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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ots We Keep

Interview - 시각 장애인 미국 대학원생 서주영군


BSL에서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Penn State University) 교육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한국인 시각장애인 학생 서주영 군을 만나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외국인이자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역경을 홀로 이겨내가며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BSL 방향과 맞다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인터뷰는 2015 11 27일에 진행되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 서주영입니다.

 

 

Q. 언제, 어떻게 시력을 잃게 되었는지, 지금 시력은 어느 정도인지 있을까요?

A. 어릴 때부터 선천적 녹내장이 있었습니다. 0.1~0.2 정도의 저시력이어서 안경을 쓰고 다녔고, 초등학교 5학년 1학기를 기점으로 책이 안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안압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때부터 실질적 실명 되었습니다. 빛이나 색은 얼핏 보이는, 완전히 캄캄한 것은 아니지만 눈으로 보며 어떤 활동을 수는 없습니다.

 

 

Q. 시력 외에 다른 감각을 많이 활용해야 할텐데, 하루 일과중에 어떤 감각을 어떻게 이용하시나?

A. 저는 아이폰의 Siri 많이 이용합니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서 Siri에게 시간을 물어봅니다. 일어나서 안내견 주고, 볼일 보이고, 빗질 하고, 씻고, 안내견과 함께 버스 타러 갑니다. 버스 앱으로 시간을 확인하는데 때는 아이폰의 VoiceOver 이용해서 역시 소리로 듣습니다. 수업 듣고, 일하러 갑니다. 2015 3월부터 학교의 접근성 부서(Accessibility team) 스카웃 되어서 html5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는 법적으로 누구에게나, 시각 장애인에게도 접근 가능해야하는데 이를 위한 여러 가지 가이드 라인이 있습니다. 저는 기술적인 html5와  가이드라인을 알려줍니다. 트레이닝 후에는 제가 직접 시각장애인으로서 학교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테스트하고, 문제가 있으면 발견하고, 보고하는게 업무입니다.

 

점심을 사먹고, 도서관에서 주로 공부합니다. 학교 도서관에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지원실(Adaptive Technology Room) 따로 있습니다. 안에 시각 장애인을 위해 스크린 리더가 깔려있는 컴퓨터 방이 있어서 거의 오피스처럼 사용합니다. 방에는 시각 장애인 뿐만 아니라 휠체어 사람 각종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 되어있습니다. 특별 사서(Special librarian) 있어서 필요한 도와주기도 하고, 필기 도우미도 있습니다.

 


아이폰이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카카오톡을 하는 서주영군


Q. 기술의 발전이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었겠군요?

A. 아이폰이 삶을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곳을 Blindsquare라는 시각장애인용 앱을 이용합니다. 핀란드 회사에서 만들어진 앱인데, 구글 맵, 애플 맵과 연동되고, 섬세하게 안내를 해주고(Turn by turn navigation), 위치 등록도 있어서 자주 이용합니다.

 

아이폰을 쓰기 전부터 점자정보 단말기는 계속 써왔습니다. 컴퓨터로 연결해서 컴퓨터 내용을 점자로 표현해주는 기계입니다. 한국 제품을 사용하는데, 굉장히 만들었습니다운좋게 대학교 시절에 삼성 SDS의 보급 사업에 선정이 되었었는데, 전에는 계속 리스로 사용해왔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문이 닫혀있는 느낌입니다. 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많이 불편하지만, 다른 문을 통해서 방 안으로 들어갈 수만 있으면 되죠. 앞으로 3D 프린팅 관련 기술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의 한 중학교에서 가르치시는 시각장애인 선생님 강신혜씨입니다.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할 점자정보 단말기 쓰시는 모습을 보실 있습니다.

 


Q. 지금 미국에 온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한국 생활과 미국 생활에서 시각 장애인으로서 가장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들이 존재하는데, 미국에서의 처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A. 한국에서는 시각장애인으로서 활동할 있는 직업군이 굉장히 한정되어있습니다. 안마사, 교사, 사회복지사, 음악가 입니다. 교사는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의무고용령 생겨서 문이 조금 열렸습니다반면에, 미국은 엄청 다양하고, 제한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한국인 시각 장애인중에 월가 애널리스트로 활동하시는 신순규씨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분도 처음에는 시력을 잃고 나서 피아노를 전공하려고 하셨지만 1 미국으로 가셔서, 공부로 방향을 바꾸시고, 시각 장애인 최초로CFA 따셨습니다.


제가 현재 다니는 학교에는 시각 장애인인데 화학과(Chemistry) 박사 학위를 미국 학생도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화학을 공부하고, 실험하려면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말이죠. 외에도 구글, 애플, 페이스북 실리콘 밸리 기업에도 시각 장애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꿈꾸는 법이 약간 다른 같습니다. 비장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는 스스로 꿈꾸는 법을 잊은듯 합니다. 최소한 꿈을 꾸는 법은 잊으면 안되는데 말이죠미국은 역사적으로 아무것도 없을 , 아메리칸 드림으로 시작된 나라입니다. 꿈을 꾸며 만들어진 나라라 그런지, 꿈을 꾸는 문화가 뿌리 깊히 박혀있습니다. ‘너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거 하면 되지!’ 라는 분위기입니다. 꿈에 대한 지지를 많이 해주는 느낌입니다. 한국에선 제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지지가 아닌 시기를 많이 하는 같았습니다그래서 한국에서는 선택지 중에서 할까?’ 였는데, 미국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가?’라는 생각으로 사고방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SBS CNBC에서 진행한 신순규씨의 짧은 인터뷰입니다

SBS뉴스에서 보기 좋게 정리 해놓았고(링크), 가장 심도있는 인터뷰는 기독교 방송에서밖에 찾을 수가 없네요(링크) 


 

Q. 석사과정이시면 특별한 테마를 가지고 공부하고 계신가요? 어떤 주제를 공부 (또는 연구)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는 교육학 단과대가 굉장히 큽니다. 세부 전공만 해도 15개가 있는데, 전공은 학습 디자인하고, 그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하는 것(Learning Design, and Technology)입니다.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있지만 차근차근 하려고 합니다. 박사 과정에 진학하면 제로 집중해서 연구할 있을 같습니다.

 

일단 석사 졸업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일하면서 도출해낸 시각 장애인들의 접근성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생각입니다. 다행히 공부를 하면서 하고 싶은 연구 분야가 구체화되었고, 재밌는 것을 많이 발견하였습니다. 교육학에서 교육 공학으로 방향을 약간 바꾸면서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것이 크네요.

 

 

Q. 미국으로 유학 나올 두려움이나 불안함은 없었나요?

A. 두려움과 걱정이 많았었습니다. 유학생 메리트가 예전만큼 것도 아니고, 미래도 너무 불투명하고, 괜히 시간 낭비하는게 아닌가 싶었었습니다.

 

학업에 대해서도 많이 불안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통계 수업을 들어야 하는, 제가 잘 못하는 수학과 시각적인 그래프까지 섞여있다보니 정말 막막했습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한 학기 전부터 점자로된 통계 책을 미리 준비해줘서 공부할 있습니다. 이렇게 동등한 학습권이 보장 되었을 시각 장애인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후회없이 제가 도전한 길을 걷고있다는 , 제 마음을 따라 간다는 자체가 굉장히 행복합니다.

 


Q. 그래서 처음에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소개하신 것이군요?

A. (웃음). 지금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는 않지만 꿈을 있기 때문에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해볼 있는게 많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도전해서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합니다.

 

처음에 힘들었던 것은 생활하는 거나 영어보다도 한국과 다른 미국의 (시각 장애인을 위한) 보조 공학이었습니다.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만 해도 상황에 따라 5 종을 쓰고 있는데, 익혀야할 것이 많았습니다. 장애인들은 보조 공학 얼만큼 있는가가 사회에 얼만큼 참여할 있는지를 결정합니다. 유학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팁이라면 보조 공학 최대한 많이 익혀오세요. 그러면 장애가 장애가 아닌 것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제작해준 점자 통계책을 읽는 서주영군. 그래프가 크게 확대되어 있고, 점자로 표현되어 있어서 시각 장애인도 읽고 이해할  있습니다. 

 

 

Q. 학교에서 여러 방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네요.

A. . 미국은 장애 학생 센터(ODS: Office for Disability Services) 권한이 막강합니다. 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라는 때문에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같은

학습을 보장하지 않으면 불법입니다. 사실 학교가 전에 법을 지키지 않아서 벌금을 크게 물어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ODS 미국의 모든 교육 기관에 있는데, 정부의 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학교에게 강력하게 요구할 있습니다.

 

저도 도움이 특히 필요한 이과(STEM) 분야인데, 제가 그래프용 점자 프린터기를 요구해서 학교에서 구입해줬습니다. 그동안 지원받은 것을 합쳐보면 등록금보다 많이 나왔을 같네요. 프린터 하나만 해도 하나에 700만원이 넘으니까요.

 

 

Q. 다른 지원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예를 들어서 교과서, 논문 공부 자료 필요한 것을 부탁하면 점자로 만들어 줍니다. 모든 대상자에게 1:1 장애 전문가가 붙어서 분이 매학기마다 저에게 물어보십니다. 오피스에서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 학기 전부터 저에게 다음 학기 수강 신청을 요구하고, 책을 준비 해줍니다. 그러면 필요에 따라 교수님들과 함께 ADA 법에 준해서 준비를 해줍니다특히 이과 과목들이 시각적이고, 수식이 많아서 준비할 많습니다. ODS에서 학기 전부터 미리 교수님을 만나서 수업 방식, 시험 방식, 판서 방식, 저를 위해 교수님에게 수식을 하나 하나 등을 요구해줍니다.

 

시험 시간도 저는 남들보다 읽는게 느려서 남들보다 보통 배가 필요합니다. 컴퓨터로 시험을 봐야 하고, 제가 시험을 별도의 시험실, 별도의 감독관이 필요합니다. 여러가지 편의(Accomodation) 필요한데, 모든 장애 학생이 누릴 있는 권리. 시험 감독관도 단순히 저를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해서 은퇴하신 교수님들이 주로 오십니다. 누군지 정확히는 모르고요.

 

 

Q. 한국은 이런 지원 사정이 어떤가요?

A. 한국에도 대학별로 장애 학생 지원센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도 작고, 대학간 편차가 굉장히 큽니다. 학교의 학생 지원 센터 산하 소속 기관이기 때문이죠. 우리 나라도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있긴 하지만 막연한 느낌의 제도입니다. 장애인의 삶을 보완해 좋은 기술이 많이 발전 되었지만 아직 너무 비싸기도 하고, 제도적으로도 아직 부족하네요.


 

Q. 미국에서는 ODS 그렇게 강력한 이유는 뭘까요?

A. 장애 학생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인구가 많기도 하지만, 장애(Disability) 대한 기준이 많이 다릅니다. 신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 학습 장애, 일시적 장애인도 포함됩니다. 축구하다가 다쳐서 깁스한 사람도 신청할 있습니. 하지만 미국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과거에 루즈벨트 대통령도 장애를 숨겼었고, 케네디 대통령도 첫째 딸의 정신지체 장애를 철저히 숨겼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도 장애인, 나도 장애인이다.’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스스로 장애에 대해 밝히고 싶지 않다면 비밀스럽게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케어는 받지만, 학교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사실을 모르게 하는 것입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필기 도우미도 필기를 해주는 학생과 필기된 자료를 받는 학생은 서로 누가 누군지 모릅니다

 

 

Q. 미국은 학교 밖에도 시설적 배려가 되어있나요? 시내라거나 다른 곳은 다를 수도있을 같아서요.

A. 미국에서는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도시는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오면서 버스 번호, 방향이 방송으로 나옵니다. 저상버스이고, 기사 분들도 친절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장애에 대해서 그냥 신경 안씁니다. 장애인에 대한 특별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안내견 버스 승차 거부 사건이 있었고, 버스 타는  자체가 굉장히 두려웠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시각 장애인들을  보셨겠지만 버스에서는 거의 못보셨을 겁니다 

 

서주영군의 눈이 되어주는 안내견 아랑이



Q. 26세의 인생에서의 가장 도전과 극복기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그런지, 아무리 어려웠던 것도 잊게 되고, 과거에 힘든 것이 있었더라도 현재의 감기가 아픈 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삶은 도전의 연속입니다. 넘어야 산이 첩첩산중으로 있습니다. 지금도 기말고사, 박사 과정 지원 등등 여러가지 해야할 것들 많네요. 모든 순간 순간이 힘들다보니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서열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되돌아보면 제가 여기까지 있었던 것은 정말 기적적이었습니다.

 

 

Q. 지금 박사 과정 진학도 계획하고 계시고, '집념과 의지의 인생'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없습니다. 의지와 에너지의 원천이 무엇인지 여쭤보아도 될까요?

A. 제가 원래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성격입니다. 부모님이 강요하시는 아니지만 스스로 높은 성취를 원하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근본적이고 이유는, ‘내가 설령 눈을 뜨더라도, 이것을 여전히 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하고 싶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피해의식을 갖기 보다는 신체적인 장애가 제가 꾸는 꿈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Q. 본인의 기독교 신앙이 현재 위치에 오기까지 어떻게 영향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A. 가족이 교회를 다니는 환경에서 자라와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신앙 생활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와 신앙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정도로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같군요.(웃음)

 


Q. 유학생활의 아주 힘든 점은 학업외에도 외로움을 이겨내는 부분도 상당수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시는지요?

A. 지금도 외롭습니다.(웃음) 그래도 안내견 아랑이가 항상 같이 있어서 심리적으로 위안이 됩니다. 원래 기타도 치곤 했는데 학기 중에는 너무 바빠서 칩니다.

 


Q. 과제가 주어지면 굉장히 몰입하는 스타일인가보네요?

A. . 원래 성격상 과제가 주어지면 엄청 몰입해서 합니다. 하지만 과제가 너무 많으면 해지면서 외로움이 찾아옵니다. 외롭다는 것은 공동체가, 편이 없다고 느껴질 찾아오는 같습니다. 인간 관계는 사회 생활 하는 테두리 안에서만 이루지는데,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습니다. 한국 유학생들, 저를 도와주는 ODS 사람들, 도서관 사서, 직장 동료 좋게도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습니다.

 


 

Q. 우리가 길에서나 지하철에서 시각 장애인들 보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A. 일단, 여러가지 표현이 있지만 시각 장애인이 가장 무난합니다. 그리고 안내견은 절대로 만지시면 안됩니다. 아무리 훈련을 받은 안내견이라도 본능적으로는 인간의 손길을 좋아하는 개이기 때문에, 사람이 만지면 순간적으로 본능을 따라가게 됩니다. 안내견은 시각 장애인의 눈이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안내견을 데리고 다니면 호기심 혹은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안내견을 만지고, 음식 주고, 사진찍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미국에서는 최소한 안내견을 만져도 되냐고 물어보는데,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있다기 보다는 원래 문화적으로 상대방의 개를 만지기 전에 먼저 물어봐서 그런 같습니다.

 

 

Q. 시각 장애인들이 스스로 가지는 편견도 있나요?

A. 편견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쌍방으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도 물론 비장애인에게 갖는 편견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대학교에 들어갈 엄청 두려웠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다니던 맹학교를 졸업하여 처음으로 사회에 나오게 되었는데, 신입생이라는 설렘보다도 사람들은 나를 다르게, 이상하게 보겠지?’ 라는 편견이나 두려움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많이 위축되어있었구요.

 

하지만 시각장애인 스스로의 가장 문제는 아무래도 꿈에 대한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없다 생각이 많이 있죠. 하지만 편견이라는 것은 단절과 무지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편견에 대해 나쁘다, 나쁘지 않다 판단하기 전에 서로 편견이 생기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장애인은 격리되고, 비장애인들과 섞여서 섞여보지 않아서 서로 편견이라는 선이 생기게 됩니다.

 

 

Q. 학위 공부를 마친 본인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정말 바라는 것은 장애/비장애인 모두의 나은 삶을 위한, 광범위한 디자인을 하는 것입니다. 특수 교육(Special Education) 분야도 좋았지만, 제가 일반적인 분야를 전공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Siri 장애인을 위한 보조 공학 아니지만 많은 장애인들이 혜택을 받고 있죠.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애플의 모든 제품들은 IT기기이지만 AT기기입니다. 청각장애인모드도 있고, 손가락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모드도 있고,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설정도 있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기술 많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시각 장애인이 글을 읽으려면 귀로 듣거나 점자로 읽어야 합니다. 하지만 논문 같은 전문 용어가 계속 나오는 어려운 개념에 대한 것을 귀로 듣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로 점자로 읽는데, 점자는 눈으로 읽는 것보다 시간이 3~4 걸립니다. 건너 뛰면서 읽기(skim) 힘들다 보니 읽어야 하고(scan), 글씨 크기, 굵기, 색깔 글자 포맷을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점자로도 포맷이 있긴 있지만 아주 제한적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글자 크기, 글씨체, 색깔을 아예 바꿀 수가 없습니다미국의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은 이런 글씨 포맷을 약간 읽을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굵은 글씨를 굵은 목소리로, 이탤릭은 높은 음으로 읽는 것이지요. 시각 장애인들에게 글씨 포맷을 읽을 있게 하는 것도 앞으로 연구할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수학 교육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숫자를 점자로 표현하면 한 줄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고등 수학으로 갈수록 나오는 분수나 루트 계산 같은 입체적인 수식 표현은 표기 하기가 어렵고, 공부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에 대한 아직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없지만 꼭 개선을 하고 싶습니다.

 

 

Q. 우리 나라도 하루 빨리 장애인 통합 교육이 자리잡고, 시각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답변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A.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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