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쁜 쪽으로
: 0 이하의 삶이 허락된 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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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여운 사과를 얻기 위해 난생처음 서평을 쓰게 될 줄이야



  지나치게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머릿속에 가득 찬 나머지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김사과 작가가 꼭 그렇다. 

*

너는 훌륭하고 나는 거지 같지. 하지만 두고 보자. 결국 다 똑같아질 거야. 결국엔 모두 다 똑같이 좆같아진다. 노력해도 소용없어. 너도 알잖아. 그러니까 너도 노력하지 마. 일도 하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마.
(<나와 b> 중)

  김사과의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겨울 무렵이었다. 예의 바른 문학 작품만 읽어온 나는 계간지 <창작과 비평>에 수록된 <나와 b>를 읽고, 여태껏 무의식적으로 찾아 헤매던 어떤 불경한 것을 발견한 기분에 휩싸였다. 줄거리는 간단했다. 주인공 '나'는 친구 b와 함께 깡패와 사귀며 본드를 불고 죽은 깡패의 몸에 불을 지른다.

  이어서 읽게 된 장편 소설 <미나>, 단편집 <영이>에 담긴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었다. 좋아하는 친구를 살해하게 되는 여고생, 아빠를 개가 될 때까지 패는 엄마, 식당에 가서 여자를 칼로 찌르고 집에 돌아가 엄마와 아빠를 때리는 회사원. 어느 하나 정상적인 이야기가 없었다. 폭력과 욕설이 난무했다. 단순히 엽기적이고 갈 곳 잃은 분노가 가득 찬 공격적인 묘사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김사과 작가의 유일한 미덕이라고 지레짐작하기 쉬울 만큼 그녀의 소설은 피투성이였다.

<나와 b>가 수록된, 김사과 작가의 첫 번째 단편집 <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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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쁜 쪽으로

  2010년 발표된 첫 단편집 <영이> 이후로 7년의 시간이 흘러, 김사과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 <더 나쁜 쪽으로>가 출간되었다. 1부와 2부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발표된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고, 3부는 미발표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더 나쁜 쪽으로 내려가게 될 것만 같은, 감각적이고 인상적인 표지

  본 작품은 광기와 폭력이 들끓던 전작에 비해 외견상 차분해 보인다. 극단적인 묘사가 줄어든 대신 그 자리를 냉소, 꿈결과 같은 모호함이 안개처럼 채우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소설집이 온순하거나 만만하다는 말은 아니다.

  <더 나쁜 쪽으로>는 여전히 쉽게 읽히는 소설집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난해해졌다. 차라리 잔인하고 공격적인 묘사들은 눈살을 찌푸리면서라도 독해 자체는 쉬울 텐데, 한층 모호하고 분열된 서사, 꿈과 현실이 녹아드는 듯한, 혹은 서사 없는 서사의 흐름 속에 분열적이고 자폐적인 텍스트가 나열된 작품들, 심지어 다양한 언어가 오가는 실험적인 글들을 읽다 보면 명확한 줄거리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 되어 버린다.

  김사과의 이번 작품집, 특히 1부와 3부의 글들은 그런 의미에서 음악에 가깝다. 서사가 희미한 대신 순간의 감정과 이미지가 선명하다. 그 밀도가 음악의 리듬처럼 변하고 클라이맥스와 추락이 있다. 파편화된 이미지와 메시지들은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서사에 얽매이지 않고 감각적인 리듬으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좋은 음악이 깊은 감정과 인상을 남기듯이, <더 나쁜 쪽으로> 역시 읽고 난 뒤에 어떤 이미지와 주제 의식이 머릿속에서 불길한 멜로디처럼 반복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작 장편 소설 <천국에서>에서 정점에 달했던 문제의식을, 외적인 표현 방식과 내적인 주제 의식 모두에 걸쳐 마치 깔맞춤 한 듯 전방위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 나쁜 쪽으로>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 김사과는 본 작품을 통해 현시대의 세련된 문제적 '천국', 그 안에서 필연적으로 개인이 느끼게 되는 불안과 분노, 외로움을 집요하게 포착해내고, 이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한다. 그녀의 소설 속에서 욕망과 자포자기 혹은 '망함'의 정서는 혼란스럽게 뒤섞인 채로 꿈틀거린다.

  그렇다면 그 문제 의식의 실체는 대체 무엇인가? 쉽고 재미있는 소설도 많은데, 왜 고통스럽기까지 한 노력을 들여가며 난해한 작가의 작품을 읽어야 하는 걸까? 음악 같은 소설이라면 차라리 음악을 들을 것이지, 서사가 희미한 소설 따위를 쓰거나 읽는 것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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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를 읽는 이유

  김사과는 '나를 마조히스트로 만드는 소설가'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미셸 우엘벡의 장편 <지도와 영토>를 다루며, "지금 시대의 퇴폐와 쇠멸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담아내는 흔치 않은 작가이기 때문"에 우엘벡을 읽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꽤 피곤한, 종종 역겨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모조리, 반복해서" 읽는다.

  내가 난해하고 불편한 김사과 작가의 글을 읽는 이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김사과 작가에 의하면 우엘벡은 "소설 쓰기를 통한 지도 그리기"하고 있는 셈이며, 이로써 세상을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다. 우엘벡의 작품 <지도와 영토>에는 "지도가 영토보다 흥미롭다."라는 구절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김사과 작가의 '지도'에 대한 생각은 이번에 발표된 단편집 <더 나쁜 쪽으로>에서 간접적으로 확장된다.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3개 국어가 정신없이 교차하는 단편 <지도와 인간>의 제목은 <지도와 영토>의 오마쥬로 보인다. 소설에서 엄마는 딸에게 말한다. 완벽한 지도가 있고 그 위에 사람들이 있으며 딸 역시 거기에 있다고. 하지만 딸은 그것이 거짓말이고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도가 필요했다 그녀는 인간들이 필요했다 그녀는 나를 가졌다
그녀는 지도를 가졌다 그녀는 인간들을 가졌다
그녀는 충분히 가졌다 아니 그녀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도가 될 것이다 그녀는 인간이 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지도와 인간> 중)

  자신이 그려놓은 지도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엄마. 그리고 "또 다른 개소리도 많이 들려주었다. 모르는 사람을 믿지 마라, 어른을 공경해라…… 그것을 신줏단지처럼 모시며 살아왔다."고 붕괴된 믿음을 이야기하는 딸.

  흥미롭게도 김사과는, <지도와 인간>에서 '지도'로 상징되는 한 개인의 바람 혹은 환상이 개소리에 불과하다는 태도를 취하는 화자를 등장시켰지만, 소설집 전체적으로는 우엘벡의 글쓰기에 담겨 있는 방식과 유사한 시도를 했으며, "시대의 퇴폐와 쇠멸의 리얼리티"를 담은 '지도'를 그림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소설을 쓰는 행위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지도 그리기에 다름 아니며, 그러나 그렇다고 지도가 영토보다 흥미롭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는 심미적인 지도를 그리기 위해 영토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영토를 제대로 바라보고 그 위에 나 자신을 위치하기 위해 지도가 필요하다. 김사과는 본 단편집 <더 나쁜 쪽으로>와 작품 외적인 글 모두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그녀가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하고 싶었던 그 영토는 무엇일까?

3
욕망, 그리고 천국

  난 말이야. 저렇게 관념적인 물질을 본 적이 없어. 저건 욕망이란 관념 그 자체야. 갖고 싶다, 갖고 싶은 마음 그것 자체. 그렇잖아? 그게 아님 저게 뭐겠어? 그게 아니면 저 괴상한 물건이 도대체 뭐겠냐고. 날 갖고 싶지? 날 사고 싶지? 이런 데서 살고 싶지? 그렇게 외치고 있잖아. 이건 내 귀에만 들리는 거야? 나는 저게 갖고 싶으니까? 근데 너는 그렇지 않으니까?
(…)
  물론 너는 저게 싫어. 전혀 원하지 않아. 하지만 이미 너도 우리들 중의 하나야. 그건 너나 내가 정하는 게 아냐. 그냥 이렇게 되어버린 거야. 니가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해도 소용없어. 세상은 이따위로 생겨먹었어. 세상은 너 혼자 아름답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아. 그렇게 되면 자기들이 무너져내리고 마니까. 그러니까 막으려고 들거야. 무슨 짓을 해서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가 저것들을 사랑하게 만들려고 할거야.
(…)
 너는 절대로 지면 안 돼.
(<풀이 눕는다> 중)


김사과의 소설 중 가장 낭만적인, 풀이 눕는다. 8년 만에 새로 개정판(우측)도 나왔다. 


  과시적이지 않은 과시, 낡지 않은 낡음, 오만하지 않은 오만함, 오직 타인의 질투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나를 봐, 갖고 싶잖아? 속삭이는 듯한 그들을 나는 외면하지 못한다.
(<더 나쁜 쪽으로> 중)

  <풀이 눕는다>에서 위와 같은 장황 하지만 순수한 외침과, "사랑 안에서 굶어 죽겠다"는 낭만적인 선언 및 행동을 통해 물질과 자본주의에 저항하던 화자는 <더 나쁜 쪽으로>에서 더 이상 그것을 "외면하지 못한다". 이러한 화자의 태도 변화는, 지난 세기의 '악'이 식민지 지배나 군부 독재, 강남으로 대표되는 천민자본주의와 같은 알기 쉬운 형태를 보였던 반면 21세기에서는 보다 교묘해진 형태로 우리 사회에 녹아들어 있는 상황과 맞물리며 작가의 문제의식이 보다 섬세해졌음을 짐작하게 해 준다. 

  과거, 비교적 명확하고 적은 수의 '적'이 존재하던 시절에 대해 김사과는 이렇게 묘사한다.

  아직 우리의 조국이 충분히 촌스러웠을 때, 아직 지드래곤이 힙스터 삘 양년들이랑 뉴욕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지 못했을 때, 우리의 적은 오직 코엑스, 타워팰리스, 대치동, (진부하게) 강남, 어, 그때, 병신같이 폼을 잡고 선 우리를 누구도 섣불리 비웃지 못했을 때, 그때, 아직 우리가 거기 없었을 때,
(<세계의 개> 중)

  좀 더 단단하고 확실한 윤리와 정의가 존재하던 그 시절, 우리는 우리의 욕망을 경계하고 우리 자신을 통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윤리와 정의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개인화된 지금, 우리는 좀 더 안심하고 유혹에 빠져든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놓고 누군가를 해치지 않으며, 좋은 것이니까. 우리는 세련된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을 방문하여 맛있는 것을 먹고 풍족한 경험을 하며, 거대 기업의 편리한 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누린다. 그 누구도 직접 다치게 하는 일 없이. 그렇다면 우리가 그 욕망을 거부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따라서 욕망을 가진 우리들은 더 이상 모호한 적을 구분하지 못하며, "아무 조건 없이, 원한 없이 우리는 투항한다" (<세계의 개> 중)

  자본주의 질서에 투항한 우리들은,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아프리카 TV, 아이돌, 아이폰 따위로 보다 쉽게 만족하고, 주저앉는다. 그것들은 마침내 우리를 안전한 천국으로 이끌어 준다.

4
파편화된, 증오를 낳는 천국

  여기 되게 좋아. 무서워할 게 하나도 없거든. 모든 게 쉬워. 창밖 풍경은 평화로워. 나무로 만든 탁자가, 그 탁자 위로 비치는 햇살이 예뻐. 벽에 걸린 스피커에서는 근사한 노래가 나와. 커다란 개가 난로 옆에서 졸고 있어. 너무 평화로워. 모든 나쁜 것은, 해로운 것은 죄다 아주 멀리 있고, 좋은 것들만 나와 함께해. 아니, 그런 기분이 들어. 어, 여긴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족관이야. 근데 나 더이상 여기 못 있겠어. 못 견디겠어. 나 망했나봐. 이 안에서 나 더이상 즐겁지가 않아.

  여기는 천국이고 나는 울고 있어.

  근데 써머, 여기가 진짜 천국이야? 써머 넌 그렇게 생각해? 정말? 진짜? 어떻게 여기가 천국이야? 내가 진짜 원하는 단 한가지가 빠졌는데? 아아, 나 이제 진짜 알겠어. 여기가 왜 이렇게 좋은지. 그건 제일 중요한 한가지가 빠져 있으니까. 내가 원하는 거, 내가 진짜 원하는 거, 그게 없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평화로운 거야. 이 평화는 내가 원하는 그 딱 한가지를 버리고 얻은 거야. 그러니까, 여기는 천국이 아니야. 여기는 지옥이야. 여기는 지옥이야, 써머. 근데 문제가 뭔지 알아? 도대체 뭐가 빠져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거야. 완벽한데, 여기는 너무나도 완벽한데...... 어떻게 뭐가 빠져 있을 수가 있지? 난 진짜 모르겠어. 근데 그 뭔가가, 그 빠진 뭔가가 밖에는 있을까? 확실해? 그게 뭔데? 나가면 보여? 손에 넣을 수가 있는 거야? 모르겠어. 난 정말이지...... 뭐가, 대체 여기에 없는 건지, 밖에는 대체 뭐가 있는지......

(<천국에서> 중)


  김사과는 전작 <천국에서>를 통해, 유래 없이 풍족한 물질의 소유가 가능해진 현시대의 우리가 맞이한, 물고기들이 안전하고 단조롭게 살고 있는 수족관에 비견할만한  '21세기형 천국'의 비극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녀는 이런 천국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관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표백되고 파편화된 '개인주의자들을 위한 천국' 혹은 '이불속의 천국'.

  둘째, 유명 연예인 혹은 부러움을 살만한 타인의 천국, 즉 욕망과 시샘, 증오 심지어 혐오를 자아내기까지 하는 '비교 대상으로서의 천국'.

4-1

  첫 번째 '개인주의자들을 위한 천국'에 대해, 김사과는 소설과 에세이에서 각각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다시 눈을 뜨면 지금 여기 천국 안에서 우리는, 우리들만의, 눈과 귀가 먼 우리들만의 천국 안에서, 바깥의 지옥을 잊는다. 좀더 완벽하게 잊기 위해, 우리는 인도로 떠날 수 있다. 이비사 섬으로 향할 수도 있다. 물론 결국 아무데도 도착하지 못할 테지만.
(…)
  춤 속에서 우리는 거리를 유지한다. 껴안지 않는다. 각자의 춤에 몰두한다. 그렇게 우리들은 개인주의자들을 위한 천국으로 간다.
(<더 나쁜 쪽으로> 중)

  어쩌면 천국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공짜로 많은 것을 얻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정보를 얻고 소식을 즐기고, 그 결과 그들은 돈을 번다. 그들은 그렇게 번 돈으로 우리의 인터넷 아파트를 계속해서 새것으로 유지하고 보수하고 이따금은 더 멋진 집으로 이사시켜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 안에서 계속해서, 기분 좋게 살아가면 되는 걸까? 그런데 왜 자꾸만 우리가 이상한 우산 속 세상에 살게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
  결과적으로 우리들은 몹시 바빠졌다. 너무 쉽기 때문이다. 손쉽게 '라이크'를 누르고, 손쉽게 전송하고, 손쉽게 리트윗한다. 더 자주, 더 많이 보고, 더 빨리 결정하고, 더 쉽게 욱하게 된다. 저 드라마는 지루하니까 쓰레기통에 버리고, 이놈은 나쁜 놈이니까 언팔, 자 여기 이달의 신상이 있다. 어서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더 많은 것을 봐야 하고 그러니까 더 빨라져야 한다.
(<문학3 2017년 1호> '우산 속 세계' 중)

  인터넷을 통해 쉽게 연결되고 쉽게 처리하고 쉽게 욱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느새 더 쉽고 안전하게 고립된다. 사회학자 엄기호 역시 소셜 미디어가 주는 즉시성의 환상은, 사실상 연속성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수백 명의 삶의 일부가 파편화된 채 뒤섞여 나열된다. 심지어 그마저도 우리의 취향을 고려한 알고리즘에 의해 필터링되어, 미디어 버블에 갇힌 채로.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입맛에 맞고 안전한 이불속 천국에 도래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삶이 파편화되고, 더 즉시적이 되며, '동물화'하는 것을 누구도 막지 않는다. 아니 인식조차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마치 점점 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 혹은 꽃신에 익숙해져 맨발로 걸을 수 없게 된 원숭이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더 나쁜 쪽으로>의 서사와 표현 방식은, 그렇게 파편화된 우리의 서사를 쏙 빼닮았다. 단편적으로 흘러가는 우리의 감정과 인상, 단순한 욕망, 정신보다 물질과 육체에 집중하는 지금 이 시대를 표현하는 충격 요법으로, 일종의 미러링을 구사한 셈이다. 김사과의 1부, 3부 작품을 보면서 혼란스럽고 산만하며 역겹기도 하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느끼는 것은 따라서 자연스럽다. 김사과는 지금 우리 삶의 양태 역시 그러한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거울에 비추어진 그 모습을 다만 사실적으로 묘사하듯이, 같은 방식으로 작품을 그려낸 것뿐이다.

  그런 천국에서 우리가 결국 마주치게 되는 피할 수 없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새하얗게 표백된 인공 천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미 사람들은 단절되었고,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 관심이 없다."

  텅 빈 맥도날드에 앉아 빅맥을 먹는데 정말이지 외로웠다.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거리에, 내 옆에, 벽 안에, 벽 너머에......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 누구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카레가 있는 식탁> 중)


4-2

  두 번째로 '비교 대상으로서의 천국'이 있다. 첫 번째 천국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초연결 사회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즉각적으로 많은 것들을 쉽게 얻고 만족하는 듯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로 인해 더 불행해지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엿본 유명 연예인 혹은 주위 사람들의 화려한 삶은, 순간 자신도 저 천국에 속해 있는듯한 착각에 기쁨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영원히 그곳에 도달하지 못할 자신의 현실을 깨닫는 순간 그 감정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만다. 그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 결핍에 대한 저주와 부풀어 오르는 욕망 -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최소한 사진 만이라도 비슷하게 - 과 같은 왜곡된 감정이 자라나기도 한다. 도달할 수 없는 천국을 엿본 사람이 느끼게 되는 그런 감정에 대해 김사과는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하지만 언제나 그리워 했던 듯한, 누군가는 오직 그 풍경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도 있을 법한 그런 풍경이었다. 이런 곳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민정남은 덜컥 겁이 났다. 뭔가 봐서는 안 될 것을 엿본 기분이었다. 하지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민정남은 눈물을 흘렸다. "여기가 당신이 사는 곳이란 말이야?"

  대답은 없었다. 민정남은 홀로 그 신비한 홀로그램 정원에 남겨졌다. 그는 울고 또 울었다. 그는 자신이 죽는 날까지 이 환상에 사로잡혀 있을 것임을 알았다. 현실을 역겨워하며, 죽음을 저주하며. 하지만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 끔찍한 증오 속에서, 무력감 속에서. 천천히 썩어갈 것임을 직감했다. 영원한 그리움 속에서.
(<이천칠십X년 부르주아 6대> 중)

  SNS나 여행을 통해 천국을 잠시 혹은 종종 맛보게 된 사람들이 그 천국에 자신이 영원히 속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을 때, 충족될 수 없는 욕망에 대한 갈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타인에 대한 비교가 지옥을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타인의 천국 - 비록 그것이 '인공 천국'일지라도 - 에 접근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우리는 그 비극을 거부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정확히 그런 방향으로 우리의 천국은 조성되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갈 예정이다. 비교할 천국이 눈 앞에 즐비한 상황, 천국을 인지하게 되어 그곳에 도달하고픈 욕망이 생겨나는 경우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쉬운 행동은 두 가지다. 돈이 있다면 그 천국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돈을 탕진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곳에 절대 도달할 수는 없다는 불가능의 정서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수동적인 공격성과 무기력에 압도당한다.

  2부에 수록되어 있는 <카레가 있는 식탁>은 현 사회에 만연한 혐오가 이런 비정상적인 '천국'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가난한 고시원 생활을 하는 '나'는 스스로를 인간 혐오자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아주 역겨울 때, 혹은 따뜻할 때, 자신의 마음이 풀어지려는 상황이 오면 '나'는 혐오 기제를 이용하여 스스로를 통제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정신 승리에 불과하다. 작중에서 '나'는 버블티 여자에 대한 호감을 혐오 기제로 통제하는데, 이는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천국'(그녀와의 연애)을 상상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결국 타인(그녀의 남자 친구)의 세계를 잠시 엿보는 것에 불과하고, 자신이 속할 수 없는 세계 임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버블티 여자를 혐오하고 그녀를 스토킹 하거나 이불속에 파묻혀 있는 것 이외에 의미 있는 행동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비틀린 천국 안에서 과잉된 소외감과 박탈감을 키워나간 개인들은, 물질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해하려는 이 강렬한 욕망을 막을 길이 없다." (<자음과 모음> 2015년 겨울호, '카레가 있는 식탁' 중)

  부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돌리지 않고 안으로 삭힌다 하더라도, 김사과 작가에게 현실은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이 경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라나기 쉬운 허무주의, 노력해도 안될 것이라는 좌절감 혹은 절망감으로 인해 제자리에 주저앉아 버리기 쉬운 연약한 상태가 되어 버린다. 

아마 우리는 실패할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필요로 하며, 결국 아무데도 닿지 못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중)

나는 아무것도 넘어서지 못했고, 결국 아무데도 닿지 못했다. 지도를 버렸지만 여전히 지도 안에 들어 있었다.
(<더 나쁜 쪽으로> 중)

  김사과는 이렇듯 번지르르한 '천국'에 속해 있는 개개인의 마음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지옥'을 포착해 면밀히 묘사하고 있다.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는 천국, 그리고 그 욕망을 계속해서 충족시키지 못할때 자라나는 분노 혹은 만성적인 좌절감. 우리가 이 천국에 만족하는 순간, 이 악순환의 고리는 더 견고해지고 말 것이다.


5
천국에서, 더 나쁜 쪽으로

  그래서 김사과 작가는 <더 나쁜 쪽으로>를 통해 지금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더 나아갈 생각일까.

  <더 나쁜 쪽으로>는, 매너리즘에 빠지고 싶지 않은 그녀의 전방위적인 시도와 실험, 성공, 그리고 실패가 고스란히 담긴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영토'를 담은 '지도'를 그리고, 또한 버리고자 하는 상충하는 욕망을 끌어안은 채, 일관된 목소리를 다양한 결의 글들이 모인 작품집의 형태로 구체화하는 쉽지 않은 작업을 해 냈다. 표백된 천국 안에서, 물질과 편리함에 휩싸여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마는 우리들의 욕망과 절망, 그리고 외로움에 대해 이토록 집요하고 세밀하게 묘사해온 작가를 나는 김사과 이외에 알지 못한다.

  1, 3부에 수록된 실험적인 작품들은 글의 형태와 외적인 묘사 자체에 메시지를 녹여 넣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으며, 미학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낳았다. 일종의 미러링의 부작용으로써 난해함과 거부감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아쉽지만 흡인력 있고 정제된 스토리텔링과 주제 의식이 돋보인 2부의 작품들을 통해, 추후 타협을 거부하면서도 대중적인 설득력이 가미된 글이 탄생할 가능성에 기대를 하게 된다.

  "앙팡 스키조"라 불리며 주목받던, 문단의 발칙한 이단아 김사과가 "배가 나온 지방 유지 행세를 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오랜 시간 치열한 사유와 실험을 이어온 결과가 이 작고 예쁜 이백 페이지 가량의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서 여전히 더 나아가려는 태도가 엿보이는 그녀가 선택한 표제작의 제목은 의미심장하게도, <더 나쁜 쪽으로>.

  더 나쁜 쪽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은, 더 안 좋아질 여지가 남아있는 현재가 그나마 좋은 상황인 셈이니 여기에 만족해라는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보기 어렵다. 다른 누구도 아닌 김사과 작가가 붙인 제목이라면 더욱이. 열심히 하면 잘 될 거라는 식의 긍정주의 혹은 낙관주의에 대해 김사과는 그렇지 않다고, 이대로라면 우리는 우리의 본성에 의해 자연스레 더 나쁜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헬조선'이라는 이름의 '천국'안에서, 김사과는 매번 더 나쁜 쪽으로 우리보다 한 걸음 더 앞서 나아갈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동물화 하는' 우리를 스스로 발견하고 구원할 수 있도록. 그런 그녀의 무겁고 고통스러운 여정은 아마도 좀처럼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나는 그 긴 궤적을 언제까지나 좇아갈 생각이다. 희망도 절망도 없는 그녀의 종국을 향한 발자취를, 기꺼이 지지하며 응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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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CE, OPPORTUNITY, OCCASION

KY O.N.O 2017.09.05 19:52 Posted by bslife

여러분은 Chance, Opportunity, Occasion의 차이점을 알고 계시나요?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 세 단어는 한국어로 하면 기회, 경우 정도의 의미인데요, 삶과 비즈니스와 결부되어 이야기한다면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이 포스팅은 4월경 제 인생에 있어서 단 한명의 친구만을 생각할때 가장 빨리 떠오르는 친구가 하세스트의 이메일을 보고 직접 준 이메일을 배경으로 작성되어졌습니다.

Quora에서 Chance, Opportunity, Occasion에 대한 정의를 설명한 유져

한국의 지식인과 같은 사이트인 미국의 Quora.com에서 나온 세가지 기회에 대한 단어의 정의입니다.

Occasion은 어떤 특정한 기회이고, Chance는 어떤 일어날 지 모르는 경우이며, Opportunity는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기회.

제 친구 M이 직접 예시를 든 이 세 가지 단어의 정의는 이와 같았습니다.

Chance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챤스. 이것이 우리와 동일한 뜻을 가진 우연한 기회. 우연한 기회에 D형이 야구를 시작한 것 처럼.

Opportunity : 우연한 것이 아닌, 노력에 의한 기회. 야구를 시작한 D형이 너무나 열심히 한 나머지, 선배가 아파 주전 자리가 비었을 때, 열심히 노력한 걸 안 감독이 D형에게 주는 노력의 대가.

Occasion : 이건 때(순간)의 느낌이 강한 기회인데, 위에 것을 연결해서 설명하기 힘들고, 축구 경기에 나가 패스를 받아 다이렉트로 차야하는 그 순간의 기회.

친구 M이 예시로 든 내용과 영어의 의미가 어느정도 늬앙스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제가 느꼈던 그 세 단어의 느낌이 90% 이상의 싱크로율을 가지고 있었고, 최근 두 패션 브랜드와의 미팅을 하면서 이 세 단어가 다시 생각나게 되었습니다.

뮤직 비즈니스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이 현재의 많은 패션 브랜드와 함께 일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비슷하다고 생각되어지는 부분들이 참 많다는 것을 느끼는데요, 하룻밤의 성공은 결코 하루만에 성공이 이뤄질 수 있는게 아닌, 오랜 시간 동안 실패 를 통해 기회를 옵니다. Columbia Business School의 Rita McGrath는 HBR에 Failure by Design 이라는 기사를 기고하면서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마스터 플랜, 실패 그리고 발전 그런 후 혁신이라는 것이 이뤄질 수 있다고 하였고, 우리는 이미 Beatles가 성공하기 전 10,000시간의 법칙 또한 알고 있습니다.

힙합, 락 음악등 음악 씬에서는 소위 한방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패션 역시 앞을 알 수 없는 결과물에 대한 시간 및 금전적인 투자를 합니다.

스마트한 실패를 강조한 Rita Mcgrath 교수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 하루라도 그 목표를 향해 “조금이라도 움직여야한다는 것”인데요. 제 친구 M이 이렇게 설명합니다.

한국에서의 기회라는 단어는 한 단어로 쓰여진다. 우연히 다가오는 기회,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인생을 살면서 세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지.그말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두번 정도는 지나갔다고들 해. 안타깝지. 그러니 미국에서는 두가지 이상의 단어로 기회를 설명해.

하지만, 그건 느끼겠드라. 넌 우연히 찾아 온 Chance 로 기회를 잡은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과 수고로 인해, 어떤 누구보다 빠른 기회, 누구나 얻을 수 없는 기회, Opportunity 를 얻은 것이라 생각해. 그리고 조만간 한방 Occasion 날리겠지. 그 동안 고생 많았고, 여기서도 조금 더 고생하자. 너도 나도.

지금 생활에 만족은 하며 살지만, 안주하지 않는 삶을 살길 바라며. 행복해라. 가족들과. 함께.

친구여서 좋은 말을 해줘서 감사하였지만, 제게 교훈을 준 것은 만화 미생에서도 나오는 “술먹고 있으면 기회가 와도 얻을 수 없는 것”과 같이 “꾸준한 노력을 통해 준비하면 Chance라는 우연한 기회가 아닌 Opportunity를 잡고 Occasion에서의 결정력”으로 더 큰 내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하세스트로 연락을 주시고 미팅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가장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창조적인 마인드로만 또는 제품의 퀄리티로만 회사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다른 부분을 신경을 안쓰시는 것을 많이 보게되는데요, 크게 봤을때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Instagram의 어카운트에서 하루 하루 포스팅과 Follower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의 잘못된 정보, Lead generations등 이런 일들에 있어서 하루 또는 일주일간 꾸준히 한다면 찾아오는 기회는 Chance가 아니라 Opportunity가 될 것이며 그 Opportunity를 살릴 수 있다면 결정력있는 Occasion 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가 있는 필드는 지식 비즈니스이고 정보화 사회에서는 오픈된 소스도 많고 왠만한 것은 구글, 네이버에서 다 얻을 수 있는 정보들입니다. 결국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새로운 것들을 흡수하고 소화할 수 없다면 도태되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끔은 무엇부터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가 쉽지 않을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스스로 내린 결론은 준비로 무장화입니다.

START TODAY입니다. 내일은 늦습니다. 오늘 시작한다면 OPPORTUNITY는 더 빨리 찾아 올 수 있고, Overnight Success와 같은 Occasion의 기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년 지기 친구 M에게 멋진 교훈에 대해 감사하며.

 

오리지날 포스트 : http://www.harsest.com/blog/harsest-blog-chance-opportunity-occa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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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의 재이주 그리고 한달 후

KY O.N.O 2017.05.25 08:41 Posted by bslife

한국 귀국 후 한달, 피부로 느낀 다섯 가지

2010년 11월 7일 오후 5시 스톡홀름 브로마 공항으로 입국하여 스웨덴 이민 생활을 시작, 2017년 4월 5일 인천공항으로 한국으로의 귀국. 길다면 긴 짧다면 짠 6년반의 스웨덴 생활은 어렸을 적 미국 생활했던 시기와 마찬가지로 정신적 및 육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한국 재이주 후 한 달 한국에서의 좋았던 점, 불편했던 점을 그 불편함과 익숙함이 자연스러움으로 바뀌기 전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주말에만 탈려고 샀던 스포츠카가 1년 3000킬로도 못타 팔아야 되었던 스웨덴과 비교하면 한국 입국하여 구매한 차가 현재 2500킬로를 달린 것을 생각하면“움직임”자체 또한 달라졌습니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필요조차 느낄 수 없을 법한 주위 주차장을 알려주는 앱등은 한국에서는 필수 앱으로 느껴집니다.


1. 엘레베이터부터 막히는 아침


아 이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가 복도식의 조금 된 구식의 아파트로 조그만 사이즈의 두 개의 엘레베이터는 아침 출근 시간 또는 저녁 시간대는 엘레베이터 기다리는 시간도 5분까지 걸릴 경우도 있는데요, 집에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동부간선이 다시 그 “막힘”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처음 몇일은 당연히 고전을 하였고, 나름 데이타를 분석하기 위해 최근 7일간의 출퇴근 시간도 Excel File로 차에 올라탄 시간에서 오피스에 도착한 시간도 기록을 하여보았지만 17킬로미터 남짓거리에 빠르게는 27분에서 교통체증이 심한 날에는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에서는 아직까지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쉽게 찾아져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5:30에 출근을 하나 6:30에 출근을 하나 줄일 수 있는 시간은 단 5분이라는 것에 출근 시간을 6시 30에는 집을 떠나는 게 거리위에서의 시간을 아끼고 밸런스있는 워크 라이프를 할 수 있다는 대답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오피스에서 역시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또다른 기다림은 새로 입주한 성수동 오피스에서도 일어나는데요, 점심 시간 식사를 위해 나가려고하면 엘레베이터 역시 3분 어쩔때는 7분 가까이도 기다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스웨덴에 들어가 첫 한 해 동안 휴가 시즌에 차 막히는 일이 있을때 저는 오히려 한국에서의 느꼈던 차막힘이 오히려 “안락함”으로 느꼈던 뭔가 그리운 것이었지만 막상 매일 매일 막힘과의 전쟁은 그렇게 기쁜일은 아니지만, 차로 이동시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 비즈니스 / 역사 팟캐스트, TED 강의등 – 과 습관화 / 공식화를 위해 다듬어 나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막힘이 심적으로는 더 “빨리 빨리”로 이끄는 좋지 않은 원동력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동시에 해봅니다.


2. 빠른 인터넷 환경 그리고 이메일 보단 전화

전세계 인터넷 스피드 Top 10

스웨덴의 인터넷 속도는 한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빠른 곳 중 하나이지만, 1등인 한국과는 여전히 넘사벽이네요. 똑같은 미국등과 같은 제 3국에 서버를 둔 화일을 다운 받을때 한국의 인터넷은 거침없이 몰아치는 일종의 감동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상상할 수 없는 지하철 및 공공 지역에서의 무료 인터넷 (물론, Norwegian Airline의 기내 무료 인터넷 서비스, SweBus에서의 버스내에서의 무료 서비스, 독일 베를린 공공 시설 부분에서의 잘 갖춰진 무료 인터넷 서비스등이 있지만 무료인 대신 쓸 수 없을 정도로의 말만 와이파이인 경우가 많죠)은 Youtube등을 돌리기에도 충분하고, Data를 사용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와이파이 천국인 서울은 정말 편합니다.


스웨덴 이민 초기에 한국에 비즈니스 방문하였을때는 Egg (Portable AP)가 있어야 마음 편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2017년 5월 서울은 훨씬 더 편한 환경이 구축되어져 있음을 피부로 느낌니다. 업무쪽으로는 인터넷의 스피드만큼 이메일의 속도가 빠를 것을 기대하였고, 메일로 거의 많은 업무가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의외로 전화나 직접 미팅이 아직도 많이 이뤄지고 있음에 놀랐습니다.


스웨덴에서 유럽 사람들과 일을 할때나 그리고 물론 거리적 시간차가 있지만 한국의 클라이언트분들 역시 전화통화보다는 모든 업무가 이메일로 이뤄졌던 것과 비교해보면 많이 차이가 나는 부분이었습니다. 낮시간에 강남쪽이나 홍대 부근등 클라이언트가 있는 곳으로 움직이면 왕복시간 최소한 1시간 30분, 한국적인 사고 방식 및 비즈니스와 거리에서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 이 두 가지 간격 사이를 줄일 수 있는 솔루션 – Google hangouts등- 을 활용하고 적용을 할 수 있을지 저로서도 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3. 문자 메세지 – 편리함과 짜증의 중간


이렇게 많은 문자 메세지를 단 시간에 받았던 적이 있나 싶습니다. 한국 카드를 사용하면 들어오는 자동으로 들어오는 메시지 (유럽 기준에서 보자면 보편적 서비스는 아닙니다.) 관공서에서 서류가 준비되었다는 메세지, 너무 잘되어 있는 택배 메세지 서비스와 아파트 경비실의 “맡겨주세요” 서비스 (스웨덴에서 살면서 정말 가장 답답했던 것이 바로 택배 서비스였는데요, Door to Door 서비스는 거의 없고, 편의점이나 수퍼마켓등 Pick up point로 배달을 하며, 그것을 수취인은 가서 직접 ID를 보여주고 픽업하여야 합니다.)


이런 많은 문자 메세지는 정말 한국은 편의성이 좋다는 생각을 다시끔 하게됩니다. 역시 스웨덴에서는 필요성 조차도 의문이 들 수 있는 “모두의 주차장”과 같은 앱으로 쉽지 않은 주차난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들어오는 많은 문자 메세지 중 30% 정도는 스팸이라는 점은 물론 성가시지만 모쪼록 많이 못느꼈던 많은 메세지에 아직까진 스팸의 짜증보다는 편리함이 좋게 느껴집니다.


4. 싸지만 결코 싸지 않다.


스웨덴은 EU 28개국에 들어가지만, Euro 사용국가가 아니고 스웨덴 화폐인 크로너를 쓰는데 스웨덴 회사 생활을 할때 당시만 해도 굉장히 쎈 화폐 가치를 자랑했기에, 아일랜드에 가면 모든 물건에 30% 세일 표시가 있다는 착각, 독일의 맥주값은 스웨덴 생수병 1개 값으로 두 잔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싸게 느껴질 정도로 부유한 국가의 화폐 파워를 느꼈고 당시 한국에 왔을때도 모든 것은 상대적으로 쌌다고 생각하였지만, 현재 2017년 한국 방문객이 아닌 한국 거주인으로 바라보는 시점에서는 한국은 결코 물가가 싼, 절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집니다.


절대적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스웨덴의 일반 가정에서 한달 외출을 하는 기회는 2-3번 정도가 되는데 서비스 분야가 우선적으로 스웨덴은 비싸기에 음식값도 당연 비싸 대부분의 경우 음식을 가정에서 해먹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집에서 해먹기 위해 식료품을 사고 남기고 결국 버리게 되는 사이클 고려시 외식을 하는게 싸다고 느낄 정도로 집에서 해먹을 재료값이 대부분 너무 비싸게 느껴집니다. 심지어 과일도 이렇게 비싼줄은 몰랐습니다. 또한 통신비(핸드폰비)는 스웨덴의 3배를 내고 있는데, 많은 기사에서 나오듯 한국의 통신비는 경제 선진국 보다 많이 비쌉니다. (한국이 전세계에서 일본,미국에 이은 가장 삐싼 통신비 국가) 그리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사회 복지국가에서는 필요없었던 보험과 경조사비는 한 달 수입에 또다른 일부분을 차지하고, 자동차 유지비, 집세등을 합치면 적게 쓰면 세이브할 수 있었던 스웨덴 생활과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5. 시간 활용 및 메니지먼트가 힘들다


스웨덴 생활하면서 가장 낯설고 조금 째째하게 보였던게, 친구와의 약속을 할때도 칼렌더를 꺼내드는 일이었는데, 지금 제가 그렇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스웨덴보다 약 1/5 사이즈로 작으며, 인구는 약 5배가 많습니다. 즉, 한국에서는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밀집도 (Density)가 25배가 높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만큼 스웨덴은 슬로우하고 한국은 빨리빨리가 될 수밖에 없는데 스웨덴의 큰 땅의 공간의 여유로움과 및 사회복지등의 사회 시스템 구축등으로인한 시간의 여유로움으로 실제로 약속을 잡지 않으면 사람을 만나기가 힘듭니다. 한국에서의 삶과 비교하자면, 아무리 친구들이 바쁘다고 하더라도 핸드폰을 열어 10명에 걸었을때 2-3명과의 약속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스웨덴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끈끈함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그만큼 시간 활용을 잘한다고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웨덴 삶에서 배워온 가장 큰 이로운 점 중 하나로 하세스트를 운영하며 많은 미팅등들을 하고 있지만 최소한 1주에서 한달 이후까지 미리 약속을 잡고 스터디 할 수 있는 시간과 매일 하루 하루 정해진 태스크를 처리해가며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로 인해 늦은 귀가를 하게 될 경우 다음날에 지장이 오고 그게 월요일이라면 도미노 현상과 같이 일주일 전체의 패턴을 망칠 수 있기에 최대한 만들어놓은 루틴을 따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 귀국 한 달, 오피스 런칭 2주차


거리에서의 시간의 허비, 많이 비싼 물가, 양면을 가진 SMS, 한국인의 정과 결부된 하지만 쉽지않은 시간 관리등 어두운 면도 있지만 빠른 인터넷 속도등 IT의 좋은 환경과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오피스 환경 그리고 스마트한 주변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어 능률적인 면에서는 한국에 갖고 있던 안좋았던 편입견도 많이 없어졌고, 하세스트의 클라이언트분들과 잠재 클라이언트분들과 직접 얼굴을 보면서 하나 하나씩 Thorough하게 일을 진행함에 있어스웨덴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운 하루 하루가 되고 있습니다.


구글에서 네이버로, 왓츠앱에서 카카오로등의 환경 변화 만큼이나 화면상 미팅으로부터 오프라인 미팅등 비즈니스적인 면에서도 전적으로 변화가 되고 있습니다. 더 멋진 비즈니스, 라이프를 영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참고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구글 또는 기재된 사이트입니다. 

오리지날 포스트 : http://www.harsest.com/blog/welcome-t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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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D-5, 한국을 떠난지 6년 6개월여만에 스웨덴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좋은 이유를 가지고 귀국을 자축하는 트랙입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기 보다는 계속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벌써부터 두렵고 걱정되긴 하지만 항상 그렇듯 몇개월이 지난 후 다시 또 적응된 제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그리고 친구 여러분, 다시 잘 부탁드립니다 !!!

Let's hit the road dear friend of mine
Wave goodbye to our thankless jobs
We'll drive for miles maybe never turn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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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aste of honey - Sukiyaki

Today's Track 2017.02.10 06:26 Posted by bslife

최근 많이 듣고 있는 70년대 80년대 소울 음악 중에서 A taste of honey라는 여성 듀오 뮤지션으로, 1971년 Janice–Marie Johnson과 Perry Kibble로 구성된 그룹으로 이 곡으로 빌보드 R&B #1 곡으로 이전 성공을 가져왔던 Boogie Oogie Oogie라는 곡 이후 메이져 힛을 기록했던 곡으로, 오리지날 곡은 일본의 전설 사카모토 큐의 곡으로 사카모토 큐는 이 "수키야키"라는 곡으로 1963년 빌보드 넘버1을 기록한 첫 아시아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있다.  (원곡 제목은 うえ を むいて あるこう, 우에오 무이떼 아로코) 일본의 혼이 흑인 감성에 젖어든 느낌으로 일본 개화기 캐취프라에이즈였던 화혼양재 정신의 미국발 리바이벌이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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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읽었던 책 5권에 대한 서평

CGy 2016.12.28 09:36 Posted by bslife



2016년이 훅 가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로 이사도 했고, 첫 직장에 다니게 되면서 많은 생활적인 변화가 있었고, 랩에서 실험하던 이공계 대학원생에서 책상에 앉아 정책을 다루는 직장인으로 바뀌게 되면서 새로운 분야에 적응해야 했다. 6년에 가까운 시간을 머물렀던 대학원에 적응되다 못해 지겨워질 쯤, 완전히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나의 잘하는 것 보다는 부족한 점만 실컷 발견하게 된 1년이었다.


이런 1년을 소회할 겸, 그리고 그 길고긴 출퇴근 시간동안 책을 좀 읽으리라 다짐했지만 생각보다 몇권 읽지 않은 자신을 반성할 겸... 올해 읽었던 책 중 생각나는 5권을 골라 짧은 서평을 남긴다. 읽은지 꽤 오래된 책들도 있어서 내용이 잘 생각이 안나는 게 대부분이지만, 더 생각이 안나기 전에 기록을 남긴다. 개인 취향 상 주로 사회과학에 관련된 책이 많고, 원래 좋아하지 않는 자기개발서도 하나 껴있다. : )





1. 기업가형 국가



마리아 마추카토는 과학기술정책학 교수로, 유럽과 EU에서 과학기술정책에 자문을 하였던 사람이다. 통상 연구 자금은 민간과 공공(정부)으로 나누는데, 우리나라는 민간(기업)의 연구자금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정부가 지금처럼 직접적으로 연구비를 대학이나 연구소에 대량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30년이 되지 않는다. 기업은 연구개발에 확실한 돈이 되는 목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핸드폰을 만들자." "항암제를 만들자." 뭐 이런. 공공 연구개발은 보통 그렇지 않은, 더 앞단의 기초과학에 가까운 연구에 들어가기도 한다. 생물학, 전자공학, 에너지 등 아직 상용화 시킬수는 없지만 장래에 활용될 수 있는 지식을 쌓아올리기 위해서 국가적인 투자가 들어가는 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공공 연구개발비가 흔히 '눈먼 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냥 교수들에게 '뿌려지는' 돈. 특히나 경제가 안좋아서 혁신적 기업의 드라이브에 대한 갈망이 높은 지금같은 시기에는 강도높은 비판이 들어간다. 이 책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등의 사례를 들어가며 그런 인식에 반박한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무에서 창조해낸 것 같지만, 그것은 과거 수십년간 정부 연구개발을 통해 DARPA 등에서 창출된 요소 기술들이 잘 조합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DARPA에서 어떤 요소기술을 만들때 절대 '이게 나중에 아이폰 만들때 필요하겠지' 하고 만들지 않았다. 공공 연구개발로 인해 잘 다져진 토양에서 혁신가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소리인 것 같다.


이건 책에 안나오는 내용이지만, 스페이스X 같은 대단한 기업도 엘론머스크 천재형이 알아서 하는 것 같지만, 위험할 때 도와준 것은 미국 정부다. 민간이 정부보다 유능한 것 같아도, 민간이 할 수 없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한국을 생각하면, 이런 질문이 계속 남는다. "우리 정부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나?" "그런 대단한 일을 하기 위해 충분히 유능한 사람을 활용하고 있나?"



2. 폭력의 해부



에이드리언 레인은 보통사람 기준에서 보면 사파에 해당하는 신경범죄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범죄 성향을 뇌의 생물학적 구조나 활성에 연관짓는, 거의 금기에 가까운 학문을 연구하는 분이다. 어디까지나 철저한 과학적 입증을 통해서. 이 책에서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방대하긴 한데, 그래도 너무 어렵지 않은 선에서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뇌에서 충동을 제어하는 부분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는 사람은 어려서부터 절도, 폭력 등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심지어 이런 성질은 유전까지 된다.


문제는 이 다음이다. 어떤 자는 3명의 여성을 강간 후 살해 했으나, 그 원인은 뇌의 장애 때문인 것으로 판명되었다면, 우리는 그 자를 감옥에 넣어 처벌하고 격리시켜야 하는가, 아니면 병원에서 치료해야 하는가? 술에 취해있었 던 것으로도 감형을 해주는 우리나라 법 기준이면 후자일 것이지만, 이미 장애가 있는 뇌를 치료하는 방법은 있는것인가?


영화 '셔터 아일랜드'에 보면 도저히 치료되지 않는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로보토미(lobotomy)라는 시술이 나온다. 눈 구멍과 안구 틈사이로 쇠꼬챙이를 밀어넣고 뇌의 전두엽을 휘저어 파괴하는, 시술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이제는 없어진 시술이다. 재수없으면 죽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멍해져서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식물이 된다고 한다. 책의 앞부분만 본다면 마치 로보토미가 시술되던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 부분에서 저자는 보다 온건한 환경주의자(범죄의 원인은 잘못된 성장과정 등 환경 때문이다)의 주장과 어느정도 타협할 수 있는, 상당히 합리적면서도 아주 미래적인 답을 제시한다. 마치 전염병을 관리하듯,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생물학적 인자를 파악하고, 관리하자는 것이다. 신경범죄학을 더 발전시켜서, 전국의 어린이가 범죄자의 뇌를 가지고 있는지 미리 검사하고, 있다면 미리 치료하자는 것. 난 그것이 가능하다면 완전 환영이다.



3. 맨박스



페미니즘은 이제 단순 여권신장이 아닌 더 올바르고 나은 세상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을 향한 폭력이 존재하고, 여성이라서 겪어야만 하는 피해와 불편함이 많아 보이는 세상이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단언은 못하겠다).


토니 포터는 보통 '여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논의에서 참신한 발상을 해내신 분이다. 남자가 바뀌어야 한다면, '남성'에 대해 고찰하고, 쓸데없는 굴레를 벗어 던지라는 말이다.


"남자면 ~~ 해야돼." "남자면 ~~ 하면 안돼." "남자니까 ~~ 해야돼." 말과 글을 깨친 다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주입되는 이 말들은, "여자면 ~~ 해야돼." "여자면 ~~ 하면 안돼." 만큼이나 스트레스가 될 법 하지만, "남자면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는 룰도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드러내지 못하고, 또한 그런 고정관념에 나를 맞추었을 때 여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같이 주입받기 때문에, 그렇게 체화된다.


그 고정관념, '맨 박스'를 깨면, 새롭게 요구되는 인간상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 주장은 참 공감이 되면서도, 미묘한 순환논리인 것 같기도 했다. 책 말미에 맨박스를 깨자는 캠페인을 위해 대학교에서 정말 '맨박스'라고 써있는 상자를 만들어서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는데... "맨박스를 깨야돼! 남자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돼!"라는 고정관념에... -_- 빠지게 하는 건 아닌지... 싶었다.



4. 축적의 시간



서울대 교수님들의 본격 현실 개탄. 우리나라 빨리 발전해왔는데 요새는 왜이러나? 빨리빨리 하느라 축적을 무시해서 그래! 요약 끝.


틀린 말씀 하나도 없다. 기술, 경영노하우, 마케팅, 뭐 하나 책에 써있는 대로 되는게 있는가? 그래서 경력이 무서운 것이고, 저력이 무서운 것이다. 아무리 신흥국들이 날고 기어도,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배리어를 못뚫는 이유가 그 저력 때문이다. 단순 지식의 축적 뿐만 아니라, 문화적 축적도 일어나는데 모두 알다시피 후자는 더 무섭다. 머리만 좋은게 아니라 멘탈까지 좋은 격이다.


읽은 지 오래되어서 자세한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ㅠ 메세지는 이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빠른 추격자'로서 외국의 지식을 가져다가 빨리 적용시키는 것은 우수했다. 그런데 여기서 '선도자'가 되려면 그동안 쌓인 지혜를 바탕으로 혁신이 일어나야 하는데, 과거의 방식에 익숙해서 지식을 쌓아 지혜로 성숙시키는 작업을 존중하지 않았고, 그 바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더 망하기 전에 이제라도 좀 만들자.


백번 맞는 말씀인데, 내가 워낙 삐딱서니라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런 세상을 만든게 교수님 같은 분들인데, 이제와서 남일처럼 지적하시는 거 아닌가? 아니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셨으면. 외국에는 이런거 한다더라~ 수준 말고 우리나라에서 실행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5. 슈퍼 제너럴리스트



깊은 지성을 느낄 수 없는 고학력자 중 한명으로서.... -_-;;;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하기는 참 요원한 일이지만 그래도 읽기를 잘했다 싶은 책. 무림고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현직 무림고수의 저서이다. 방대한 책일 줄 알았는데, 에세이처럼 짧고 얇은 책이다. 책 크기도 작다. 하루이틀이면 다 읽을 분량이지만, 실천하기엔 평생도 모자랄 양인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지성'은 유식해 보이거나 박학다식하고 그런 '지식'의 층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대화 몇마디만 하면 느껴지는 프로의 아우라 같은 그런걸 말하는 것이다. 사회에 갓 나온 고학력자가 가지고 있을 리 만무한... 하지만 10년 이상 커리어를 쌓았는 데도 그것이 안느껴진다면 문제가 있긴 하겠지.


보통 제너럴리스트 하면 수평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알고 그걸 통합할 수 있는 사람. 슈퍼제너럴리스트 하면 요새 얘기하는 자기 분야 하나 정도에서는 전문성도 가지고 있는 T자 인재 쯤 될 것이다. 그러나 저자 다사카 히로시 교수가 말하는 슈퍼제너럴리스트는 이런 차원을 뛰어 넘는 정말 슈퍼맨이다.


수직적 통합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총 7가지 요소가 있다. 사상, 비전, 뜻, 전략, 전술, 기술, 인간력. 인간력은 좀 일본적인 표현인데, 상사, 부하직원,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생각하거나 배려할 수 있는 공감능력(?) 비슷한 개념인 것 같다. 모름지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듯, 그런 인간성을 바탕으로, 기술, 전술, 전략 점점 더 큰 개념으로 올라가 이념에 해당하는 사상 까지, 매사에 있어 바닥부터 하늘을 꿰뚫을 수 있으면 슈퍼제너럴리스트다. 아주 진짜 리더지. 대통령 시켜도 된다.


거기에 추가로 일종의 다중 인격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신분열증이 아니라, 직장에서의 나와 집에서의 내가 다른 사람이듯, 업무에 있어 나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단, 상생을 위한 인간력은 잃지 않으면서.


저자께서는 자기가 슈퍼제러럴리스트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고자 하는 사람이지. 다만 환경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공헌해온 사람으로서, 20세기에 인간이 만들어낸 답안나오는 문제들로 인해 세계가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으려면, 슈퍼제너럴리스트가 많이 필요하고, 슈퍼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위해 여러가지 훈련을 하고 '답 안나오는 물음'을 지치지 않고 계속 고민할 수 있는 정신력을 키우자는 말이다. 그 말인 즉슨, 이제 똑똑한 사람은 차고 넘치니, 그 다음 차원의 인간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아 그리고 자세한 훈련법 같은건 저자의 다른 저서에 자세히 써있다고 한다. ㅋㅋㅋㅋ





올해는 내가 겸손한 척 했어도 가방끈 길다고 얼마나 잘난척 하고 있었는지 많이 깨달은 해였다. 그리고 어디를 봐도 이제 공부는 평생의 과업이 되어버린 듯 하다.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는게 낫겠다 싶기도 하다. 저 책들처럼 자기 주도적으로, 과학적 사고 버리지 말고, 고정관념을 버리고, 축적해 나가면서, 통합시켜나가면 되는걸까.


어쨌든, 역시. B$L 독자 여러분 정유년 새해에는 부자되세요! ;-)




By C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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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 - Legend

Today's Track 2016.12.20 21:48 Posted by bslife


일본을 대표하는 포스트락 밴드 MONO의 For my parents 앨범의 수록곡 Legend입니다.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를 돌던 MONO가 2012년에 발매했던 6집 For my parents는 부모님께 바치는 음반이었습니다. 깊이 있고, 때로는 어둡고, 무서운 긴장감이 느껴지는 곡도 있었지만 본작의 곡들은 앨범명답게 마치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의 곡들입니다. 


이 앨범에 대해 "이번 앨범은 인종과 세대를 넘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 안에는 8년 만에 귀경하여 처음으로 부모님과 포옹했던 내 자신의 경험도 있었다. 전 세계를 여행한 이후 솔직해질 수 있었던 내 자신이 좋았고, 또 동시에 음악을 통해 부모님께 보은을 할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일본인의 경우 부모님께 직접적으로 감사의 표시를 전한다는 것은 좀처럼 할 수 없는 일이다-더군다나 포옹은-. 이 앨범이 직접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대신 전해줄 것이다. 언젠가는 전하고 싶은 기분, 말로써 전해지지 않았던 부모님에 대한 생각들을, 아직 늦지 않은 지금 이 곡들을 통해 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많이 표현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부모님이 상처나 짐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모두 자녀에게 따뜻한 부모님이 되었으면 합니다. 


약 한 달 후인 2017년 1월 21일에 플랫폼창동61에서 MONO와 잠비나이의 공연이 있습니다. 보기 드문 두 밴드의 공연인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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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wbox - Savory

Today's Track 2016.12.14 11:39 Posted by bslife


This is 90's.


Jawbox는 이 곡을 제외하면 크게 히트한 싱글이 없는 그저그런 90년대 얼터너티브 락 밴드로 기록되어 있지만(필자도 자세히는 잘 모르는 밴드이다), Savory 이곡만큼은 90년대의 금 같은 노래다. Fugazi, Rival Schools와 같은 포스트-하드코어/펑크와 궤를 같이 하며, 후대 밴드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 밴드 중 하나. Soundgarden 의 Black Hole Sun 뮤직비디오를 생각나게 하는 저 컬러풀하면서 강박적인 영상, 지글거리는 아날로그 화면까지 90년대의 정수이다.


이 곡은 Deftones도 커버해서 B-Sides & Rarities 앨범에 수록했을 정도이며, Chino Moreno의 프로젝트 밴드 Crosses(†††)의 기타리스트들의 본 밴드인 Far 과 함께 공연에서 커버했을 정도이다.




By C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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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 편지

Today's Track 2016.12.12 18:15 Posted by bslife


6년간 함께 했던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음악 선물. 진심으로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 가오." 를 한국어 100% 늬앙스로 전달되었기를.


안녕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 가오"




BY KY.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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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 신의 놀이

Today's Track 2016.12.07 20:54 Posted by bslife
 

 "한국에서 태어나 산다는 데 어떤 의미를 두고 계시나요" 

일상에서 길어 온 동시대의 고민과 질문이 잔잔하게 베어 있는 음악, 이랑의 2집 타이틀곡 '신의 놀이'. 



 by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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