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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의 완만한 임종

bslife 2016. 2. 23. 21:58




최근 매우 떠오르고 있던 호주의 데스코어 밴드 Thy Art Is Murder 의 보컬리스트 CJ McMahon(위 사진의 가운데)이 생계를 이유로 탈퇴했던 일이 있었다. 생계 또는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밴드 탈퇴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지만, 이 사건은 당사자가 SNS에 탈퇴의 변을 올리면서 그동안 벌었던 돈의 액수를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I/we have earned between $16k-$18k each over 6-7 years" 이 문장 때문이었다.[ref]


6,7년 동안 매년 2000만원 정도를 벌었다는건지 도합 2000만원 정도를 벌었다는건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에서도 궁금해 했지만 당사자가 코멘트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간에 직업으로서 본인과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엔 부족한 것이 틀림이 없다. 이 밴드가 페이스북 좋아요 수가 50만에 달하는 매우 핫하고 글로벌 급으로 올라가는 중인 밴드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다소(?)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상당히 야심찬 최근작도 냈고 미국과 유럽 투어도 했지만, 저조한 티켓 세일로 재정적, 멘탈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말이 있다. 인터뷰를 들어보니 보컬리스트가 상당히 지적이고 앞으로 좋은 테마의 음악을 들려주지 싶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밴드, 그것도 아주 마이너한 익스트림 장르를 해서 먹고 사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는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다.(팝을 해도 일단 밴드면 먹고살기 힘들다) 애초에 1원이라도 교통비 등의 경비를 제하고 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인디 레벨에서 싱딩히 괜찮은 것이다. 예전에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심포닉 블랙메탈 탑클래스 밴드 딤무 보거의 보컬리스트의 월수입이 대략 150만원 정도 된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제 메탈 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데빈 타운젠드 역시 현재 연봉이 세전 7천만원 쯤 된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ref] 기타/보컬/작곡/프로듀싱을 다 셀프로 하는것을 고려하면 더욱 적다.




데빈 타운젠드는 로얄 알버트 홀도 꽉채우시는 분.



필자는 밴드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비즈니스는 논할 레벨에 가지도 못했을 뿐더러 별로 관여하지도 않아 잘 모른다. 하지만 관심만 많다. 그래서 당분간 BSL을 통해 관련 흥미로운 기사들을 몇 개 번역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메탈/하드코어 씬의 현재 상태를 알아보고, 밴드들이 먹고살고 저축도 좀 할 수 있을 정도로 벌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볼 수도 있다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기사는 미국의 언론 Observer에 게재된 "The Slow Death of Heavy Metal (헤비메탈의 완만한 임종)" 이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언더그라운드 씬까지 깊이 들어가는 분석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메이저 아티스트들과의 인터뷰에 기반한 소위 '음악 산업'에 대한 기사이지만, 전체적인 씬의 위치와 분위기에 대해서 느낄 수 있다. 낙수효과라는 말이 있듯이, 메이저가 잘 되어야 언더까지 돈이 흘러갈 여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연관이 있다.





http://observer.com/2016/01/the-slow-death-of-heavy-metal/


헤비메탈의 완만한 임종


브라이언 리즈먼 (Bryan Reesman)



주다스 프리스트의 보컬리스트 랍 핼포드(Rob Halford) 옹. 전설 그 자체.



클래식 헤비메탈에 있어 요즘은 참 이상한 나날들이다.


주다스 프리스트와 블랙 사바스 등 헤비메탈의 아버지들은 이제 60대 아니면 70대를 바라보고 있다. 로니 제임스 디오, A. J. 페로(트위스티드 시스터), 제프 하네만(슬레이어), 레미 킬미스터, 그리고 필 테일러(모터헤드)를 비롯한 하드락과 메탈의 스타들이 최근 떠나갔다. 몇몇 밴드의 콘서트 티켓은 아직 잘 팔리고 있지만, 나머지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오즈페스트가 없어진지 오래고, 지난 여름 메이헴 페스트에 종지부가 찍혔다. 음반 판매량은 전체적으로 감소해왔고, 지난 10년 동안 빌보드 차트, 라디오 방송, 음악 시상식은 매가리 없는 팝이나 힙스터 락이 점령해왔다.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방식이 달라졌어요. 자리에 앉아서 레코드를 틀고 30분 동안 지긋이 들을 만큼 한가로운 사람은 없어요…누가 차세대 거물 메탈 밴드가 될 것이냐, 저는 모르겠습니다.” – 랍 핼포드


덧붙이자면, 올드스쿨 스타일 메탈 밴드 마스토돈의 기타리스트 브렌트 하인즈는 작년 초 기타 플레이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헤비메탈을 연주하기 싫어한다고 말했고, 키스의 베이시스트 진 시몬스는 2년 전 “락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아직도 신진 밴드들에게 영감을 주며 유럽 페스티벌을 장악하고 있는 헤비메탈의 아버지 격 밴드들이 곧 몇 년 안에 은퇴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젠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메탈리카나 아이언 메이든 급의 슈퍼스타 헤비메탈 밴드를 볼 수 있을까? 클래식 헤비메탈은 옛 노래로 밀려나 향수나 불러일으키는 유물이 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것으로 변이할 것인가?


메탈에서 격변이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메탈은 혼돈과 메인스트림의 무시 속에서 번성한다. “모든 장르는 사이클이 있습니다. 메탈과 하드락은 다양한 시기를 거쳐왔고, 제 생각에 우리는 그 시기들을 다시 거치게 될 겁니다.” 파이프 핑거 데쓰 펀치의 기타리스트 졸탄 바쏘리 씨는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80년대에는 하드락과 헤비메탈이 조명을 받고 있었고 아마도 당시 가장 중요한 장르였을 거예요. 헤비메탈은 반란의 목소리였고, 체제에 대항하는 젊은 세대를 대변하고 있었죠. 결국 그 열정적인 무브먼트에 동참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그들만의 소규모 경제가 생겼어요. 어느 날 갑자기 장발에 문신을 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유명해지고 수백만 장의 음반을 팔았죠.”


“이 바닥에서만 보면 저희는 가장 큰 익스트림 메탈 밴드 중 하나지만, 활동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져 가고 있어요. 기자님도 차이를 느끼실 텐데요…예전 같지가 않아요.” – 대니 필쓰


메탈이 메인스트림이었던 80년대, 글램메탈 밴드들이 보다 팝적인 사운드로 이미지를 넓혀가기 시작하면서 헤비메탈은 엣지를 잃기 시작했다. 그리고 쓰래쉬메탈 밴드들이 냉전의 공포에 대항하고 있었지만, 90년대 초 냉전이 종식되었고 너바나로 대표되는 그런지 락은 쓰래쉬메탈을 언더그라운드로 밀어내고 말았다. 그리고 힙합이 메탈의 전유물이었던 반란을 빼앗아갔고,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지금 욕을 먹고 있는 하이브리드 뉴메탈 무브먼트를 촉발시켰다. 그때 이후로, 그저 그런 정도의 블랙, 포크, 심포닉메탈이 잠시 흥했고, (많은 팬들을 양극화시킨)메탈코어가 떴고, 클래식 밴드들이 그들의 유산을 되찾으려 돌아왔다. 하지만 최근 차트 상위권을 기록하는 새로운 밴드들이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메탈을 향한 조명은 약해졌다.


지난 여름 스웨덴의 노바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기타 아이콘 슬래쉬는 이렇게 말했다. “헤비메탈 밴드들조차 탑40에 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이건 그렇게 크지 않은 거예요. 60, 70, 80년대 제가 느끼기엔 헤비메탈은 익사이팅한 것이었고 반란과 그런 느낌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 하던 대로만 합니다. 이 바닥의 정신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죠.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결국 앞으로 나아질 겁니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거죠.”


그렇지만 차트에서 성공을 노리는 모든 헤비한 밴드들에 비해서, 장르의 그림자 속에 훨씬 비상업적이고 강력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존재한다.


“오늘날 락은 아주 깊이 언더그라운드로 들어가서, 다시 믿을만해지고 있어요.” 바쏘리 씨는 덧붙인다. “임계질량이 있어요. 경제적 정치적 분위기들이 다시 분노할만한 수만 가지 이유를 주고 있죠.” 그는 헌법 위반, 미디어 조작, “정치적 올바름의 압제”, 인터넷 악플러 등을 거론한다. “그 와중에 우리는 스스로 멸망을 자초하고 있어요, 3차 세계대전이 될 수도 있고, 지구 환경의 붕괴가 될 수도 있죠. 그러니 이제 누군가 나와서 다 조까라고 할 때가 된 거죠. 그리고 헤비메탈이 새로운 반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르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이런 관점에서, 요즘은 날선 정치적 견해와 반항적인 리프를 들려주던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의 컴백이 아주 적절한 시기다.)


메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메탈은 아마도 서브장르가 가장 풍부한 장르일 것이고, 페리퍼리, 바로니스, 고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중간 레벨 밴드들과 최근 융성하고 있는 젠트 서브장르의 테크니컬한 밴드들은 평단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면서 괜찮은 앨범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골드나 플래티넘 앨범을 내고 있는 현세대의 대형 밴드들, 이를테면 갓스맥, 디스터브드(최근작으로써 다섯번째 1위 앨범을 기록), 어벤지드 세븐폴드, 램 오브 갓, 그리고 팝적인 페리퍼리라고 할 수 있는 린킨파크 같은 팀들은 현재에 안주하고 있다. 아무도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이 진지한 혁신과는 멀어졌다는 것인데, 부분적으로는 점점 더 기업화되어가는 음악 산업의 결과물일 것이다.


인디 씬에서는 항상 다이나믹하고 새로운 인재들이 나타나지만, 대형 스케일의 음악 영웅은(특히 기타연주의 다양성 측면에서) 이제 많지 않다. (드림 시어터 같은 그룹은 특이한 케이스)


바쏘리 씨는 앨범에서 실험을 너무 많이 하다간 골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들의 최근작 더블앨범 The Wrong Side of Heaven and the Righteous Side of Hell에 실린 색다른 트랙들은 반응이 좋았고, 그래서 “앞으로 과감한 변화라고 할만한 무언가를 해보려”한다고 한다. “어떤 밴드라도 커리어의 어느 순간 [변화를] 할 수 있을 때가 찾아오고 반대로 그럴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2집에서 과감한 변신을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제 저희는 7집 앨범이기 때문에, 뭔가 예상치 못한 것을 해볼 수가 있는 거죠.”


“오늘날 락은 아주 깊이 언더그라운드로 들어가서, 다시 믿을만 해지고 있어요.”


주다스 프리스트의 기타리스트 리치 폴크너 씨는 1세대 메탈 밴드들은 후배 밴드들이 열망할만한 오리지널리티가 있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많은 밴드들이 과거 식대로, 예전에 있었던 것들을 재현하려 하고 있어요.” 그는 말한다. “모든 선구자들, 시쳇말로 트렌드세터들은, 새로운 판을 열었어요. 뭔가 다른걸 시도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싶다면, 무슨 음악을 하고 있던 간에, 무슨 밴드던 장르건 상관없이 그런 다이나믹함이 있어야 돼요. 반드시요. 그렇지 못하면 결국 큰 원을 돌다가 멈추게 되죠. 하지만 전 음악이 항상 진화하고 유기적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새로운 게 파생되죠. 언더그라운드에 우리도 모르는 음악이 있고 그것이 새로운 타입의 메탈을 창조하고 있을 수도 있죠. 누군가는 새로운걸 해야 하고, 팬들과 대중이 그것에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다시 벌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젊은 메탈 밴드들이 살아남기 위한 핵심은 간단하다. 돈이다. 레코드 레이블은 발전했고 예산과 투어 지원금은 줄어들었다. 메이저 레이블은 더 많은 이익 분배를 원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직 인디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도움이 안 된다. 게임의 룰이 바뀌어 넥스트 빅 띵(Next Big Thing)이 생겨나기 더 어려워졌다.


“요즘 그 많은 360 딜(역자 주: 레이블이 마케팅, 프로모션 등 전방위로 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대신 수익의 많은 부분을 가져가는 레코드 계약) 속에서, 그런 밴드가 어떻게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헤드라이닝 하겠습니까?” 주다스 프리스트 프론트맨 랍 핼포드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 밴드가 어떻게 웸블리 스타디움을 채우겠습니까? 모르겠네요. 이제 사람들은 음악을 다르게 듣습니다. 레코드를 틀어놓고 앉아서 30분이든 뭐든 진득하게 들을 만큼 한가한 사람은 없어요. 이제 3분은 여기, 3분은 저기, 그리고 저처럼 문자 보내고 인스타그램이나 확인하죠. 들어보세요. 지루한 노친네로 보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말하려는 건 팩트에 기초한 거예요. 세상이 그렇다니까요. 제 말씀은, 기자님의 질문, 누가 차세대 거물 메탈 밴드가 될 것이냐, 저는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다른 서브장르의 대형 밴드들도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메이저 급은 아니지만, 이 바닥에서만 보면 저희는 가장 큰 익스트림 메탈 밴드 중 하나입니다.” 크레이들 오브 필쓰의 대니 필쓰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도 활동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기자님도 차이를 느끼실 텐데요. 예전 같지가 않아요. 아마도 사람들이 흥했다고 생각하는 마지막 연도가 2008년일거예요. 메탈 씬에 스포츠카를 사고 큰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었죠. 아마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사이클이 돌지 않을까 해요. 10년쯤 지나면 다시 올라가지 않을까요. 모두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팬들이 있고요.”


“만약 투어에 돈이 있다면, 우리는 메탈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러시아, 중국, 동유럽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뭔가 해보려면 최소한 10년은 투자해야 합니다.” 핼포드 씨는 강조했다. “메탈계의 누구던지 간에,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시간은 견뎌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도] 어떻게 유지하고 이어나갈지는 확실하지 않은 거예요. 모든 면에서 이건 인내하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죠.”


결국 자기 이름을 새기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한 밴드가 살아남는 것이고, 오늘날에는 투어의 고통을 감내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그저 건강한 식욕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메탈의 확장과 진화 과정에서 재미있는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최소한 지금의 서양에서 헤비 락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동안, 동양이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만약 투어에 돈이 있다면, 우리는 메탈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러시아, 중국, 동유럽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필쓰 씨는 말한다. “최근에 우리가 가졌던 가장 큰 공연들은 독일이나 프랑스나 북유럽에서 한 게 아니고,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폴란드에서 했던 거였어요. 밴드에 다소 굶주려 있었던 곳들이요. 하지만 [이런 시장들이] 열리게 된다면, 밴드들은 앨범을 4년마다 [2년마다가 아닌] 낼 수 있고, 왜냐면 일반적인 앨범/투어 사이클이 늘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우리는 러시아 전국 투어, 아시아, 차이나, 자카르타, 싱가폴, 그리고 동구권 투어를 돌 수가 있어요. 모든 밴드가 갈망하는 일일 거예요.”


메탈 밴드들이 미국과 정치적 대척점에 서있는 나라들의 미성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어쩌면 반란의 목소리는 필요한 곳에 있어야 한다. 마치 미국이 그것을 절실하게 다시금 필요로 하고 있다는 듯이.





사실 하드코어는 이런 소위 '뮤직 비즈니스', '음악 산업' 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하드코어 라이프스타일, DIY, 프렌드십 같은 비음악적 가치가 하드코어의 핵심에 있고, 음악 스타일도 매우 비상업적, 비타협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하드코어 밴드는 본업(데이잡)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로컬 씬을 벗어나 세계로 하드코어를 전파하고 있는 Terror, Sick of It All, Hatebreed 같은 많은 밴드들은 전세계로 투어를 돌고 전업으로 음악을 하고 있다.




The Keepers of the Faith



테러가 굳이 자비를 들여 비행기를 타고 우리나라에 공연을 하러 온 적도 있을 정도로, 하드코어 밴드들은 메이저로 올라가도 돈벌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Respect). 하지만 이런 팀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방구석의 하드코어 키드들을 만들어내고 그들이 용기를 내서 로컬씬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볼 때, 그리고 앞으로 다른 좋은 젊은 팀들이 그들을 계승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하드코어 밴드라도 최소한 음악만으로 생활이 가능하고 지속 가능해야 한다.


혹자는 아티스트가 돈을 벌지 못하는건 레이블과의 불합리한 계약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소위 노예계약. 하지만 점점 줄어드는 음반 판매량과 그것을 보상하지 못하는 스트리밍 수익, 그리고 공연을 많이 하고 머천다이즈를 만들어 판들 채산성이 그리 높지 않을 거라는걸 생각할 때 레이블도 메탈/하드코어에서는 별로 돈을 벌고 있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분명 스스로 레이블을 차려 틈새시장을 공략해 부자가 된 아웃라이어들이 있다. 이 부분은 좀 더 공부를 한 다음에 추후 포스팅에서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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