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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jae

미국의 타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Ink Master


Ink Master의 심사위원들 (좌측부터)Chris Núñez, Dave Navarro, Oliver Peck. 가운데 Dave Navarro는 Red Hot Chilli Peppers, Jane's Addiction 등 여러 밴드를 거친 기타리스트(이젠 방송인)이고, 양 옆은 감히 마스터라고 칭할 수 있는 미국의 타투이스트들입니다. 왼쪽의 Chris는 이레즈미, 오른쪽의 Oliver는 아메리칸 트레디셔널로 특히 유명합니다. 시즌1부터 시즌 6까지 심사위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Ink Master 


미국은 리얼리티 쇼/서바이벌 프로그램 역사가 긴 만큼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타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Ink Master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미국의 Spike TV에서 2012년에 시작해서 이미 시즌 6까지 나왔지만 한국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것같습니다. 케이팝스타가 노래, 쇼미더머니가 랩으로 승부를 한다면 Ink Master는 타투로 승부를 가르는 것입니다. 어떻게 남의 몸에 영구적으로 새기는 타투로 승부를 하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재밌습니다. 자칫 잘못되면 상대방 인생까지 망칠 수 있어서 그 어떠한 프로그램보다도 긴장감이 팽팽합니다. 그래서 타투이스트가 중도 포기하기도 하고, 고객이 시술을 거부해서 타투이스트가 본인 몸에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객에 대한 이해, 공감, 소통도 굉장히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나옵니다. 

(여기 나오는 타투 용어 중 제가 한글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들은 영어 단어로 표기했습니다.)

타투가 어떻게 새겨지는 것인지 잘 설명한 영상입니다. 타투가 새겨지는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잘 포착했습니다. Ink Master는 이렇게 영구적으로 문신을 다른 사람 몸에 새기고 그것으로 승자를 가릅니다. 감이 오시나요?



몸풀기 Flash Challenge


먼저 Flash Challenge라고 해서 워밍업 대결로 먼저 시작합니다. 타투이스트로서 갖춰야하는 여러 덕목들을 평가합니다. Contrast, Outline, 도안, 몸에 잘 어울리는지, 색의 조합 등 여러 덕목들을 타투가 아닌 갖가지 방법으로 평가합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타투 머신을 조립해서 타투를 하는 미션도 있었고, 종종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짧은 레터링 타투나 작은 타투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Flash Challenge에서의 우승자는 본 경기라 할 수있는 Elimination Tattoo에서 막강한 힘을 갖습니다. 먼저 진행방식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Elimination Tattoo는 모두가 동시에 같은 제한 시간동안 다른 사람 몸에 타투를 합니다. 보통 6시간 정도 주어집니다. 이 때 타투이스트와 고객이 매치가 되는데 일전의 Flash Challenge의 우승자가 결정하게 됩니다. 너는 얘랑 해 이런 식이죠. 아주 잔인한 룰이라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컬러 뉴스쿨 전문 타투이스트에게 흑백 초상화 타투 고객을 붙이든지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BSL의 멤버이신 Fewed님이 타보고 싶다고 하셨던 Dodge의 머슬 카를 도색하는 Flash Challenge였습니다. 이 날은 2인 1조로 팀을 이뤄서 하는거라 서로 스타일과 뜻을 맞춰야 해서 더 어려웠겠네요. 이런 식으로 회사가 홍보용으로 협찬도 많이 합니다. 



이 날은 Precision을 평가하는 날로 예거마이스터(Jagermeister)에서 후원해서 예거마이스터 로고를 작게 그리는 플래쉬 챌린지였습니다. 보고 그리는거고, 너무나 잘 알려진 로고니까 다 비슷하지 않나 싶지만 의외로 모든 타투가 약간씩 달랐습니다. 



본 경기 Elimination Tattoo

Flash Challenge 후에 Elimination Tattoo에서는 일단 서로 매치가 된 타투이스트와 고객이 타투에 대해 자세하게 상의합니다. 그 날 저녁부터 타투이스트는 도안을 그리고, 다음날 시술에 들어갑니다. 한 주에 한 명씩 탈락하고, 최후의 3인은 본인 샵으로 돌아가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초대형 타투(주로 등 전체)를 합니다. 이 때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타투이스트가 그린 도안으로 그리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등판에 윤곽까지 그렸는데 하기 싫다고 중간에 포기한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시즌 2부터는 시청자 투표가 도입되어서 결승전 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우승자는 큰 상금을 받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100,000(약 1.2억원)의 상금보다는 Ink Master라는 명예가 중요한 거겠죠. 여기 나오는 정상급 타투이스트들이 얼마를 받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시즌 1 준우승자 Tommy Helm은 2년치 예약이 밀려있다고 했었는데 요즘엔 몸값이 더 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시즌 6에서 4인 1조로 한 사람 몸에 동시에 타투하는 챌린지였습니다. 이 경우에 경쟁자와 팀을 이뤄서 협동을 해야하고, 나와 잘 맞지 않는 상대방 스타일에 맞춰야 하기도 하고, 마치 한 사람이 새긴 하나의 타투인 것처럼 보이게 일관적이어야 합니다. 게다가 클라이언트의 몸이 자꾸 다른 타투이스트 때문에 움직여지기 때문에 정말 어렵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옵니다.


결승전엔 시간이 많이 주어져서 주로 이렇게 등판 전체를 합니다. 결승전에 오른 타투이스트들과 그들의 고객들(여기선 일명 Human Canvas)입니다.




또다른 묘미 게스트 심사위원


종종 평가 위원으로 게스트 심사위원도 나옵니다. 주로 20년 이상 경력의 타투이스트들이지만 타투를 좋아하는 운동 선수라던가 연예인도 나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평가를 도와서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한 번은 엑스맨 타투가 주제였는데 영화 배우 휴 잭맨이 나와서 본인과 다른 캐릭터를 새긴 타투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날은 Color Portrait을 평가하는 날인데, 엑스맨이 주제였습니다. 엑스맨 타투를 원하는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도안을 들고왔죠. 이렇게 너무나 유명한 캐릭터의 사진을 들고 온 경우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말 어려운 미션이었지만 다들 엑스맨을 좋아하는지 정말 타투 퀄리티가 높았습니다.



휴 잭맨이 엑스맨 타투를 심사하러 등장! 이 날 다들 정말 잘 했습니다. 휴 잭맨이 계속해서 놀라네요.



이 날은 이레즈미, 핀업, Color Realism 각 분야의 거장이 총 세명이나 게스트 심사위원으로 나왔습니다. 거장들의 타투 정말 대단하네요.



망한 타투 고쳐주는 Tattoo Nightmares


Ink Master의 파생 상품? 자매품? 같은 프로그램으로 Tattoo Nightmares도 있습니다. Ink Master시즌1 준우승자 Tommy Helm과 Jasmine, Big Gus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망한 타투를 커버업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Ink Master처럼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재밌는 얘기도 많아서 더 편한 마음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한 에피소드 당 각자 한 명씩 총 세 명의 커버 업 타투를 하는 것입니다. 술먹고 한 타투, 내기에서 져서 한 타투, 옛 연인에 대한 타투, 커버업 했는데 또 망한 타투 등 한숨 나오는 타투를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걸작품으로 탈바꿈합니다. 방송에서는 Disasterpiece to masterpiece 라고도 합니다. 이 방송에 나오는 많은 고객들이 예전의 한심한 타투가 걸작으로 바뀐걸 보고나면 그동안 타투때문에 받았던 상처와 멸시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이상한 여자 타투가 있었는데 부성애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타투로 탈바꿈했습니다. 이상한 타투가 있는게 본인은 괜찮은데 딸이 안좋게 생각해서 마음 고생이 심하셨나봅니다.


Ink Master에서 망한 걸 여기 와서 다시 고치기도 하네요. 


타투는 아름답다.


타투를 그냥 패션이라고 하기에는 유구한 역사가 있고,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타투에 자주 쓰이는 특정 동물들(특히 이레즈미 용, 호랑이, 잉어 등)이나 별 모양에 다 의미가 있고, 규칙도 있고, 그러한 규칙이 생겨난 이유가 다 있습니다. 이러한 규칙이나 역사를 무시하고 그냥 멋있으니까, 연예인이 한게 멋있으니까, 이렇게 하는 타투는 나중에 후회하기 딱 좋습니다. 본인에게 의미가 있고, 어울리는 타투를 해야합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기아 후원을 알리기 위해 후원 아동들의 이름을 새긴 타투. 

사실, 멋있는 사람은 뭘 해도 멋있습니다. 타투를 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알고, 멋있는 사람이 먼저 됩시다.



타투가 멋있어서 조니 뎁이 멋있다기 보다는 조니 뎁이 멋있어서 타투까지 멋있는 거겠죠?



요즘에 길거리에 돌아다니다보면 팔에 잘 보이는 곳에 타투 하신 분들을 많이 봅니다. 타투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Ink Master에서 거장들의 평가를 보시면서 잘 된 타투가 무엇인지, 그렇게 잘 된 타투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아셨으면 합니다. Ink Master가 영어이고, 어려운 형용사와 비속어, 전문 용어 많이 나와서 어려우실 수 있지만 눈으로만 봐도 아실 수 있습니다. 화면 보면서 대충 뉘앙스만 들어도 알 수 있구요. 또한 Tattoo Nightmares는 대부분 정말 심하게 망한 타투를 고쳐주다보니 커버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한 번 망한 타투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오랫동안 희생해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Spike TV 공식 사이트(www.spike.com)에 가시면 풀 영상 몇 개 올라와있고, 클립 영상도 많이 있습니다. 아니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Ink Master에 나왔던 타투이스트들이 직접 뽑은 최고의 타투와 최악의 타투 영상으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Spike TV에서 올린 공식 영상인데 이상하게 전체적으로 색이 좀 바래서 나와서 아쉽네요. 모두들 후회 없는, 평생 자랑스러운 타투 하시길 바랍니다!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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