, Title Fight 등 최근 인디 / 이모 밴드들의 흐름을 파악하고 위헤제로 가지고 왔을 때 촌스럽지 않은 구성이 되도록 많이 고민 했습니다.

 

BSL: 곡을 작곡할 때 We Hate JH 만의 프로세스가 있는지요? 한 곡이 완성될 때까지 어떻게 멤버들끼리 소통하는지 궁금합니다.

WHJ: 미워(박미워)가 밴드를 초창기부터 했기 때문에 작사/작곡을 전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멜로디와 가사 빼고 전부 뜯어고칩니다. 이걸 다들 아시다시피 편곡이라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편곡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연주에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이라도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버립니다. 이 부분을 지켜줘야 작사/작곡의 전담하는 것에 불만이 없습니다. 포괄적인 의미로 전 멤버의 작곡에 전념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저희 노래의 특징인 스트레이트한 리듬과 박자를 쪼개는 경계에서 중심역할을 해주기 위해서 드럼의 상근이가 마스터역할을 해줍니다.

 




BSL: 한정판 CD 패키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트워크도 너무 좋고요. 퀄리티도 좋은데 음악과 잘 어울렸어요. 굉장히 고급스러운 패키지인데도 일반반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셨는데요, 완전히 손해보시고 파셨을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하시게 되었나요?

WHJ:  단순히, 얼마가 되었든 간에 위헤제를 아는 사람들이 '가진다'의 재미를 좀 더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좁은 서울 바닥에서 음반을 집에 쌓아놓는 것만으로도 돈이 나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뮤지션의 가치는 음원에만 있는 것이 아닌 부클릿을 통한 이미지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뮤직비디오가 대체를 하고 있지만 모든 곡을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시디든 바이닐이든 결국 부클릿은 필요합니다. 듣고, 보고, 만질 수 있는 그런 물건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FxOxD에서 정말 고생 많이 해주셨습니다.

 

BSL: 데뷔부터 최근 앨범까지 아트워크/디자인을 FxOxD에서 계속 맡아서 해온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떠한 계기로 지금까지 쭉 해오게 된 것인지요? 그리고 이후에 나올 앨범/머천 역시 같은 디자이너가 맡을 예정인가요?

WHJ: FxOxD의 변고가 없는 한 계속해서 할 것 같습니다. 미워가 군생활을 하면서 무료함에 티스토리(라쓰고 유물이라고 읽는)를 뒤적거리고 있을 때 유니크한 디자인과 영화에 대한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는 분을 알게 되어서 먼저 친해지고 나서 일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도 상당히 많이 듣고 있어서 말도 잘 통해서 뻔한 감성사진이 나열된 2003년 이모 앨범들에서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BSL: 대구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서울로 올라가게 되셨는지요? 그리고 서울에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있다면요?

WHJ: 군 생활을 끝내고 막연히 음악은 그래도 홍대에서 해야하지 않을까 해서 무작정 올라온 것이 전부입니다. 서울의 장점부터 말해보자면 음악하는 사람이 많고, 이동이 수월합니다. 좋은 멤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점은 규모에 비해서 사람들이 음악에 관심이 없습니다. 주말 홍대에 사람들이 시간당 적어도 수 천 명은 오는 것 같은데 라이브클럽엔 고작...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BSL: 솔로로 시작해서 지금은 풀 밴드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인디 밴드들이 밴드에서 수입을 창출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은 말할 필요가 없는데요, 하지만 반대로 생계를 위한 (또는 또 다른 자아실현으로서) 직업에서 영감을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잖아요? 멤버들의 생계를 위한 본업은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WHJ: 

보컬/기타 박미워 : 프리()랜서

드럼 이상근 - 세션활동 및 레슨

베이스 정진욱 - 레슨 및 백수

기타 라일준 - 백수 및 군입대 예정자 입니다.

 



"이유없는 외면"


 

BSL: 한국에서 이모라는 장르를 앞에 두고 활동했던 밴드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요, 장르적 유사성을 제외하고서라도 The Apop, I Love JH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 한국의 이전까지의 이모 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We Hate JH가 포지셔닝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WHJ:  태동기까지가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장르의 특수성 때문인지 정서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브장르들을 포괄하기엔 2006-7년 이후로 씬 크기의 하락세와 인디씬의 양극화로 전설 속에 그것으로 남아버렸지요. 위헤제는 아무래도 이모씬에 있다기보다는 팝/록 계열의 인디씬에 조금 특이한 아이들 정도로 되지 않나 싶습니다.

 

BSL: 밴드로서 어느 정도까지 내다보고 계시는지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혹시 홍대씬을 넘어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신가요?

WHJ: 위헤제의 음악에 맞는 곳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홍대에서 3년 정도 지내오면서 느낀건데 요즘 인디씬 두 가지입니다. 대중을 의식한 90년대 어쿠스틱팝. 아니면 다른 뮤지션과는 다른 유니크함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씬형성이 전혀 안되고 있지요. 유사 장르로 묶는다면 해봐야 5-6팀 정도 되려나요?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장점일 수도 있으나, 공연기획이 어렵고 롱런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위헤제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음악과 어울릴 수 있는 곳에서 연주하고 싶고 활동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서로 무엇을 하든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는 되고 싶습니다.

 

BSL: Emo씬의 부흥을 위해서, Emo 밴드들만의 기획 공연이라던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미 해체한 The Apop, Angelic Youth 등의 리유니언이라던지 멋진 파생적인 그림들을 그려보는 한 사람(KY O.N.O) 으로서 여쭤봅니다.

WHJ: 요즘엔 '코가손'이라는 밴드 말고는 음악적으로 잘 붙는다는 느낌이 잘 와닿지 않네요. '셔틀루프'는 앨범으로만 활동해서 아쉽습니다. 결국엔 요즘 트렌드를 완전히 배끼더라도 이모밴드가 나와줘야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영국음악이 강세니까요. 여러가지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밴드 혼자의 힘으로 뭘 해보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구요.

 

BSL: 현존하는 이모밴드들 (국내외) 중 현재 가장 영향력 주는 밴드가 어느 밴드라 생각하시고, 또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요?

WHJ: 요즘은 이모 리바이벌이다 뭐다 해서 새로운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기 때문에 누구 한 밴드 우뚝서기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모밴드는 아니지만 2010년대는 Deafheaven 말고는 혁신적인 누군가는 없네요.

 

BSL: 마지막으로 꼭 한번 공연을 직접 보고 싶은 밴드가 있다면?

WHJ:  (일동) 핀치라고 합니다.


많은 질문에도 성의있게 답변해주신 we hate jh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솔직한 답변에도 역시 감사드립니다.




We Hate Jh

Facebook page: https://www.facebook.com/wehatejh/

"The Naive Kids" 구매처: 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4843496

Bandcamp (디지털 음원 구매처): https://wehatejh.bandca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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