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huggah + High On Fire 공연 후기




2016년 11월 5일에 미국 뉴저지에서 Meshuggah와 High on Fire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약 10년간 들어오며 좋아한 Meshuggah를 보러 차를 렌트하여 왕복 약 9시간 운전해서 보고 온 공연이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뜻 깊은 하루였습니다. 공연을 보러 간 날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저는 학부와 현재 대학원 생활을 포함하여 미국에 약 4~5년 있었습니다. 처음에 미국에 올 때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전시나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미국에 와보니 저희 학교와 가장 가까운 대도시는 서울~부산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 있다보니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은 거의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대학원에 와서는 여유가 더 없어져서 학교에 온 유명한 뮤지션들도 별로 안보러 갔는데, 대학원 생활에 찌들어있던 저를 움직이게 한 계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학교와 3시간 정도 떨어진 대도시에서 제가 너무나 동경하는 Between the Buried and Me와 Devin Townsend의 합동 공연이 있었습니다. 그 공연을 보러가고싶어서 찾아봤더니 한 달이나 이미 지난 상태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좋아하는 두 밴드의 합동 공연이 차로 3시간 거리에서 주말에 하는데, 일상에 치여서 보러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허망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고 심지어 투어마저 끝나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꼭 놓치지 말아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이걸 놓쳤다니.. ㅠㅠ



이틀 전(11/3 목), 지도 교수님과 미팅도 잘 하고, 시험도 한 과목 치르고, 일 하다가 집에 와서 이런 저런 음악을 들으며 쉬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발매된 Meshuggah 새 앨범을 감상하며 쉬고 있는데 투어를 검색해보니 마침 미국 동부 투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11/4 금)에도 저희 동네 가까이에 오고, 이튿날(11/5 토)에는 차로 약 4시간 떨어진 곳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험도 끝났고, 아주 바쁜 시기는 아니지만 왕복 8시간 이상 운전해야 하고, 그러면 제대로 놀기도 힘들고, 게다가 혼자 보러갈 것이 뻔하니 자동차도 렌트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갈까 말까 고민하면서 Meshuggah의 영상을 찾아보던 중 저의 마음을 정하게 된 것은 바로 아래 영상을 보고 나서 입니다. 


드러머 Tomas Haake의 미친듯한 드러밍.. '이 드러밍을 가까이서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Meshuggah라면 고등학교 쯤 Nothing 앨범으로 접하고, 재수 학원에서 저의 조각난 멘탈과 함께 Catch 33를 들으며 공부했었고, 미국에서도 수많은 메탈 덕후들과 저를 이어주는 밴드였습니다. 게다가 티켓이 예매 $29.5, 현매 $35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 딱 4주동안 미국 전역에서 21회 공연을 하는 살인적인 스케쥴이었는데 미국 투어 끝무렵에 운 좋게 발견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아무튼 저는 이 밴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제 차를 빌려서 뉴저지로 출발!


랜덤으로 골라주는 딜로 렌트카를 빌렸는데 Dodge의 Charger를 줬네요. 이런 차는 처음 몰아봤는데 힘이 좋은게 고속도로에서 재밌게 운전하면서 갔습니다.




약 4시간을 달려서 공연장에 일단 도착했습니다. 럿거스 대학교(Rutgers University) 근처에 있는 Starland Ballroom이라는 공연장이었습니다. 공연이 시작하기 2~3시간 전에 이미 도착했지만 미리 공연장부터 가봤습니다. 미국은 대부분 차를 타고 이동해서 그런지 엄청 넓은 주차장에 공연장이 있네요.
 


투어 버스가 보입니다. 저런 투어 버스 안에서 New Millennium Cyanide Christ의 뮤직비디오(링크)를 찍었을 Meshuggah를 상상하니 점점 들뜨기 시작합니다.



저녁먹고 잠깐 돌아다니다가 다시 공연장으로 왔습니다. 술 마실 사람만 일일히 신분증 검사하고, 금속 탐지기로 검사하다보니 들어가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서포트 밴드인 High on Fire가 이미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일부러 약간 늦게 들어갔는데 다른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Meshuggah의 팬들인지 신나는 메탈을 하는 High on Fire 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가만히 고개만 끄떡끄떡하네요. 게다가 사운드도 약간 뭉게져서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High on Fire가 끝나고 Meshuggah의 세트를 준비하는 동안 개그 프로그램인 Check It Out! with Dr. Steve Brule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별로 재미 없었는데 미국 애들 너무 재밌어하면서 봅니다.


드디어 메슈가 등장! 불이 꺼지자마자 관객들이 메!슈!가! 를 외치면서 점점 미쳐갑니다. 음산한 음악이 깔리다가 화려한 조명과 함께 신보 수록곡인 Clockworks로 시작했습니다. 위 영상 마지막 부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뒤에서 슬램존이 형성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Clockworks에 이어서 또 다른 신보의 수록곡인 Born in Dissonance까지 연이어서 몰아쳤습니다. 뭐라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운데, 폭풍 속에서 정신 없이 흔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래 영상이 현장 분위기를 잘 담아냈네요.



Meshuggah를 들은 사람들은 "난해하다." "공연장에서 이런 박자에 어떻게 헤드뱅잉을 하나?"라는 반응을 많이 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굉장히 궁금한 부분이었습니다. Meshuggah의 음악은 드러머 Tomas Haake도 연주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박자가 난해하고, 어찌보면 단조로운 면도 있습니다. 써클 핏이나 모슁을 할 박자도 아닌데 메슈가 공연장 모쉬핏의 모습은 어떨지 너무 궁금했었습니다. 

이 궁금증은 첫 곡부터 바로 풀렸습니다. 묵직하게 다운 튜닝 된 기타가 울리고, 난해한 박자에 따라서 사람들이 제멋대로 헤드뱅잉하고, 슬램하고, 모슁하고, 크라우드 서핑했습니다. 마치 잭슨 폴록 그림은 모든 부분이 다 초점이라고 하는 것처럼 다들 자기만의 포인트에서 미친듯이 공연을 즐깁니다.

High on Fire 때 귀도 아프고 사운드가 뭉게져서 걱정했는데 Meshuggah에게 모두 맞춰져있었는지, 사운드는 상당히 깔끔했습니다.



메슈가의 공연을 완성시킨 것은 조명의 활용이었습니다. 멤버들 뒤에서 후광을 만들어내는 간단한 조명 세트이지만 빛이 엄청 강했습니다. 무대 가까이에서 보면 그 조명에 완전히 압도되어서 Rational Gaze나 Clockworks같은 SF적인 세계에 들어간 느낌이었습니다. 후광이다보니 멤버들이 어렴풋이 보이는데 카리스마가 대단했습니다. Meshuggah의 공연은 '감상'이라기 보다는 '체험'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Nine Inch Nails나 Sunn O)))의 공연이 그렇다던데 꼭 보고싶네요. 

제가 찍은 위 영상에서 보시면 아주 강한 백색광이 계속 나오는데 공연장에서는 눈이 멀 것 같았습니다. 마치 Clockworks 뮤직비디오에처럼 조명이 계속 박자에 맞춰서 정확하게 나오는게 마치 관객한테 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Clockworks처럼 쉴새없이 몰아치면 관객들도 미친듯이 놀다가, 또 중간에 잠깐 멈췄다가 확 터지는 부분에서는 또 그렇게 미쳐갑니다. 슬램존이 사그라들다가도 확 터지는 부분에서 또 달려들고 그랬습니다.

Clockworks가 가장 최근 곡이라 그런지 계속 Clockwork의 예를 들게 되네요. 


공연중에 멤버들은 동작도 크지 않고, 관객들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각자 고개를 숙인 채 악기 연주에 집중하고, 보컬 Jens Kidman은 주로 눈을 감고 노래하거나, 눈이 뒤집힌 채로 헤드뱅잉 했습니다. Jens Kidman의 눈 뒤집힌 표정때문에 웃기는 짤이 많은데, 실제로 보면 뭔가 카리스마 있습니다. 심지어 곡과 곡 사이 불이 꺼진 상태에서 누가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렸는데 어둠 속에서도 그런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멘트도 간단한 인삿말로 한 두문장뿐이었고, 관객과의 소통은 전혀 없는 일방적인 공연이었습니다. 멘트는 첫 두곡 끝나고, 또 몇 곡 마치고, 앵콜하기 전. 이렇게 3번밖에 없었습니다. 


나름 디카프리오 닮은꼴..


메슈가의 공연을 보며 가장 놀라웠던 것은 굉장히 놀기 좋은 음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음악만 들었을 때는 High on Fire가 훨씬 놀기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되고, 놀기 좋은 음악의 공식에 더 부합하겠지만 메슈가는 사람을 더 미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나무위키에는 "뇌가 오그라드는 듯한 느낌과 함께 극대의 아드레날린을 발산케 하여, 청자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속칭, 안드로메탈.(...) 처음 들어보면 이게 대체 뭔 장르인지는 모르겠고(템포 자체는 그리 빠르지 않다) 듣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하여간 계속 듣다 보면 환장하는 음악이다."라고 표현되어있는데 나름 정확한 표현같습니다.


Meshuggah의 곡에는 비일상적인 단어가 많지만 미국이라 그런지 많은 관객들이 노래를 많이들 따라 불렀습니다. 메슈가의 음악 중 그나마 따라부르기 편한 건 Do not look down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Do not look down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곡을 많이들 따라 불렀습니다. 



이 날의 세트리스트입니다.
Clockworks
Born in Dissonance
Sane
Perpetual Black Second
Stengah
Lethargica
Do Not Look Down
Nostrum
Violent Sleep of Reason
Dancers to a Discordant System
Bleed
-- 앵콜 --
Demiurge
Future Breed Machine



공연이 끝나고, 멤버들이 기타 피크와 드럼 스틱을 다 던져주고 들어갔지만 꽤 많은 관객들이 계속 남아서 빈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을 보듯이 저도 남아서 좀 더 여운을 느끼고 싶었지만 이미 밤 11시가 되었고, 4시간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라 바로 나왔습니다.  


대학원에 오면서 특히 많은 것들과 타협하면서 살아 왔는데, 주어지는 것만 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 보고 싶었던 밴드를 이렇게 보고 오니 삶이 환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열심히 살다가 종종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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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쉬 핏(Mosh Pit)에서 질서가 유지되는 과학

모쉬 핏을 그리는 아티스트 Dan Witz의 작품 "Agnostic Front Circle Pit"



헤비메탈, 하드코어 펑크등 과격한 음악을 아시는 분들은 공연장에서의 모슁, 슬램 문화를 익히 아실 것입니다. 앞뒤 안가리고 주먹을 휘두르고, 위험하게 서로를 밀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 나름의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싸움이나 사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공연장에서 모쉬핏에서의 이런 행동을 집합 행동(Collective motion) 이론으로 분석한 연구가 있어서 소개해봅니다. 

이 연구는 2013년에 코넬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에 있던 Jesse L. Silverberg가 Itai Cohen 교수의 지도 아래 이루어졌습니다. 공연장에 실제로 가보는 것은 자비를 들여서 했다고 하는데, 덕질로 논문까지 낸 성공한 덕후네요. 현재는 하버드에서 포닥을 하고 있습니다.

원문은 “헤비 메탈 콘서트에서 모슁하는 이들의 집합 행동"(Collective Motion of Moshers at Heavy Metal Concerts: 링크)이라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연구에서 설정한 상황은 슬램에 더 가깝지만 모쉬 핏(mosh pit), 모슁(moshing)이 더 일반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이 포스팅에서는 모쉬 핏, 모슁으로 통일하겠습니다. 그리고 공연장에서 모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구역은 편의상 '안전지대'라고 하겠습니다.(안전지대는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본격적인 글에 앞서, 과격하기로 소문난 Nasty의 브라질에서의 공연 영상부터 소개합니다. 이 영상에서는 공연장 맨 뒤쪽이 안전지대이네요.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각자의 공간 안에서만 방해되지 않게 모슁을 하고있습니다. (그래도 무시무시하네요..)



1. 이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Research question)

이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균형적인 시스템이 어떻게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는가?” (Why does an inherently non-equilibrium system exhibit equilibrium characteristics?)입니다. 나름의 균형이 지켜지고 있는 모쉬 핏과 안전지대를 더 일반적인 과학적인 언어로 표현한 연구 제목이네요. 여기서 Jesse가 주목한 균형이라는 것은 모쉬 핏 내에서의 균형이 아니라 모쉬 핏과 안전지대의 균형입니다. 아무리 격렬한 공연장이라도 그 안의 모든 사람들이 모쉬 핏에 휩쓸리지는 않으니까요.

분석을 위해 Jesse는 모쉬핏을 간소화한 시뮬레이션을 만들었습니다. Python으로 만들어진 “MASHer(Mobile Active Simulated Humanoid: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시뮬레이션 인간)”라는 이름의 이 시뮬레이션은 Github 페이지(링크)에서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바로 실행해볼 수 있게 자바스크립트로 만들어진 시뮬레이션도 있습니다.(링크) 이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2. 가정


1) 모쉬 핏의 사람들은 약간의 탄성이 있다.
시뮬레이션에서 빨간색은 모슁을 하는 사람들, 검은색은 모슁을 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일단 빨간색, 검은색 사람들, 일명 MASHer는 약간 탄성이 있다고(soft) 가정하였습니다. 사람이니까요.


2) 모슁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움직인다.
Jesse는 모쉬 핏을 분석하기 위해 일단 기체 분자 운동(Maxwell-Boltzmann) 이론으로 접근했습니다. 무작위하게 서로 부딫친다는 의미에서 모쉬 핏과 기체 분자 운동는 비슷하지만, 차이점이라면 외부의 에너지 개입 없이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self-propelled). 공연장에서 음악 혹은 브레이크다운 파트가 에너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물리학적인 관점에서는 에너지가 아닙니다 ^^;


기체 분자 운동을 표현한 그림입니다. 그림에 나와있듯이 기체 분자 운동을 하려면 ‘열’같은 외부의 에너지가 주입되어야합니다. 반면에 모쉬핏의 사람들은 '외부의 에너지'가 들어오지 않아도 알아서 뛰고 부딫칩니다. (이미지 출처:http://image.surae.com/library/img/carsense/heatenergy.jpg)


3) 모슁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가운데에 모여있다.
사람들은 모슁을 위해 시작부터 공연장 가운데로 모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실제 공연장을 생각해보면 적절한 가정입니다. 모슁을 하는 사람들은 모쉬 핏 안에서 무작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모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머무려고 한다는 가정도 세웠습니다.

여느 공연장처럼 이런 식으로 모쉬 핏은 가운데에 둥그렇게 생긴다는 가정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metalstate.files.wordpress.com/2013/02/anti-flag_circle_pit.jpg)



3. 방법

이 가정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만든 방법은 이러합니다. 일단 Jesse는 인터넷에서 모슁 영상 5개로 범위를 좁힌 후 자료를 수집했습니다.(Jesse가 참고한 영상들은 참고에 있습니다.) 모아진 영상 자료들을 복잡계(complex system) 연구에 사용되는 Vicsek 모델(“떼 지어 모이는 행동(Flocking)”을 설명하는 모델)을 이용하여 사람을 2D의 입자로 간소화하였고, 그 입자 하나 하나를 분석하는 방법인 PIV(Particle Image Velocimetry, 입자 영상 유속계)를 통해 분석하였습니다.

시뮬레이션 상황은 이러합니다. 공연장에는 500명의 사람들이 있고, 150명이 모슁을 하려고 공연장 가운데에 모여있습니다. 일반적인 모슁(불규칙적인 충돌)은 기체 분자 운동 모델, 써클핏은 와류(Vortex) 모델로 분류하여 시뮬레이션을 만들었고, 그 MASHer라는 이름의 시뮬레이션은 실제 상황과 꽤 잘 맞아떨어졌다고 합니다. 

자세한 공식과 상수는 원문(링크)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담이지만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의 소용돌이가 난기류(Turbulence) 모델에 잘 맞다던 연구가 문득 생각나네요. Ted Education에 올라온 영상을 한국어 자막 설정 해놓았습니다.




4. 결과 및 후속 연구

한정된 공간인 실내 공연장에서 모슁을 하는 사람들(비평형, 불균형. non-equilibrium)은 아닌 사람들(평형, 균형. equilibrium)에 둘러싸이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두 그룹은 뚜렷이 나뉘어져서 균형을 유지하게 됩니다. 모쉬 핏 중앙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뛰면서 무작위한 충돌이 계속 유지되지만, 경계 부분에서 서로 부딫칠 때는 그런 무작위한 에너지가 빨리 소멸되고 안정화됩니다. 

요약하자면 모쉬 핏과 안전지대의 경계 부분에서는 에너지 소멸이 훨씬 크기 때문에 모쉬 핏이 무한정 커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결과는 기체 분자 운동(특히 확산)을 설명하는 통계 이론인 중심 극한 정리(Central Limit Theorem)에도 부합한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결론이지만 모쉬 핏을 이렇게 수학적, 물리학적으로 설명했다는 것이 중요한것일 겁니다. 이 연구는 재해가 일어났을 때 충격에 휩싸인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방법, 시위대를 질서있게 유지하는 방법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Heaven Shall Burn 공연에서의 Wall of death 360’ 영상입니다. (크롬을 제외한 몇몇 브라우저에서는 재생이 안됩니다.)


Jesse가 세운 가정과 공식, 시뮬레이션은 굉장히 훌륭하지만 아직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쉬 핏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서 동시에 서로를 향해 달려드는 Wall of death와, 점핑을 할 때 주변 관객들과 같이 뛰지만, 크게 봤을 때는 무질서한 ‘음악에 맞춰 점프를 하는 행동’은 후속 연구 주제로 남아있습니다. 


5. 급 마무리

급 마무리를 하자면.. 본 연구는 Jesse가 여자 친구를 메탈 공연장에 데리고간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혼자 갔더라면 모쉬 핏에 바로 뛰어들었겠지만, 여자 친구가 모슁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평소와는 다르게 안전지대에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안전지대에서 모쉬 핏을 봤을 때, 무질서해보이지만 모쉬 핏과 안전지대 사이에는 나름 질서가 지켜지고 있었고, 그것을 물리학 이론으로 분석하기 위해 이 연구가 시작된 것입니다. 좋아하는 공연장도 가고, 데이트도 하고, 논문도 내는 일석삼조를 위해 사랑하는 연인을 공연장에 데려갑시다!


모슁의 바이블격인 뮤직비디오 Sick of it all의 Step down으로 부족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y Corejae




참고:


원문: Collective Motion of Moshers at Heavy Metal Concerts(링크)

Jesse가 연구를 위해 참고한 모슁 영상들:
- Avenged Sevenfold: http://youtu.be/nOHY1YxX5iA 
- 모쉬핏 모음 영상1: http://youtu.be/o7w7m4lb2ok 
- 모쉬핏 모음 영상2: http://youtu.be/l6R7PiISa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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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음악에 가장 은밀하게, 위대하게 영향을 준 밴드는 디페시 모드? Are Depeche Mode Metal's Biggest Secret Influence?

Rammstein, Converge, Deftones, Dillinger Escape Plan, Lacuna Coil, Mike Shinoda, In Flames, Vador, Between the Buried and me, Marilyn Manson, Sonata Arctica..

위에 나열된 밴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디페시 모드(Depeche Mode)의 음악을 커버해서 앨범에 실은 바 있는 메탈 밴드들입니다. 정통 메탈부터 인더스트리얼, 뉴메탈, 멜로딕 데스, 하드코어, 다 뒤섞은 음악 등 정말 다양합니다. 그런데 기타 사운드도 없는 신스팝(Synth-pop) 밴드 디페시 모드가 어떻게 이렇게 메탈 밴드들이 추앙하는 밴드가 되었을까요? 한국에서는 이 정도로 추앙받지도 않고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었는데,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Rolling Stone)에 이에 대한 좋은 기사(링크)가 있어서 중요한 부분 위주로 번역해보았습니다. 원 글에 포함된 사진과 영상보다는 더 어울릴 법한 곡과 사진을 넣었습니다.

디페시 모드가 메탈 밴드음악에 미친 영향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디페시 모드가 노래하는 인류의 보편적인 어두운 감정이 음악의 형식을 넘어서 메탈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26년 전, 디페시 모드는 Violator앨범의 연속되는 싱글, "Personal Jesus," "Enjoy the Silence”, "Policy of Truth”로 엄청난 존재(phenomenon)로 발돋움 합니다. 이 싱글들은 이상하고 컬트적인 마릴린 맨슨, 람슈타인, 컨버지, 그리고 일명 Mr. Power Ballad Himself 새미 헤이거까지 커버한 곡들입니다. 커버곡의 대부분은 Violator 앨범의 수록곡인데 그들의 디페시 모드에 대한 진정한 팬심을 보입니다. 때로는 성대를 찢어버릴 것처럼, 때로는 디페시 모드처럼 저음으로 노래하는 데프톤즈의 보컬 치노 모레노는 팔 안쪽 이두 부분에 Violator 앨범 커버를 문신으로 새기기도 했습니다. 

공연장에서 소녀 팬들이 많이 따라 불렀다는 Blasphemous Rumours


디페시 모드의 가장 싸늘한 분위기의 곡인 1984년도 싱글 Blasphemous Rumours는 10대들의 자살과 죽음에 대해 이렇게 노래합니다. “난 어떠한 신성 모독같은 헛소리는 하고싶지 않아. 하지만 신은 유머 감각이 좀 있는 것 같아. 내가 죽으면 신이 비웃는 걸 보겠지.” 이런 주제는 슬레이어의 God Hates Us All보다도 거의 20년이나 앞선 것으로, 당대 메탈 밴드들을 위한 그런 주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영향력은 Violator의 발매 후 널리 퍼져나갔고, 이 때가 대략 하드락, 메탈 밴드들(또한 향후 약 20년의 메탈을 주도하게 될 밴드들)의 정신 세계에 디페시 모드가 자리잡는 시기입니다. 하드락커중 가장 처음으로 디페시 모드의 곡을 노래한 건 1989년에 액슬 로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액슬 로즈는 밴드(건즈 앤 로지즈)의 취향과 디페시 모드의 희망적인 사랑 노래 Somebody 가사를 잘 버무려서 101 Hollywood premiere 에서 불렀었습니다. 

마릴린 맨슨은 디페시 모드의 공연을 LA에서 본 애정어린 기억이 있고, 데프톤즈의 치노 모레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콘서트가 디페시 모드의 공연이라며 “저는 바리게이트 바로 앞까지 가서 보려고 발악했었어요.”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뭔가가 저에게 발사되어서 제 마음에 꽂히고, 이 음악을 좋아하게 만든 듯해요. 그냥 단순히 그 에너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요. 뭔가 달랐어요. 제가 성인이 되어갈 무렵의 가장 좋아하고, 소중한 기억 중 하나에요.” 


데프톤즈의 보컬 치노 모레노의 이두에 새겨진 Violator 앨범 커버의 꽃


피어 팩토리의 보컬이자 Violator 이전부터 원조 팬임을 자청하는 버튼 벨은 “디페시 모드의 보컬 데이브 가안의 목소리는 언제나 매력적이었어요.”라고 합니다. “그는 당시에 유행하던 징징거리는(whiny)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마음 속의 깊은 감정과 결심을 흔드는 목소리에요. 노래 가사보다도 노래하는 방식이 정말 저를 팬으로 만든거에요."

Enjoy the Silence를 커버한 바 있는 일명 "러브-메탈" 밴드 HIM의 보컬 빌레 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당시에 그 어떤 것과도 달랐어요. 그런 점이 저를 빠져들게 했어요. 디페시 모드의 독특함은 블랙 사바스에 비할 수 있어요. 남들이 하는대로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라는 것을 디페시 모드로부터 배웠어요.  


2004년에 Personal Jesus를 커버하여 많은 인기를 받은 마릴린 맨슨은 “다른 밴드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있어선 디페시 모드는 섹스 어필이 있기 때문에 듣는 음악이에요. 그런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좀 최면을 일으키는 듯 하죠.”라며 개인적인 느낌을 전합니다.

“Personal Jesus”를 커버한 또 다른 아티스트로는 Van Halen의 기타리스트였던 새미 헤이거가 있습니다. 블루지하고, 하드락적인 면을 담은 솔로 앨범 Sammy Hagar & Friends에서 Personal Jesus 커버 곡을 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제가 디페시 모드 팬이라는걸 잘 믿지 못해요. 제 큰 아들 Aaron이 저에게 디페시 모드를 소개했지만, Personal Jesus를 들을 때까지 저는 팬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런 일렉트로닉 밴드가 그런 헤비한 블루스 그루브로 연주를 한다는게 정말 멋있었죠. 그 리프는 항상 저를 사로잡아요."  

마릴린 맨슨의 대표곡 중 하나인 디페시 모드 커버곡 Personal Jesus 



Clean을 커버한 전설적인 하드코어/메탈 밴드 컨버지의 프론트맨 제이콥 배논은 이렇게 말합니다. “디페시 모드의 앨범들은 모두 약간 개인적이기도 하면서 극단적으로 파워풀합니다. 특히 Violator는 미적이면서, 인간의 어두움과 유혹이 양립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두가지가 바로 빡센 음악을 하는 사람들과의 연결 고리죠. 그런 주제 자체는 근본적으로 같아요. Clean은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깨끗해지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요. 그게 이 곡을 제가 해석하는 바입니다.” 

To Have and to hold와 Sweetest Perfection을 커버했던 데프톤즈의 치노 모레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디페시 모드의 가장 좋아하는 점은 약간 불안정하다는 것입니다. 어두운 주제지만, 그 안에 사랑이 있고, 관계가 있어요. 하지만 행복하거나 밝은 음악은 아니죠.” 치노 모레노는 2013년에 딜린져 이스케이프 플랜과 함께 Behind the Wheel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디페시 모드가 무엇을 노래하는 지는 절대 알 수가 없어요. 절대로 막 드러내지 않아요. 디페시 모드를 들을 때면 그 곡의 분위기와 달려가며 제 과거의 기억과 연결되는 느낌입니다."

치노 모레노는 밴드 멤버들이 빡센 음악의 패러다임에서 나아가 이렇게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것에 아직도 놀랍다고 합니다. 데프톤즈의 기타리스트인 스테판 카펜터는 디페시 모드를 들어본 적도 없었지만, 치노 모레노를 만나고 디페시 모드를 듣고나서 팬이 되었다고 합니다. Enjoy the Silence를 커버하여 영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고딕 메탈(Goth-metal) 밴드 라쿠나 코일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우리 음악을 편곡하는 베이시스트 마르코는 디페시 모드 팬은 아니었어요. 그들의 음악을 존중하긴 하지만 팬까지는 아니었죠. 하지만 그 조합은 완벽하게 맞아들었습니다. 몇몇 곡들은 특별한 감정마져 느껴요. 디페시 모드의 소리는 정말 마음을 울려요. 때로는 멜랑꼴리하고요. 약간 고통을 느끼는 걸 좋아하는게 인간의 본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겐 그렇게 느껴져요."

Enjoy the Silence의 커버곡으로도, 라쿠나 코일의 디스코그라피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곡입니다.



람슈타인의 경우에도 디페시 모드를 커버하자고 했을 때 밴드 내에서 반발이 있었습니다. 기타리스트 리하르트는 동독에 자라날 때 이 신스팝 밴드 디페시 모드를 발견했었습니다. 동독에서 음반을 구하기 힘들었지만 TV에서 나오는 People Are People을 보고나서 바로 팬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1998년에 리하르트는 멤버들을 설득하여 람슈타인은 Stripped를 커버하게 됩니다. 람슈타인의 보컬 틸 린데만은, “디페시 모드는 기타가 없는데, 메탈에는 기타가 있어야해요. 그래서 커버하기가 조금 쉽지 않죠.”
(역주: 현재도 라이브에서 Stripped를 자주 연주합니다. 베이시스트가 베이스를 놓고 관중 위를 보트를 타고 다니는, 공연에서 쉼표같은 느낌의 중요한 곡 입니다.)

HIM의 바일 발로는 다시 한번 언급합니다. “디페시 모드의 음악은 어떤 시기나 일시적 유행에 제한되지 않아요. 그게 바로 그 밴드가 독특한 세계와 존재감을 나타내는 마치 마법과도 같은 것이에요. 디페시 모드의 음악은 듣자마자 확 빨려들어가요. 이 황량하고, 회색 빛깔의 우울한 일상에서 음악 안으로 훅 빨려들어갑니다. 그게 바로 디페시 모드의 매력이죠."

람슈타인 뮤직비디오 중 독특하게도 멤버들이 직접 등장하지 않는데, 곡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영상입니다. 



이렇게 하드락, 메탈 팬들은 디페시 모드에 대한 존경을 표하지만 디페시 모드의 프론트맨 마틴 고어는 그러한 자신들의 큰 영향력에 대해서 약간 상반되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5년 초에 마틴 고어는 롤링스톤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많은 뮤지션들이 커버를 하겠다고 허락을 구하러 와서 놀란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밴드들이에요. 하지만 전 그냥 하라고 합니다. 제 팬들이니까요. 제 팬이 아니라면 커버하지도 않겠죠. 제가 별로 안좋아하는 장르라고 해서 커버하지 말라고 하는거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메탈 밴드와 수잔 보일.. 하하. (역주: Enjoy the Silence는 수잔 보일과 라쿠나 코일을 포함하여 무려 23개의 커버 곡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희의 그런 영향력에 대해 물어올 때면 제가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부분은 이거에요. 수많은 장르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


딜린져 이스케이프 플랜과 치노 모레노가 커버한 디페시 모드의 Behind the wheel입니다. 두 걸출한 보컬의 역량에 비해 약간 아쉬움이 남는 커버지만 디페시 모드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이 진심으로 느껴집니다.


디페시 모드의 원곡 1988년 라이브입니다. 데이브 가안 1인의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합니다.

 



컨트리/락앤롤의 전설적인 아이콘 쟈니 캐쉬(Johnny Cash)가 커버한 Personal Jesus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헤비 뮤직은 아니지만 디페시 모드 커버 곡 중 최고의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쟈니 캐쉬와 디페시 모드 둘의 위대함을 동시에 느끼게 되네요.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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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Four - Corejae



12월 17일 목요일 - DAY FOUR : Corejae - Pennsylvania, U.S.A


안녕하세요, Blue Screen Life에서 1년째 이런 저런 글을 포스팅하는 Corejae입니다. 혼자 했으면 절대 못했을 블로깅인데, 덕분에 1년째 꾸준히 하고 있네요

저는 미국 대학원 석사 과정 첫 학기를 밟고 있는 저의 모습을 올리려고 합니다. 이 포스팅을 올리는 지금은 사실 방학이라 집에서 쉬고 있지만, 딱 일주일 전의 일상을 공유하려 합니다.



5:40 am 기상

5:40에 일어나서 간단히 씻고 새벽 예배에 갑니다. 교회는 집에서 걸어도 10분 거리이고, 자전거를 타면 5분도 안걸려서 간단히 씻고 나가면 6시 10분쯤 도착합니다. 저에게는 아침에 새벽 기도 가는 것이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는데 좋아서 매일 가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결국 방학 때는 느슨해지네요..




7:15 am 아침 식사

아침은 주로 오트밀을 먹습니다. 레시피는 계속 바뀌는데 요즘엔 오트밀에 닭가슴살, 견과류, 방울토마토 넣어 먹는 것에 꽂혔습니다. 이렇게 대충 넣고 2분만 전자렌지 돌리면 음식이 완성되고, 맛있고, 영양가도 있어서 거의 매일 이렇게 먹습니다. 그리고 식비도 아끼고, 시간도 아낄 겸 점심용 샌드위치와 커피를 미리 준비해서 나갑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한국에 있는 여자 친구 퇴근 시간에 맞춰 페이스타임을 합니다. 장거리 연애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얼굴 보며 이야기하면 거리감이 많이 안느껴지네요.




8:30 am 연구실 도착


연구실에 도착해서 하루 스케쥴을 다시 점검하고, 연구실에서 공부 합니다. 숙제 하고, 논문 읽고, 생각하고, 조용한 삶입니다. 저는 아직 실험은 하지 않아서 주로 이 책상에 계속 앉아있습니다.


 저는 어두운 곳에서는 눈이 금방 피로해져서 스탠드를 3개나 쓰고있는데, 눈에 더 안좋은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맥북도 다른 이유보다도 액정때문에 샀는데, 미국의 어두운 간접 조명은 아직도 적응이 안됩니다.



결국 햇빛 잘 드는 위층의 그룹스터디용 테이블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여기도 정오가 지나면 햇빛 방향이 바뀌면서 약간 어두워집니다.



12:00 pm

밥 먹고, 쉴 겸 오피스로 내려옵니다. 페이스북 접속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데, 완전히 안 할수는 없어서 주로 식사 시간을 이용합니다. 이 날은 마크 주커버그의 기부 소식을 보고 있었네요.



1:30 pm

밥먹고, 공부하다가 졸음이 옵니다. 이 때 쪽잠을 자지 않으면 오후 수업에 가서 결국 졸려서 그냥 이 때 잡니다.


저희 항공과 복도에 있는 저 소파에 누워서 음악을 들으며 쪽잠을 잡니다. 저희 학교는 헬리콥터 연구 센터가 커서 모형 헬리콥터들이 여기저기 있습니다. 천장에 매달려있는 비교적 큰 저 헬리콥터는 1960년대에 개발된 무인 헬리콥터라고 합니다. 항공모함에서 비행기가 뜨듯이 바다에서 배 위에서 날리던 헬리콥터였다고 합니다. 천조국답네요.



2:30 pm 수업


이건 사실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의자 색깔만 다른 사진을 구글링해서 찾았습니다. 정말 불편한 교실입니다.. 한국의 왠만한 학원보다도 불편한 의자/책상입니다. 


미국 대학으로 처음 유학 나올 때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에 나오는 원형 교실에서의 토론식 수업을 예상했었습니다. 토론식 수업은 맞고, 학부 때는 이런 교실에서도 많이 들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당 학생 수가 작아지고, 점점 더 작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게되네요. 



4:00 pm

수업을 듣고나서는 헬스장으로 갑니다. 이 때가 사람도 적은 편이고, 수업 듣고 머리도 식힐 겸 이 시간에 갑니다. 



5:00pm 

집에 와서 씻고, 저녁을 먹습니다. 저녁에는 보통 스파게티를 해먹습니다. 밥 하는 것도 귀찮고, 영양도 잘 챙겨먹을 수 있어서 주로 이렇게 먹습니다. 


이 때는 여자 친구 출근시간이라 페이스타임을 합니다. 



6:30 pm

다시 학교로 돌아와 연구실로 갑니다. 연구실에 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실에 책도 다 있고, 편해서 주로 연구실로 갑니다. 


연구실 문을 열면 붙어있는 100년 기업 보잉의 포스터입니다. 누가 어디서 받아와서 그냥 붙여놓은 겁니다. 저희 연구실은 보잉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관련 좀 있었으면 좋겠네요. 미국 대학원은 산학연이 굉장히 미미합니다. 



11:00 pm 귀가


집에 돌아와서 한국에서 점심 시간인 여자 친구와 짧게 페이스타임을 하고 바로 잡니다. 

일주일 중 7일이 이런 단조로운, 조용한 삶입니다.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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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분수 디자인 회사 WET Design


2012년 여수 국제 엑스포에서의 Big O(출처: http://www.davidbirchall.com)


WET Design은 미국 LA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분수 디자인 전문 회사입니다. 우리에게는 2012 여수 국제 엑스포의 Big O를 디자인하여 친숙한 회사입니다. 여수 엑스포가 끝난지도 몇 년이 지났고, 서울, 부산, 화성, 제주도에도 이미 WET Design의 작품들이 있었지만 이 멋진 회사가 제대로 소개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1. WET Design

Water Entertainment Technology Design이라는 뜻의 WET Design은 분수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디자인 회사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물 그 자체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실 트레비 분수라던가 서양의 전통적인 분수는 물이 흐르는 '건축물' 혹은 '조각상' 느낌이죠. 


트레비 분수 파노라마 사진(출처: 위키백과)


WET Design은 1983년에 설립되었고, Mark Fuller(영문 위키백과 링크)를 중심으로 디즈니(Disney)에서 일 할 당시 만났던 동료들 Alan Robinson, Melanie Simon과 같이 설립되었습니다. 디즈니는 Imagineering(Imagine + Engineering)이라는 '비현실적인 상상을 공학적으로 가능케 하려는' 프로그램이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랜디 포시(Randy Pausch)교수님이 마지막 연구년을 보내신 곳이 바로 이 디즈니의 Imagineering입니다. 



2. WET Design의 기둥 Mark Fuller

창업자이자 회사의 중심인 Mark Fuller는 유타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Utah)에서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디즈니에 입사합니다. Mark Fuller는 학부 졸업 논문의 주제였던 Large-scale laminar flow nozzle을 활용하여 디즈니 테마파크의 분수를 개발하고, WET Design에서 분수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Large-scale laminar flow nozzle은 고유 명사는 아니고 기능을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아래 사진과 영상을 보시면 훨씬 빨리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추억의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가 들고 있는 담배의 연기는 처음엔 일정한 흐름이다가 위로 올라가면서 아주 불규칙적인 흐름으로 변합니다. 이렇게 일정한 Laminar flow를 만들어내는 노즐이 Mark Fuller의 대학 졸업 논문 주제였고, 아래 영상의 분수로 발전합니다.




(22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WET Design의 대표적인 분수 중 하나인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Detroit Metropolitan Wayne County Airport)에 있는 분수입니다. 인천 공항에서 직항으로 가는 그 디트로이트 공항입니다. 위에 사진에서 언급한 것처럼 물이 아주 일정한 흐름으로 이동합니다. Mark Fuller는 학부 졸업 후 이 프로젝트를 디즈니에서 계속 이어서 하게 되면서 디즈니 월드의 여전한 구경거리 Leapfrog(아래 영상) 개발에 참여합니다.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월드의 Leapfrog입니다. 몇 년에 생긴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WET Design이 설립되기 전이니까 1983년 이전에 된 것 같습니다.


이렇듯 Mark Fuller는 WET Design의 핵심 기술을 가진 공학자입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공학자보다는 디자이너라고 부르며, 대학교 때는 전공 수업 외에 다른 수업을 많이 듣다보니 졸업하는 데 5년 반이 걸렸고, 1년짜리 석사 과정도 2년 만에 마쳤다고 합니다. 이렇게 남들보다 늦어졌지만 여러 분야의 수업을 들은 이유는 다방면의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TEDx강연(링크)에서 이것에 대해 좋은 예로 설명했습니다.


 "디자인은 여기서 하고, 생산은 저기서 하고, 마케팅은 또 다른 지역에서 하면 비용은 절감될 수 있지만 일의 효율이나 퀄리티는 떨어질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더 가까이 한 도시에, 한 건물에, 한 층에 모여있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입니다. 그 거리를 훨씬 더 좁혀서 한 사람의 머리 안에 그 모든 것들이 다 들어올 수 있다면,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완전한 번역은 아니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학교를 남들보다 늦게 졸업하더라도 많은 것을 배우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덕분에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디자인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주요 작품들


30년이 넘은 이 디자인 회사의 200개가 넘는 작품 중 주요 작품들을 유형별로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앞서 보여드렸던 것처럼 물이 이동하는 분수 만을 만들다가 점점 대형화되고, 이제는 멀티미디어와 결합된 미디어아트적인 대형 분수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www.wetdesign.com)에 가시면 전세계에 퍼져있는 WET Design의 작품들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자체도 굉장히 멋지니 꼭 들어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1) 공원, 쇼핑몰 분수 - 캐나다 West Edmonton Mall (1985), 미국 버지니아 주 Fairfax Corner(2007) 




WET Design은 크고 신기한 작품만 만드는 것은 아니고, 공원이나 쇼핑몰 분수도 많이 제작합니다. 하지만 역시 평범하지만은 않습니다. 

 


2) Laminar Flow 응용 - 그리스 아테네 Private Residence(2004) 




그리스엔 WET Design의 분수가 딱 하나밖에 없는데, 어느 Private Residence 있습니다. *Private Residence라는 단어가 개인 집(별장)이라는 의미도 있고, 사생활이 조금 더 보호되는 호텔같은 의미도 있어서 확실하게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어찌됬든 그리스에 있는 멋진 이 분수는 영상도 찾아볼 수 없고, 공식 홈페이지(링크)에 올라온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지만 언제봐도 신기한 WET Design의 Laminar Flow를 잘 활용한 분수입니다. 사진 상으로 봤을 때 꽤 큰 정원으로 보입니다. 이전 작품들 중 미국 댈러스의 Fountain Place에 있는 작품(아래 영상)과 시카고 Water Tower Place에 있는 것을 활용한 듯 합니다. 



WET Design의 가장 초기 작품 중 하나 Fountain Place(1986)입니다. 



시카고의 Water Tower Place의 에스컬레이터 사이 분수(2001)는 실제로는 굉장히 패턴이 다양한데, 적당한 영상을 찾기가 힘드네요. 



3) 초대형 분수 - 네덜란드 아쿠아누라 분수(2012),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1998)두바이 분수(2009)



네덜란드 카슈빌에 있는 Efteling 테마파크에 있는 분수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분수이고, 세계에서는 세번째로 가장 큰 분수입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 있는 벨라지오 호텔을 장식하는 대형 분수입니다. 지금도 라스베가스 볼거리를 대표하는 유명한 분수로 약 1만평(8에이커)의 인공 호수에 지어진 세계에서 두번째 큰 분수입니다. WET Design에서 올린 공식 영상(링크)도 있지만 본 영상이 더 잘 보여줍니다.



WET Design 지사가 있기도 한 두바이 버즈 칼리파에 있는 두바이 분수(The Dubai Fountain)입니다. 약 4만평(32에이커) 크기의 인공 호수에 지어진 세계에서 제일 큰 분수입니다. 약 2,500억원의 공사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4) 국제 행사용 분수 -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2002), 소치 동계올림픽(2014)


우리에게는 안톤 오노 선수의 부정행위로 기억되는 2002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 성화대 디자인에도 WET Design이 참여했습니다. 성화대가 워낙 커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래 사진을 보시면 벽을 따라 물이 흐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적당한 영상을 찾을 수는 없네요.. 




해프닝이 많았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성화대 주변의 분수도 WET Design의 작품입니다. 






4. 한국과의 인연

한국에는 맨 처음에 잠깐 소개했던 Big O를 비롯해 총 6개의 WET Design 분수가 있습니다.


1) 서울 - 포스코센터 (1995)



테헤란로에 포스코센터가 생기면서 우리 나라에 WET Design의 분수가 처음 들어왔습니다. 이제 20년이 되었네요.



2) 서울 - 삼성생명 태평로 분수 광장(1998)



처음 설치되었을 당시로 추정되는 사진이 WET Design 홈페이지에 올라와있습니다. 요즘엔 여름철에 주로 아이들이 뛰어노는 곳이죠.




3) 제주 - 산지천 분수(2002)


제주도에 있는 산지천 음악 분수입니다. 아이들이 재밌게 놀고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네요. 



많은 사랑을 받은 분수지만 안타까운 소식도 있습니다. 유지 관리비가 비싸서 철거한다고 합니다.. 



4) 화성시 - 메타폴리스 분수



앞서 주로 보여드린 일직선의 곧은 Laminar Flow 분수도 멋지지만 물을 흩뜨리는 것도 정말 멋있게 잘 하네요.  



5) 여수 - Big O



2012 여수 국제 엑스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Big O입니다. 이 작품은 WET Design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지어진 물로 만든 스크린(Water Curtain)중 가장 큰 작품이었고, 이렇게 멀티미디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작품은 WET Design에게도 처음이었습니다. 




6) 부산 -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여기서도 귀여운 아이가 재밌게 노네요. 



*수정: silliest@naver.com 님께서 댓글로 제가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주셨습니다. 


"1. 포스코센터 분수는 수년전 철거되었고, 3.산지천 분수도 철거되었으며, 5. 여수 Big-O 분수는 ; O구조물에 있는 Big-O분수는 WET사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공중 구조물에는 3D노즐분수ᆞ워터스크린분수ᆞ안개분수 등 3종류가 설치되었는데 제품제작ᆞ시공ᆞ연출 등을 한국업체가 하였으며.. 해수면에 설치된 해상분수도 분수 기자재는 WET사가 공급했으나 고난이도가 수반되는 시공 또한 한국업체가 하였음을 설명드립니다."


피드백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5. 사내 문화


그렇다면 이 멋진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미국의 대표적인 구인구직 사이트인 glassdoor.com에서의 후기를 바탕으로 간접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별 다섯개 만점으로 총 평점/친구에게 추천할건지/CEO 지지율(대통령 지지율같은) 등으로 평가를 하고, 후기도 남깁니다. WET Design의 평가(링크)는 평균 3.5, 친구에게 추천:67%, CEO 지지율: 75%입니다. 


약간 다르게 말해서, 평균 70점, 직원 3명 중 2명은 친구에게 회사를 추천함, 직원 4명 중 3명은 CEO를 믿고 지지함이라고 생각하시면 더 빠르게 이해될 것 같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인기 많은 회사들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실제 리뷰를 보면 좋은 내용들이 대부분 입니다. 몇몇 극단적인 평가가 점수를 깎아먹는 것 같습니다.





점수가 높게 책정된 이유는 아무래도 이 분야 최고의 업계이다 보니 보고 배울 점이 많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양한 분야가 접목되는 만큼 의사소통도 중요한데, 의사소통도 굉장히 잘 된다고 합니다. 회사 안에 운동 시설도 잘 되어있고, 일터가 주는 만족감도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단점은, 아무리 업계 1위의 회사라도 현금 흐름이 워낙 불규칙적이라서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있다고 합니다. 부족한 예산으로 일을 진행하는건 모두를 힘들게 하죠. 초기에 예산을 책정하고, 계획대로 진행시켜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약간 부족함이 있어 보입니다. 



Mark Fuller가 직접 회사 내부를 소개하는 2011년 영상입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 보여주기 좋은 편향된 영상이겠지만 회사 내부를 볼 수 있어서 재밌네요. WET Design의 페이스북 페이지(링크)에 가시면 직원들의 할로윈 파티, 회사 내부 등 일상적인 사진들의 많이 올라옵니다.




6. 여담


- Big Brain Theory의 심사 위원으로 나온 Mark Fuller.



Mark Fuller는 디스커버리 채널의 Big Brain Theory라는 공학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나왔습니다. 각종 미션을 공학적으로 해결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의도는 참신하고 좋았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공대생인 제가 봐도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시즌1만에 사라졌습니다. Mark Fuller는 공학적인 원리를 설명하고, 디자인을 크리틱하는 역할이었습니다. 



- WET Design 공식 홈페이지(링크)



제가 이 회사를 처음 알게 되고, 처음 홈페이지를 들어가보았던 것이 5년 전인 2010년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때의 홈페이지와 지금의 홈페이지가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웹사이트의 과거 모습을 추적해볼 수 있는 archive.org에서 검색을 해보니 2009년 말부터 지금의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약간 유행이 지난 형식을 사용하고 있고,(배경 음악, 전체 화면, 플래쉬 사용 등) 배경음악 마저도 여전히 동일한데, 촌스럽지 않고, WET Design의 작품들을 아주 잘 보여주는 홈페이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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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타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Ink Master


Ink Master의 심사위원들 (좌측부터)Chris Núñez, Dave Navarro, Oliver Peck. 가운데 Dave Navarro는 Red Hot Chilli Peppers, Jane's Addiction 등 여러 밴드를 거친 기타리스트(이젠 방송인)이고, 양 옆은 감히 마스터라고 칭할 수 있는 미국의 타투이스트들입니다. 왼쪽의 Chris는 이레즈미, 오른쪽의 Oliver는 아메리칸 트레디셔널로 특히 유명합니다. 시즌1부터 시즌 6까지 심사위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Ink Master 


미국은 리얼리티 쇼/서바이벌 프로그램 역사가 긴 만큼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타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Ink Master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미국의 Spike TV에서 2012년에 시작해서 이미 시즌 6까지 나왔지만 한국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것같습니다. 케이팝스타가 노래, 쇼미더머니가 랩으로 승부를 한다면 Ink Master는 타투로 승부를 가르는 것입니다. 어떻게 남의 몸에 영구적으로 새기는 타투로 승부를 하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재밌습니다. 자칫 잘못되면 상대방 인생까지 망칠 수 있어서 그 어떠한 프로그램보다도 긴장감이 팽팽합니다. 그래서 타투이스트가 중도 포기하기도 하고, 고객이 시술을 거부해서 타투이스트가 본인 몸에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객에 대한 이해, 공감, 소통도 굉장히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나옵니다. 

(여기 나오는 타투 용어 중 제가 한글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들은 영어 단어로 표기했습니다.)

타투가 어떻게 새겨지는 것인지 잘 설명한 영상입니다. 타투가 새겨지는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잘 포착했습니다. Ink Master는 이렇게 영구적으로 문신을 다른 사람 몸에 새기고 그것으로 승자를 가릅니다. 감이 오시나요?



몸풀기 Flash Challenge


먼저 Flash Challenge라고 해서 워밍업 대결로 먼저 시작합니다. 타투이스트로서 갖춰야하는 여러 덕목들을 평가합니다. Contrast, Outline, 도안, 몸에 잘 어울리는지, 색의 조합 등 여러 덕목들을 타투가 아닌 갖가지 방법으로 평가합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타투 머신을 조립해서 타투를 하는 미션도 있었고, 종종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짧은 레터링 타투나 작은 타투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Flash Challenge에서의 우승자는 본 경기라 할 수있는 Elimination Tattoo에서 막강한 힘을 갖습니다. 먼저 진행방식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Elimination Tattoo는 모두가 동시에 같은 제한 시간동안 다른 사람 몸에 타투를 합니다. 보통 6시간 정도 주어집니다. 이 때 타투이스트와 고객이 매치가 되는데 일전의 Flash Challenge의 우승자가 결정하게 됩니다. 너는 얘랑 해 이런 식이죠. 아주 잔인한 룰이라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컬러 뉴스쿨 전문 타투이스트에게 흑백 초상화 타투 고객을 붙이든지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BSL의 멤버이신 Fewed님이 타보고 싶다고 하셨던 Dodge의 머슬 카를 도색하는 Flash Challenge였습니다. 이 날은 2인 1조로 팀을 이뤄서 하는거라 서로 스타일과 뜻을 맞춰야 해서 더 어려웠겠네요. 이런 식으로 회사가 홍보용으로 협찬도 많이 합니다. 



이 날은 Precision을 평가하는 날로 예거마이스터(Jagermeister)에서 후원해서 예거마이스터 로고를 작게 그리는 플래쉬 챌린지였습니다. 보고 그리는거고, 너무나 잘 알려진 로고니까 다 비슷하지 않나 싶지만 의외로 모든 타투가 약간씩 달랐습니다. 



본 경기 Elimination Tattoo

Flash Challenge 후에 Elimination Tattoo에서는 일단 서로 매치가 된 타투이스트와 고객이 타투에 대해 자세하게 상의합니다. 그 날 저녁부터 타투이스트는 도안을 그리고, 다음날 시술에 들어갑니다. 한 주에 한 명씩 탈락하고, 최후의 3인은 본인 샵으로 돌아가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초대형 타투(주로 등 전체)를 합니다. 이 때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타투이스트가 그린 도안으로 그리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등판에 윤곽까지 그렸는데 하기 싫다고 중간에 포기한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시즌 2부터는 시청자 투표가 도입되어서 결승전 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우승자는 큰 상금을 받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100,000(약 1.2억원)의 상금보다는 Ink Master라는 명예가 중요한 거겠죠. 여기 나오는 정상급 타투이스트들이 얼마를 받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시즌 1 준우승자 Tommy Helm은 2년치 예약이 밀려있다고 했었는데 요즘엔 몸값이 더 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시즌 6에서 4인 1조로 한 사람 몸에 동시에 타투하는 챌린지였습니다. 이 경우에 경쟁자와 팀을 이뤄서 협동을 해야하고, 나와 잘 맞지 않는 상대방 스타일에 맞춰야 하기도 하고, 마치 한 사람이 새긴 하나의 타투인 것처럼 보이게 일관적이어야 합니다. 게다가 클라이언트의 몸이 자꾸 다른 타투이스트 때문에 움직여지기 때문에 정말 어렵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옵니다.


결승전엔 시간이 많이 주어져서 주로 이렇게 등판 전체를 합니다. 결승전에 오른 타투이스트들과 그들의 고객들(여기선 일명 Human Canvas)입니다.




또다른 묘미 게스트 심사위원


종종 평가 위원으로 게스트 심사위원도 나옵니다. 주로 20년 이상 경력의 타투이스트들이지만 타투를 좋아하는 운동 선수라던가 연예인도 나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평가를 도와서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한 번은 엑스맨 타투가 주제였는데 영화 배우 휴 잭맨이 나와서 본인과 다른 캐릭터를 새긴 타투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날은 Color Portrait을 평가하는 날인데, 엑스맨이 주제였습니다. 엑스맨 타투를 원하는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도안을 들고왔죠. 이렇게 너무나 유명한 캐릭터의 사진을 들고 온 경우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말 어려운 미션이었지만 다들 엑스맨을 좋아하는지 정말 타투 퀄리티가 높았습니다.



휴 잭맨이 엑스맨 타투를 심사하러 등장! 이 날 다들 정말 잘 했습니다. 휴 잭맨이 계속해서 놀라네요.



이 날은 이레즈미, 핀업, Color Realism 각 분야의 거장이 총 세명이나 게스트 심사위원으로 나왔습니다. 거장들의 타투 정말 대단하네요.



망한 타투 고쳐주는 Tattoo Nightmares


Ink Master의 파생 상품? 자매품? 같은 프로그램으로 Tattoo Nightmares도 있습니다. Ink Master시즌1 준우승자 Tommy Helm과 Jasmine, Big Gus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망한 타투를 커버업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Ink Master처럼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재밌는 얘기도 많아서 더 편한 마음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한 에피소드 당 각자 한 명씩 총 세 명의 커버 업 타투를 하는 것입니다. 술먹고 한 타투, 내기에서 져서 한 타투, 옛 연인에 대한 타투, 커버업 했는데 또 망한 타투 등 한숨 나오는 타투를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걸작품으로 탈바꿈합니다. 방송에서는 Disasterpiece to masterpiece 라고도 합니다. 이 방송에 나오는 많은 고객들이 예전의 한심한 타투가 걸작으로 바뀐걸 보고나면 그동안 타투때문에 받았던 상처와 멸시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이상한 여자 타투가 있었는데 부성애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타투로 탈바꿈했습니다. 이상한 타투가 있는게 본인은 괜찮은데 딸이 안좋게 생각해서 마음 고생이 심하셨나봅니다.


Ink Master에서 망한 걸 여기 와서 다시 고치기도 하네요. 


타투는 아름답다.


타투를 그냥 패션이라고 하기에는 유구한 역사가 있고,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타투에 자주 쓰이는 특정 동물들(특히 이레즈미 용, 호랑이, 잉어 등)이나 별 모양에 다 의미가 있고, 규칙도 있고, 그러한 규칙이 생겨난 이유가 다 있습니다. 이러한 규칙이나 역사를 무시하고 그냥 멋있으니까, 연예인이 한게 멋있으니까, 이렇게 하는 타투는 나중에 후회하기 딱 좋습니다. 본인에게 의미가 있고, 어울리는 타투를 해야합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기아 후원을 알리기 위해 후원 아동들의 이름을 새긴 타투. 

사실, 멋있는 사람은 뭘 해도 멋있습니다. 타투를 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알고, 멋있는 사람이 먼저 됩시다.



타투가 멋있어서 조니 뎁이 멋있다기 보다는 조니 뎁이 멋있어서 타투까지 멋있는 거겠죠?



요즘에 길거리에 돌아다니다보면 팔에 잘 보이는 곳에 타투 하신 분들을 많이 봅니다. 타투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Ink Master에서 거장들의 평가를 보시면서 잘 된 타투가 무엇인지, 그렇게 잘 된 타투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아셨으면 합니다. Ink Master가 영어이고, 어려운 형용사와 비속어, 전문 용어 많이 나와서 어려우실 수 있지만 눈으로만 봐도 아실 수 있습니다. 화면 보면서 대충 뉘앙스만 들어도 알 수 있구요. 또한 Tattoo Nightmares는 대부분 정말 심하게 망한 타투를 고쳐주다보니 커버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한 번 망한 타투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오랫동안 희생해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Spike TV 공식 사이트(www.spike.com)에 가시면 풀 영상 몇 개 올라와있고, 클립 영상도 많이 있습니다. 아니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Ink Master에 나왔던 타투이스트들이 직접 뽑은 최고의 타투와 최악의 타투 영상으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Spike TV에서 올린 공식 영상인데 이상하게 전체적으로 색이 좀 바래서 나와서 아쉽네요. 모두들 후회 없는, 평생 자랑스러운 타투 하시길 바랍니다!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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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형 인재'는 정말 필요했던 것일까?


1. '융합형 인재의 시대'는 몇 년만에 끝난건가요?

구글에서 융합형 인재’를 검색 해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자료들이 보통 4~5년 자료, 기껏해야 2~3년 전 자료가 나옵니다. 이쪽 이야기는 거의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죠. 관련 책도, 학회도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단순히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산업계에서 계속 그런 인재를 필요로 한다면 계속 화두가 되겠죠. 

통섭론으로 유명했던 최재천 교수님에 의하면 
- 통합은 '물리적인 합침'을 말합니다. 섞었지만 화학적으로 엉겨 붙은 상태가 아닌.
- 융합은 '화학적 합침'입니다. 수소분자 2개와 산소분자 1개가 결합해 물 분자가 되듯이, 원래의 존재는 사라지고 전혀 새로운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 통섭은 '생물학적 합침'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예컨대, 진화생물학과 심리학이 만나서 진화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합니다. 새로운 학문이 탄생했다고 해서 진화생물학과 심리학이 없어지냐? 기존의 특성은 계속 가지면서 새로운 조합이 탄생하는 것이죠. (참고: http://www.ictstory.com/403)

통섭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에 이름만 붙인 것입니다. 우리는 원래 그렇게 살고 있었지만 더 알기 쉽게 이름을 붙이고 개념화 시킨거죠. 회사, 학교, 군대, 운동 경기, 알바 등 어디서든 자기 것을 지키면서 서로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최재천 교수님이 주장하시던 통섭'이 원 플러스 원 느낌의 융합'이라는 말로 퍼졌습니다. 그러한 오해를 지적하기 위한 통섭과 지적 사기라는 책도 나왔습니다. (참고-무료 요약: http://ridibooks.com/v2/Detail?id=103001450) 여러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다보니 통섭이나 융합 섞어서 사용하겠습니다.

영원히 고통받는 스티브 잡스..R.I.P. 


'융합형 인재' 유행의 시작은 애플의 아이폰(2007년 첫 발매), 아이패드(2010년 첫 발매) 의 성공 시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성공하니까, 분석 한 결과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전자 공학자 혹은 개발자인가봅니다. 하지만 애플은 30년 이상 경력의 회사인데다가, 스티브 잡스는 고등학교 때부터 스스로 전자공학을 공부했고, 당대 최고의 게임 회사 아타리에서 일을 했었고, 스티브 워즈니악이라는 최고의 전자회사 HP에 다니는 말 잘 듣는 실력자 파트너가 있었습니다. 삶의 경로만으로 그 사람의 머리 속과 마음을 전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특히 더 심한 것 같구요. 단순히 스펙만으로 이렇게 사람을 분석한다는게 정말 너무나 답답합니다 ㅠㅠ



2.1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 굳이 억지로 다 시켜야 하나?


출처: 대한민국 정부 대표 블로그(http://blog.daum.net/hellopolicy/6984781)


201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융합형 인재에 대해 가장 활발하게 이야기하는 곳은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입니다. 근 1년간 보도된 것만 살짝 살펴보겠습니다. 

         1) 2014. 08. 26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 추진’: http://mest.go.kr/web/100026/ko/board/view.do?bbsId=294&pageSize=10&currentPage=42&encodeYn=Y&boardSeq=56434&mode=view )

         2) 2014. 12. 03 『2014년 융합인재교육(STEAM) 성과발표회』개최! http://www.moe.go.kr/web/45859/ko/board/view.do?bbsId=294&boardSeq=57804

         3) 2015. 06. 15 "미래는 융합인재 시대… STEAM·SW 교육이 핵심”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인터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6/14/2015061401320.html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재단법인으로 STEAM 교육을 앞장서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링크인 2014년 8월 26일에 발표한 미래에 필요한 융합형 인재(STEAM -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를 키우기 위한 교육 방안을 요약 하자면
(※학생 및 학부모 빡침 주의)

* 문과 학생들도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이과 학생들도 인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려는 것
*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에서는 사회, 과학 교과에 공통 과목을 개설하고, 수능에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
* 과학 수업의 일방적 축소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과학 실험 과목 신설 등 이수 단위 조정을 검토
* ‘인문’ 교과 도입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가 없으며, 고등학교 과학․수학 과목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

(아직 제대로된 대책도 없고 장기적인 비젼도 없지만) 문과도 이과도 다같이 과학/사회 배우고, 과목 수를 조정하면 융합형 인재를 위한 교육을 할 수 있나봅니다. 계속 뭔가를 주입하려고 하는 느낌인데 꼭 굳이 이렇게 억지로 교육을 시켜야하는 것일까요? 결국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사교육 더 많이 하게 되겠네요. 지식이 많아서 나쁠건 없지만, 얕고 넓은 지식이 융합형 인재를 육성시키는 것일까요? 한국의 많은 어린이들은 어렸을 때 피아노, 태권도, 한문, 미술 등을 배우는데 이것 만으로는 융합형 인재가 되기에 부족한가요?

여러가지 다 잡으려다가 중요한 걸 떨어뜨리는 건 아닌가요?




2.2 개발을 할 줄 아는 인문학자 =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개발자?


융합형 인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삼성전자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960시간(매일 8시간씩 120일간)의 집중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인문학도가 개발 능력을 갖게 하는 SCSA(Samsung Convergence Software Academy)입니다. (참고: http://blog.samsung.com/4385/) 저정도 규모에 저정도 기간이라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겠네요..

4년 이상 대학교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한 인문학도들과 프로그래머들은 이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합니다. 저렇게 교육 시켜서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내야할 만큼 프로그래머들이 부족한 것일까요? 아직은 실험 단계이라고는 해도 960시간동안 프로그래밍 공부한 사람들을 어느 직무에 투입시킬지, 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큰 수익을 낼 지 궁금합니다. 이것은 인문학도를 대하는 자세, 개발자를 대하는 자세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융합형 인재에 대한 조금 더 솔직한 의미

팔방미인이 있으면 좋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팔방미인이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습니다.


융합형 인재라는 말이 화두가 됬던 것이 애플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은 만큼 회사와 사회에서 말하던 진정한 융합형 인재는 우리 회사(나라)에서 기발한 상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해서 세상에 내놓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이윤을 올리는 인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일 전공이든 복수 전공이든 상관 없이 아이디어 좋고, 일도 잘하는 사람입니다. 회사가 원하는 변하지 않는 인재상입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상품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적어도 한 분야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뛰어난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융합형 인재를 정의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명확하다고 하는 정의는 서울대학교 뉴 미디어랩의 방현우 교수님의 “진정한 의미의 융합은 다분야의 사람들을 모았을 때가 아니라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이해했을 때 일어납니다.” 라고 생각합니다.(Make: Korea 창간호 32쪽) 

다양한 분야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다 이해하냐구요? 이게 어려우니까 귀한 인재인 것입니다. 융합형 인재의 예시로 많이 나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기술자, 해부학자, 식물학자, 천문학자, 지리학자였고, 르네 데카르트는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이자 수학자였습니다. 이런 분들도 한 분야 한 분야 깊이 연구해서 이해하신것이지 수업 몇 개 더 듣고, 연수 더 들은 게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최재천 교수님도 통섭형 인재에 대해서 "이것저것 잘하는 팔방미인이 아니라 자기 우물이 확실히 있으며 , 다른 분야에도 소질이 있어 그 분야 사람들과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라고 하십니다.(참고: http://www.ictstory.com/403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른 분야에 소질까지도 필요없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줄 자세와 건설적인 토론만 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융합형 인재가 미래의 인재상이라는 드립이 자꾸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 경영진과 실무진의 괴리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물론 공대생이 경영 학위를 가진 것도 좋고, 미대생이 프로그래밍 할 줄 아는것도 좋겠죠. 하지만 당장 일을 시켜야 하는 실무진들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할까요? 


4. 구글이 원하는 것은 다양한 지식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배울 줄 아는 능력


세계를 움직이는 회사 구글은 그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시도 때도 없이 홍보하고, 인재 확보에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 회사입니다. CEO 였던 에릭 슈미트가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라는 책을 내기도 했으니까요. 구글 정도면 전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알아서 들어올 것 같지만 구글만큼 이렇게 인재 확보를 공개적으로 하는 회사도 없습니다

구글 내부에서 어떤 사원들이 성공적으로 일을 하는가에 대해 분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스펙을 모두 배제한 상태에서 분석했을 때 결과는 Intellectual humility와 Learning ability가 높은 사원들이 성과가 좋았습니다.(참고: http://qz.com/180247/why-google-doesnt-care-about-hiring-top-college-graduates/) Intellectual humility는 지적 겸손함. 즉 겸손하게 배우려는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 만들어낸 단어인 것 같습니다.) Learning ability는 IQ보다는 사고력에 더 가까운 개념입니다. 구글에서는 Learning ability를 측정하기 위해 체계화된 행동사건 면접(Behavioral interview)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양보다는 사고력이 훨씬 중요하겠죠? 배울 줄 아는 능력. 겸손하게 배우려는 자세와 사고력이 중요한 이유는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에 배운 것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주 소수의 직업에만 국한될 것입니다. 


5. 모든 인간에게 내재된 배움의 본능


모든 사람들은 위의 영상처럼 어릴 때 호기심이 많고, 배우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어린이 나름 깊이 알고싶어 하고, 아이가 던지는 많은 질문에 어른들이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답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아이들이 많이 질문하니까요. 모르는 것이 절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죠. 하지만 진짜 절망스러운 것은 아이와 같이 답을 찾기 위해 어떻게 생각을 해야할 지 조차 감이 잡히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이런 호기심 많은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변했을까요? 한국 사람들 질문 안하는 건 오바마 대통령도 알 정도로 유명하죠.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지나 중1만 되어도 학교에서 다 똑같은 교복 입으면 호기심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됩니다. 더 이른 시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아이들의 엉뚱한, 곤란한, 난해한 질문 몇가지 예시로 드립니다. 사후세계, 성교육 관련된 질문들은 나름 흔해서 뺐습니다. (출처: http://www.ibestbaby.co.kr/static/newbb/bbcommuny/bbreporter_view.php?boa_sq_board=521)

 26개월 아이: 엄마.. 고양이는 왜 수염이 있어?

-  35개월 아이: 1. 바람은 왜 불어요? 2. 나는 왜 겨드랑이에 털이 없어요? 3. 시간은 왜 빨리 안 가요? 또는 왜 아직도 저녁(약속한 시간)이 안됐어요?

- 7세 아이: 1. 땅은 왜 딱딱해요? 2. 하늘은 왜 파래요?

- 5세 아이: 4. 엄마, 부은이 왜 어린이집에 가야해? 5. 아빠는 왜 부은이처럼 앉아서 쉬 안하고 서서 쉬 해? 6. (지팡이 짚고 지나가는 노인을 보며) 엄마, 저 할머니는 왜 지팡이 짚고 가? 7. 엄마, 하늘에서 왜 비가 내리지?

시간에 대한 질문은 무슨 철학자들의 질문 같네요. 이런 질문의 답을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답하는 아이가 바로 똑똑한 아이가 아닐까요? 스스로 혹은 같이 그 질문을 발전시켜나가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정확한 답을 검색해서 정확한 지식을 알려준다면 아이의 사고력도 키우고, 정확한 지식도 전달시켜줄 수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이 채점 후 아이에게 어떻게 다시 설명해주셨을 지는 모르겠지만, 정답만을 요구한다면 이 아이는 앞으로 솔직한 본인의 생각보다는 교과서에 나온 정답을 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물론 대부분 아이들의 집중력이 짧고, 아무리 설명을 잘 해줘도 아이 수준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송유근 군 부모님의 교육 방법에 보면

■ 스스로 배우게 하라

유근이는 인터뷰 중 어머니 박씨에게 갑자기 “천연두가 뭐야?”라고 묻더니, “소보로빵이 뭐야?”라며 궁금해했다. 박씨는 그 쉬운 질문에도 태평한 표정으로 “그게 뭐지? 알아봐야겠네”라고 답한다. 유근이는 한참 뒤 “마마 자국을 곰보라고 해? 그게 소보로랑 같아?”라고 했다. 유근이 부모는 뭔가를 바로 가르치거나 고쳐주지 않고, 책이든 현장이든 직접 배울 수 있도록 이끈다. “산이 뭐냐”고 물으면 산으로, “사자가 뭐냐”면 동물원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 관심 있는 것을 선택하게 하라 
송수진씨는 ‘아이가 이것을 잘 하니, 이제는 저것을 시켜봐야지’라는 태도를 버리라고 충고한다. 해야 하는 공부의 종류가 늘어나면 아이가 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성장할 기회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 하루 중 할 수 있는 일을 적어놓고, 아이가 제일 하고 싶어하는 일 한 두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직펜으로 지워버려야 한다. 대신 그것이 영어든 바둑이든 노래든 물리학이든, 선택했으면 시간과 정성을 다 쏟아 부으라고 한다. 그렇게 공부한 유근이는 하루 14시간 동안 공부하고 실험해도 지루한 줄을 모른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여유를 갖고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압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호기심을 해결할 줄 알고,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회가 원하는 인재일 것입니다.


6. 허울좋은 소리보다는 우리가 장기적으로 원하는 인재상과 미래상을 재정립해야할 때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나온 네오 서울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한국의 미래는 어떤가요?



사회 전반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부의 편중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세계화와 빠른 기술 발전으로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현재와 다가올 미래를 이해하고, 시대 흐름에 휘둘리지 않는, 변화에 적응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입니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의 "고집이 없다면 포기를 너무 빨리할 것이다. 또 융통성이 없다면 삽질을 할 것이고, 해결할 문제에 색다른 방법의 해결책을 못 볼 것이다."라는 조언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정말 장기적으로 지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축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며 백년대계 교육 정책을 계획하고, 지금 들어오는 신입 사원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는 것을 생각하며 계획을 짜야할 것입니다.



by Corejae




제프 베조스의 나머지 조언도 참고로 아래에 첨부했습니다. (참고: http://besuccess.com/2013/09/the-20-smartest-things-jeff-bezos-has-ever-said/)


1. 모든 비즈니스는 항상 젊어야 한다. 만약 당신의 소비자층이 늙어간다면, 당신의 회사는 Woolworth’s처럼 될 것이다. (Woolworth’s: 20세기에 유명한 백화점, 지금은 망했음)

2. 두가지 종류의 회사가 있다. 소비자에게 물건값을 최고로 많이 받으려는 회사와 값을 최소로 받으려는 회사. 우리는 최소로 받으려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

3. 당신 회사의 이익률은 우리 회사에는 기회이다.

4. 당신의 회사가 답을 알고 있는 비즈니스만 한다면, 당신 회사는 오래가지 못한다.

5. 아마존에서는 지난 18년 동안 3가지 아이디어만 가지고 일했다.  이것이우리를 성공으로 이끈 이유 3가지이다. 1) 소비자를 항상 먼저 생각해라. 2)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라. 3) 인내심을 가져라.

6. “앞으로 10년 동안에 어떤 변화를 예측하고 있습니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재미있는 질문이지만, 식상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안 물어본다. “앞으로 10년 동안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두 질문 중에서, 두 번째 질문이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예측 가능한 정보를 가지고,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기가 더 쉬우니까. 소비자들은 더 낮은 가격과 더 빠른 배송, 더 많은 선택을 원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이 전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런 상상을 하기는 힘들 것 이다. “이봐 베조스, 나 아마존이 참 좋은데, 값을 좀 비싸게 냈으면 좋겠어.” “나 아마존이 참 좋은데, 배송이 너무 빠르게 와” 우리는 이 불변하는 전제에 힘 쓰고있기 때문에 10년이 지나도 헛고생은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불변하는 것을 알면, 그런 곳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좋다.

7. 고집이 없다면 포기를 너무 빨리할 것이다. 또 융통성이 없다면 삽질을 할 것이고, 해결할 문제에 색다른 방법의 해결책을 못 볼 것이다.

8. 모든 비즈니스 계획은 처음 실제상황에서 바뀌게 된다. 실제상황은 계획하고는 항상 다르게 진행된다.

9. 구세대 비즈니스는 30%의 시간을 서비스를 만드는 데 쓰고, 70%의 시간을 그 서비스를 알리는 데 쓴다. 신세대는 70%를 서비스 만드는 데 쓰고, 30%를 알리는 데 써야 한다.

10. 가격을 올려야 할 상황에서도 아마존은 신념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가격은 소비자와의 약속이며 가격을 합리적으로 유지하여야 소비자의 믿음을 얻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볼때 그 믿음이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다.

11. 1994년에 아마존을 시작하는 결정은 생각보다 쉽게 했다. 이때 나는 “후회 최소화”라는 생각 방식을 사용했다. 80살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고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어떻게 하면 후회를 최소로 줄일까 생각하면 된다. 내가 80살이 되었을 때 아마존을 만들려고 시도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이 엄청난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인터넷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고, 실패한다고 해도 한번 해 보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다. 하나 확실했던 것은 아마존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다.

12. 아마존이 혁신하는 방법은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게 아마존이 혁신하는 방법의 기준이다.

13. 보통 회사들은 매일 어떻게 경쟁회사보다 앞지를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우리 회사는 어떻게 소비자에게 도움될 수 있는 혁신을 만드는가를 고민한다.

14. 회사는 쿨한 것에 대해 집착하면 안 된다. 쿨한 것은 오래가지 않으니까.

15. 부재가 혁신을 부른다.  무엇인가가(인력, 시간, 자금 등이) 부재한 어려운 상황은 결국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게 하기 때문이다.

16. 일 년에 하는 실험 횟수를 2배로 늘리면 창의력이 2배가 된다.

17. 비판받기 싫으면 새로운 것을 안 하면 된다.

18. 장기적이 목표를 세운다면 소비자와 소유주의 이익이 상반되지 않는다.

19. 창조는 오랫동안 오해를 받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진심으로 믿는 일을 해도 도와주려는 사람들도 때로는 비판을 할 것이다. 이때 사람들의 비판이 맞는다면 그들의 말을 수용해야 되고, 반대로 그들이 맞지 않는다고 믿는다면 오랜 시간 동안 오해를 받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게 창조의 핵심이다.

20. 다른 회사들이 무엇을 하는지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세상과 동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 “저거 베껴야 되겠다” 하지 말고, “저거 괜찮은데. 저거를 보고 영감을 받아서, 무엇을 만들어 볼까?” 라고 생각해서 당신만의 유일한 색깔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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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준비하기 (2/2) - 타임라인 편

아이비리그 8개 학교와 뉴욕대, 스탠포드, 존스 홉킨스에 그냥 모두 도전해봤는데 다 합격한 흑형 꼬마 Ronald Nelson 


지난번 준비물 편(링크)에서는 미국 대학원에 지원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항목별로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저러한 항목들은 이미 지원할 때 Requirements 등에 나와있긴 합니다. 제가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언제까지 무엇을 끝내놔야 하는가?”였습니다. 데드라인까지 지원서를 받고, 봄학기부터 모든 지원서를 다 검토하는 학교도 있지만, Rolling basis(혹은 Rolling admission)로 지원서가 들어오는 대로 검토하고, 필요한 학생 수가 다 차면 이후에 들어오는 지원서는 보지도 않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언제까지, 무엇을 끝내야 하는지, 더 다듬어서 마감일에 딱 맞춰서 내는게 나을지, 이정도 했으면 하루라도 빨리 제출하는게 나은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준비물 편에서 제가 추천해드린 자료 중 두번째 자료인 하버드 교수님의 Tips on Getting into Grad School (http://www.eecs.harvard.edu/~mdw/talks/gradschooltips.pdf)에 따르면 
1) 대부분 대학원 지원은 12월/1월에 마감되며, 
2) (각 과의) 입학 사정관들은 이른 봄(3월쯤)에 만나서, 
3) 3월말~4월초에 합격 여부를 알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 대부분의 학교는 입학 사정관들이 봄학기가 시작되는 1월에 모여서 학생을 걸러내기 시작합니다. 

어느 학교가 Rolling basis인지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제가 학교에 문의 했을 때는 과마다 다르니까 과사에 문의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결국 귀찮아서 안알아봤습니다.) GRE, TOEFL 점수 제출, 지원서 제출 등 확실하게 데드라인이 정해져있는 것도 있지만 추천서 제출은 조금 늦어져도 되기도 합니다. 추천서가 조금 늦어져도 되는 이유는 추천서 제출은 지원서 제출과 다르게 약간 독립적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추천서는 교수님이 작성하시고, 교수님이 보내시는 것입니다. 지원서에 학생이 추천인 이름과 이메일 주소 등을 적고 '추천서 부탁’버튼을 누르면 추천서를 제출하는 안내 메일이 교수님에게로 갑니다. 그래서 지원서를 한번 제출하고나면 수정할 수 없고, 어떤 학교들은 볼 수조차 없는데 추천서는 이것과 별개이기 때문에 교수님이 데드라인 지나고 내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드라인이 12월 15일이어도, 교수님들이 12월 16일부터 입학 심사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학기 말이기 때문에 기말고사 시험 문제 내고, 성적 입력하시느라 바쁘시고, 곧바로 크리스마스 때는 민족의 명절처럼 쉽니다. 각자 가족들끼리 쉬다가 1월 중순이나 말쯤에 봄학기가 다시 시작하면 그 때서야 학교에 다들 모여서 지원서를 검토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서 검토가 시작되기 전에만 추천서가 들어가면 되는 것입니다. 데드라인이 12월 15일이라 가정하면 약 1달 정도 시간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추천서는 약간 늦게 들어가도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추천서 부탁은 빨리 하셔야 합니다. 준비물 편의 추천서 부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교수님들은 데드라인에 그렇게 쫓기는 것도 싫고, 추천서 여러 학교에 보내는 것도 귀찮아하십니다. 추천서 부탁은 최대한 빨리 하되, 제출은 봄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만 들어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본격적으로 월별로 끝내놔야할 것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메릴랜드 주립대학 항공우주학과 대학원 홈페이지 (http://www.aero.umd.edu/undergrad/grad-school-timetable)에 굉장히 잘 설명이 되어있어서 인용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준비 되셨나요??!



Summer Before Senior Year (4학년에 올라가기 전 여름방학. 한국에서는 4학년 여름방학 기간에 해당합니다.)

● Begin researching potential schools 

학교 검색 - 학교 검색하시면서 지원하실 생각 있으신 학교는 Apply로 바로 가셔서 계정부터 만들어 놓으세요. 한국 주소 쓰는 것 은근히 귀찮고, 개인 정보 넣는 것이 학교마다 약간씩 다르고 귀찮기 때문에 미리 다 만들어 놓으세요. 나중에 하려면 이것도 많이 짜증납니다.


 Take practice GRE test and register for GRE general test

GRE연습, 및 신청하기 - 연습이라기 보다는 이 때 끝내시는게 나중에 정말 편합니다..


● Gather information from schools that interest you

관심있는 학교 관련 정보 모으기 - 데드라인이 언제고, 지원서에 어떤 에세이가 필요하고 등


● Ask professors for recommendations or contacts at your prospective programs

교수님께 조언 받기 혹은 지원하는 학교에 컨택 - 교수님들도 다 대학원 나오셨고, 다른 학교에 아는 교수님들도 있고, 제자가 대학원에 간 경우도 있으니 사정을 잘 아실겁니다. 컨택은 너무 이르게 하기보다는 이 때가 딱 좋은 것 같습니다


 Take GRE General test and have scores sent to your prospective schools 

GRE 보고, 점수 보내기 - 점수 보내는건 일단 급하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라도 금방 하니까요! 여기서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GRE 얘기가 여기서 끝이납니다. 앞으로 SOP를 다듬으라는 얘기는 계속 나와도, GRE를 계속 시도하면서 점수를 올리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높은 GRE 성적은 분명 좋지만,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Carefully examine each of the program applications and note any questions or essay topics that will require your attention 

지원서 면밀히 검토하기 - 학교마다 SOP는 다 주제는 다 비슷하지만 최대 700자 혹은 500자 미만 이렇게 분량이 꽤 다른 학교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퍼듀(Purdue Univeristy)는 뜬금없이 다양성에 관한 에세이를 요구했습니다. 


● Draft a statement of purpose 

SOP(연구 계획서) 어느 정도 써놓기 - SOP쓰는데 진짜 오래 걸립니다. ‘내가 할 연구 분야인데 그거에 대해 글 쓰는게 그렇게 어렵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이라는 것이 몇 번을 다듬어도 계속 다듬을 부분이 생기고, 특히 영어 표현도 잘 쓰셔야 합니다. 미국 교수님 입장에서 보기에 오타가 자꾸 나오고, 문법에 맞지 않는 글을 썼거나, 글의 흐름이 너무 좋지 않으면 읽기 싫으시겠죠.


● Consider which faculty members to ask for letters of recommendation 

추천서 부탁 - 추천서 부탁이 벌써 나왔습니다! 학기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여름 방학 때 부탁하는 것이 좋겠죠?! 


 제가 정리했던 파일입니다. 지원하는 학교/데드라인/GRE코드/성적 증명서는 어떤 형식을 요구하는지, 추천서 상황, 학교 지원서 ID/비밀번호, 지원서 홈페이지, 해야할 일 등으로 정리했습니다.


September (9월)

Finalize your list of prospective schools

지원할 학교 확실하게 다 정하기 - 이 때 학교별로 계정 다 만드시고, 엑셀 파일을 하나 만드세요. 학교 이름, 데드라인, 학교별 고유 GRE 코드, 성적증명서는 어떤게 필요한지(비공식/공식/합격하고나면 보내기 등), 추천서 상황(누가 냈고, 누가 안냈는지 보실 수 있습니다.), 합격 여부, 학교 지원서 아이디/비번, 학교 지원 웹페이지 링크 등 


● Pick professor(s) who share your research interests from each program 

지원할 학교의 지도교수님으로 삼고싶은 분 고르기 - 이 때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알아보시고, 컨택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컨택 답변이 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마세요. 전 세계에서 오는 지원자들이 그 교수님에게 연락할테니까요.


 ● Study their work to see how much it interests you

그 교수님들의 연구 분야 알아보기 - 이게 은근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논문을 활발히 쓰시거나 홈페이지 업데이트를 바로바로 하시는 분들은 현재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지 알 수 있지만 몇 년째 업데이트 안하시는 분들도 꽤 있죠. 제일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현재 그 교수님과 함께 연구하는 대학원생에게 연락해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대부분 잘 안되다보니 누가 현재 그 랩에 있는지, 연락처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돌고 돌아야합니다 ㅠㅠ 아니면 졸업생에게라도 연락을 해봐야합니다. 아무래도 한국 분들에게 연락하면 후배를 챙기는 느낌으로 챙겨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미국애들도 친절하게 도와주는 경우 많습니다.


● Contact your professors who are providing recommendations 

추천서 써주시는 교수님들에게 상기 - 저는 3개월 이상 상기시켜드렸던 것 같습니다..


● Revise statements of purpose

SOP 다듬기는 계속됩니다!


● Tailor each one by school and areas of research that you would pursue (use the information on your potential professor’s work if relevant) 

학교와 교수님의 연구 분야를 취향 저격 - 준비물 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교수님이 원하는 학생은 딱 한가지입니다. Talented students that will be able to do research. In the end, nothing else (really) matters.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연구 수행 능력이 있는 뛰어난 학생) 교수님 취향 저격하세요!



스파이더 맨 영화 1편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는 뉴욕에 있는 콜롬비아 대학을 방문했다가 '미국 동부 최고의' 실험실에서 거미에게 물리고, 슈퍼 파워를 얻은 후 여자 친구도 사귀고, 나라를 구하게 됩니다. 원하시는 탑 스쿨에 가셔서 혹시 모를 기회를 잡아보세요!



October (10월)

● Research sources of financial aid

재정 지원 알아보기 - 재정 지원이라 하면 TA(Teaching Assistant, 수업 조교)아니면 RA(Research Assistant, 연구 조교)정도인데 TA는 학과에서, RA는 교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이건 사실 학교나 교수님께서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알아본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별로 예상치 못한 펀딩이 있습니다. Computer Science하시는 분들은 조금 유리한데, 예를 들어 학교 슈퍼 컴퓨터실 관리를 할 수 있는 리눅스와 네트워크쪽 능력이 있으시다면 슈퍼 컴퓨터를 관리하시는 것으로 학비 전액을 커버받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요. 아니면 학교 기숙사 RA(Resident advisor기숙사 사감)를 하면 기숙사/학식 제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학비 전액까지는 아니어도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혜택이죠. 이런 부분을 알아보셔야 합니다. 


● Have a friend or writing aid proof-read your admissions essays 

SOP, 에세이 다듬기는 계속됩니다.



November (11월)

● Finalize your admissions essay 

SOP, 에세이 마무리하기!


● Apply for fellowships and other sources of financial aid, as applicable 

장학금, 각종 펀딩 신청하기 - 보통 지원서에서 이미 이 부분을 클릭합니다. 



December (12월)


● Submit applications (UMD's priority deadline is February 1 and the final deadline is May 15)
● 
NOTE: If you are an international student, the timeline may be different, be sure to contact the graduate admissions office for complete deadlines 

지원서 제출 - 메릴랜드 주립대의 데드라인은 2월1일임에도 불구하고 12월에 내라고 합니다. 말이 2월1일이지 사실 1월 중순/말에 봄학기 시작하면 바로 검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학과별로 데드라인이 다릅니다. 각 과에서 알아서 뽑으니 굳이 통일시킬 필요가 없죠. 본인이 지원할 과의 데드라인을 잘 알아보세요!


● Track to ensure applications are received and that schools have received your applications and supplementary materials 

빠뜨린 것이 없나 다시 확인 - 지원서/추천서/성적 증명서/이력서/연구계획서/각종 에세이 등 제출한 것들이 학교에서 다 받은것 맞나 확인하세요!


대학원 준비하다보니 새해가 밝았네요! 이제 지원도 거의 다 끝내셨을거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February (2월)

● Fill out the Federal Student Aid (FAFSA) application 

미국 시민권자에게 해당되는 미국 정부 장학금 신청하는 것입니다.



March/April (3월)

 ● If possible, visit the schools that you were accepted to that are your top choices 

합격한 학교 방문 - 한국에 계신 분들은 미국에 와서 방문하시는 것이 부담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추천해드리고싶습니다. 비행기/숙박료가 비싸긴 해도 앞으로 유학 생활에 비하면 그렇게 큰 돈은 아닙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간의 유학 생활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곳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 Discuss acceptances and rejections with a faculty member or the career/graduate admissions counselor at your school

뜨거운 안녕 - 현재 학부생이든, 회사에 다시고 계시든 현재 위치를 잘 마무리 하셔야겠죠? 특히 학부생들은 졸업하는 것이 맞는지 꼭 확인하세요!


● Notify the program of your acceptanceNotify programs that you are declining

최종 결정 - 대학원에서 합격 소식을 보내주면서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갈 건지 안갈건지 결정하세요. Yes/No 버튼만 클릭하시면 됩니다. 

 




결론


- 여기 나와있는 것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입니다. 

전공마다, 학교마다 요구하는 실기 시험, 포트폴리오, 면접 등 여러가지 다른 것들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라도 빼먹지 않도록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 일단 자대 대학원 석사 갔다가 박사를 더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 제일 편합니다. 

특히 지금 학부 3,4학년이라면 지금부터 학부 연구생을 시작해서 자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최대한 열심히 하시고, 석사를 시작하면서 바로 유학 준비를 해서, 교수님들에게 좋은 추천서도 받고, 먼저 유학간 선배들에게 조언도 들으면서 원하는 학교 박사를 노려보시는게 가장 쉽지 않나 싶습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석사 학위가 있는 학생을 더 선호하니까요.


- 지원 많이 하세요. 적게 쓸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쓰다보니 고르기 너무 어려워서 7개밖에 못썼는데 다들 10개는 써야한다고 조언해줬었습니다. 상향/안정/하향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눠서 학교를 보통 쓰게 되는데 대부분 하향지원한 학교로 갑니다. 심지어 교수님들도 예전엔 그러셨다고 합니다. 앞으로 몇년간 전문적인 공부를 할 곳이니 네임 벨류보다도 네임 벨류보다도 학교 자체를 보세요. 


- 펀딩은 다들 불안합니다. 펀딩을 받는 대부분 대학원생 분들은 '운이 좋았다, 열심히 했다.' 라고 말해줍니다. 저도 사실 답이 없고, 맨 처음에 소개한 흑형 꼬마도 학비 문제 때문에 모든 아이비리그 학교들 다 거절하고 알라바마 주립대학교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알라바마에서 4년 장학금과 여러 특권을 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의학 전문 대학원(메디컬 스쿨)에 갈 예정인데 그 때 돈 많이 써야할테니까 장기적으로 생각해서 지금 돈을 아끼겠다고 하네요. 제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보세요. 


- 저는 Penn State University에 항공 우주 공학 석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지도 교수님은 기계과에서 잡게 되었는데 아직 펀딩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한 학기는 학비를 알아서 해결해야하는데, 지도 교수님을 잡은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교수님 한 분이 지도할 수 있는 학생의 수가 한정되어있는데(재정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학부 연구생으로 쭉 이어온 학생들을 우선 넣으니까요. 합격하신 분들은 지도 교수님 잘 찾아보세요. 꿈꿔오던 교수님이 하필이면 딱 안식년이라던가, 학생이 너무 많아서 뽑을 수 없다거나 하는 여러가지 상황이 있으니까요. 교수님과 학생이 서로를 필요로 하더라도 상황이 맞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 궁금한 것이나 지적/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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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준비하기 (1/2) - 준비물 편

제 소개부터 간단히 하자면, 한국에서 수능 두 번이나 보고 대학에 들어가서 2학년 마치고, 미국 대학으로 편입해서 현재 마지막 학기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약 1년간 준비해서 대학원에 지원했습니다. 학부 편입할 때도, 대학원 준비할 때도 정말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기본적으로 혼자 다 준비했습니다. 조금만 고생하시면 혼자 다 하실 수 있고, 돈도 많이 아끼고, 준비 과정을 통해 미국의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스스로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다른 분들에게 도움 받은 것만큼 제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편에서는 일단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2편에서는 언제 무엇을 해야하는지 타임 라인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4월에 준비하시면 아주 빠른 것은 아니지만 늦지도 않았습니다! 

하버드에 사랑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원하시는 학교에 가셔서 일과 사랑 모두 쟁취하세요!! 



준비과정에서 제일 먼저 보셨으면 하는 자료들입니다. 정말 꼭 보셨으면 하는 자료들입니다. 제가 준비할 때 가장 도움이 되었고, 계속해서 보던 자료들입니다.

Applying to Ph.D. Programs in Computer Science (http://www.cs.cmu.edu/~harchol/gradschooltalk.pdf)
     Computer Science 탑 스쿨인 카네기 멜론, UC버클리, MIT의 입학 사정에 관여했던 카네기 멜론 대학의 Mor Harchol-Balter 교수님이 쓰신 자료입니다. 컴공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모두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에 다 읽기에는 꽤 길기 때문에 준비과정에서 종종 필요한 부분만 보시면 됩니다. 이 교수님은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갈지, 회사에서 일을 할지 고민하셨다고 합니다. 회사에 가서 일을 먼저 하시고, 대학원에 진학하신 분이라서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서를 정말 수도 없이 본 것 같네요.

- Tips on Getting into Grad School (http://www.eecs.harvard.edu/~mdw/talks/gradschooltips.pdf)
     이번엔 하버드의 Matt Welsh 교수님입니다. 위의 글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간결하게 읽기 편하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교수 안하시고 구글에서 엔지니어라고 하십니다. 

- KM Studio 블로그 '공부/유학 -해도해도 끝이없다’ (http://kmstudio.egloos.com)
     한국에서 학부를 마치시고, 탑스쿨에 합격하신 분으로서 준비부터 합격까지 주옥같은 글이 담겨있습니다. 단순히 대학원 준비뿐만 아니라 학문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첫번째 자료도 사실 이 블로그에서 알게된 것입니다. '공부/유학 -해도해도 끝이없다’의 글이 다 좋지만 특히 '탑스쿨에 가려면', '석박통합 vs. 석사+박사', 'SOP', '학부생의 연구 경험' 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The Professor is in (http://theprofessorisin.com)
     테뉴어를 두 학교에서나 받으신 Karen Kelsey 교수님의 블로그입니다. 이 블로그에는 대학원 입학부터 박사를 마치고 교수가 되어 테뉴어를 받는 것까지 방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 추천서 부탁하는 법’과 ‘학생에게 추천서 써주는 방법’ 등 학생과 교수를 위한 팁이 동시에 나와있는 특이한 블로그입니다. 특히 여기서 지원하는 학교 교수님께 컨택하는 방법 (How to Write an E-mail to a Potentail Ph.D. Advisor/Professor) 이런 걸 많이 봤었습니다. 블로그 검색이 불편해서 구글에서 theprofessorisin + 주제 검색하시는게 수월합니다.


이런 자료들은 뽑는 사람 입장에서 써진 것이기 때문에 잘 읽으시고 이해하시는게 중요합니다. 이제 지원을 하기 위한 준비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전공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학원에 지원하려면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제 생각에) 가장 간단한 것부터 제일 까다로운 순서로 정리해보자면 

4년제 대학교 졸업(예정) << 공인 영어 성적(TOEFL 등) << GRE <<학교 알아보기 << 추천서 << SOP입니다.
이 여섯가지를 단계별로 하나씩 진행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여섯 가지(혹은 그 이상)를 한꺼번에 동시에 다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두 세개는 동시에 진행하실 것입니다.


1. 4년제 대학교 졸업(예정)
특별히 뽑히는 신동이 아닌 이상, 4년제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적어도 졸업 예정이어야 합니다. 미국 기준으로 4학년 1학기인 가을 학기(9월~12월)에 지원합니다. 시기적으로 한국의 2학기에 해당합니다.

2. 공인 영어 성적(TOEFL, IELTS 등) - 영어권 국가에서 대학을 졸업했으면 면제됩니다.
TOEFL의 목적은 이 학생이 미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하는 영어 시험입니다. 점수가 높아야 좋다기보다는 미니멈만 넘기면 됩니다. 미국인들에게 영어는 기본이니까요.. 
그래서 토플은 가능한 빨리 해치우시길 추천합니다. 다른 것도 할 게 많은데 토플을 굳이 오래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1~2달 안에 끝내버리겠다는 목표로 보고 휙 치워버리세요. 어려운 시험이지만 앞으로 남은 과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IELTS는 영국/호주 등의 대학에서 요구하는 것인데 미국 대학에서 받아주기도 합니다. 그래도 TOEFL이 훨씬 보편적이고, 학원도 많으니 미국 대학 준비하는데 굳이 IELTS를 보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슬슬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GRE 공부하다가 미치시면 안됩니다. 아직 많이 남았거든요 :)


3.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s)
GRE는 정말 많은 분들을 낙담시키는 단계이지만 감히 세번째에 넣었습니다. 미국 대학원 유학 설명회에서도 들은 이야기지만 나중에 'GRE할 때가 좋았지..' 라고 생각납니다. GRE는 쉽게 표현해서 대학원에 가기 위해 보는 SAT같은 시험입니다. SAT와 비슷한 구성이지만 훨씬 더 어렵습니다. 

GRE는 Verbal(라이팅/리딩), Quant(수학)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토플과 다르게 리스닝도, 스피킹도 없지만 Verbal은 정말 사람 미치게 합니다. 진짜 영어 단어 맞나 의심될 정도로 이상한 단어들이 나오고, 지문도 굉장히 깁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한국에서도 이과 학생들이 대부분 수능 언어영역에 자신없어 하듯이 미국 애들도 공대 애들은 Verbal 잘 못합니다.

반면에 Quant는 한국 이과 분들은 용어만 알고 들어가도 높은 점수가 나오고, 수학과 친하지 않은 분들도 조금만 공부 하셔도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한국 수학의 고1 수준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준비 없이 바로 볼 수 있는건 아닙니다 :)

유명한 모의고사 사이트인 Magoosh에서 말하는 좋은 GRE 성적입니다.(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GRE는 Verbal과 Quant 모두 130~170점 스케일입니다. 다 틀리면 130점, 다 맞으면 170점인 것입니다. 색깔별로 공대(파란색) 교육학(진분홍색) 이런식으로 나와있습니다. 이과 쪽은 아무래도 수학점수가 높아야하고, 문과 계열은 언어 점수가 높아야 합니다. 



3-1. GRE 공부는 어떻게?
GRE는 어떻게 공부하는게 좋은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부분입니다. 2011년에 GRE는 일명 New GRE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New라고 하기엔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저는 GRE도 토플처럼 단기간에 끝내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GRE 공부한 걸로 논문 쓰는 것도 아니니까요. 제가 맨 처음에 링크 건 교수님들의 여러 팁을 봐도 GRE로 학생을 판단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1) 학원
역시 단기간 내에 끝내기엔 학원만한 게 없습니다. 선생님의 강의와 노하우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죠. 그리고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과 교류하면서 정보도 공유할 수 있고, 정서적으로도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됩니다.
GRE 학원은 토플에 비하면 별로 없는데 해커스, 파고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플랜티어학원, 박정 어학원 등 강남에 그나마 몰려 있습니다. 학원별로 프로그램도 다르고 시간대도 다르니 각자 사정에 맞는 곳을 고르시면 됩니다.

2) 인터넷 강의
GRE는 인터넷 강의가 별로 없습니다. 한국에는 조윤아의 New GRE, STN어학원 등이 있고, 미국에는 Magoosh, Udemy 등 구글에서 GRE online class검색하면 꽤 많이 나옵니다.

3) 과외
과외는 거의 없을 텐데 LABS(thelabs.kr)라는 1:1 혹은 소그룹 지도 전문 학원이 있습니다. 화상강의도 하는데 아무래도 학원보다는 가격이 비쌉니다. 학생들마다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직접 문의하셔야 합니다.

4) 독학
저도 처음엔 독학으로 조금 공부하다가 학원으로 옮겨갔습니다. 서점에서 무작정 GRE교재를 사서 공부했는데, 사전에서 단어 찾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습니다. 많은 분들은 어렵고, 너무나도 많은 '필수 암기' 단어에 압도되서 좌절하시게 됩니다. 
제가 독학할 때 믿고 공부했던 블로그는 강쌤 블로그입니다.(kangreading.blog.me) 2~30년 전에 혼자 유학 준비하시고 갔다오신 분으로서 스스로 쌓으신 많은 노하우를 블로그에 다 공개해놓으셨습니다. 학원 강의도 하셔서 직접 가서 들으시면 더 좋겠지만 독학을 하시려면 이 블로그를 통해서 하시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5) 단어
GRE 단어는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많이 알수록 좋습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단어를 총알에 비유하십니다. 아무리 좋은 총(리딩 실력)이 있어도 단어를 모르면 소용 없다는 거죠. 단어는 주먹구구식으로 해도 잘 외우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암기를 잘 못해서 어근을 통해서 뜻을 유추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외우면 됩니다. 강의를 듣는것도 좋습니다.

저는 어릴 때 이걸 보면서 MIT에 입학해서 공부 안하고 MIT 교내 밴드 하는게 꿈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공대 MIT는 과연 어떤 곳일까요..?



4. 학교 알아보기
대학원 준비 과정에서 제일 재밌다가 어려워지기도 하는 단계이기도 하고, 가장 먼저 시작해서 가장 나중까지 이어지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높은 학교는 고르기 쉬운데 하한선을 정하는게 어렵기 때문이죠. 최종 학력이 될 수도 있는 석,박사를 하려고 하다보니 꿈이 커지는 게 당연합니다. 학교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연구 방향도 보고, 학교 사진도 보며, 많은 상상을 하고 꿈을 꾸는 시기입니다.

대학원을 생각하실 정도면 본인 분야에서 어느 학교가 좋은지 정도는 대략적으로 아시겠지만, 그래도 고려해야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방향 / 학교에서 그 학과의 위상 / 관심 있는 교수님 / 그 교수님의 프로젝트 상황 / 학교 주변이 안전한지 등 알아볼 게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좋은 학교들은 전 세계에서 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다 가고싶어하는 학교이다보니 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게다가 미국은 추운 지역, 더운 지역, 사막, 산골, 해안가 등 너무 넓다보니 지형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곳을 빼다보면 쓸 학교가 별로 남지 않습니다. 한국 안에서도 선호하는 지형과 날씨가 있으실텐데 미국 50개 주의 대부분은 남한보다 넓습니다. 이렇다보니 보통 10개 이상 학교를 쓰는데 미국의 그 많은 학교 중에서 10개 고르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알아봐도 다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학교에 있는 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직접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학교별로 이메일을 다 보내보려면 부지런히 하셔야 합니다. 운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 경쟁자 얘기가 나온 김에 말씀드리자면 경제가 성장하면서 인구수 1위 중국에서 엄청난 인구가 유학을 옵니다. 그 중에 똑똑하고, 자비를 내고 오겠다는 애들이 많다보니 학교에서도 좋아합니다. 인구수 2위 인도에서도 영어 잘하는 똑똑한 애들이 많이 옵니다. 특히 공대 쪽에서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같은 경우는 미국 탑 공대 수준으로 인정해주니 정말 많이들 옵니다. 예전부터 IIT에서 학부 마치시고, 미국에서 석, 박사 하시고 교수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4-1. 교수님께 미리 컨택을 해야하는가? 
교수님께 미리 컨택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이메일은 무시당합니다. 교수님 입장에서 하루에도 이메일이 수도 없이 오고, 현재 챙겨야 할 학생들도 많이 있는데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학생에게 많이 신경쓰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게다가 컨택할 때 자기 소개/이력서/연구계획서 등등 첨부 파일을 엄청나게 보내다보니 읽으실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잘 될수도 있기 때문에 컨택을 하는 건데, 컨택하실 경우 어떻게든 본인이 그 교수님 연구에 꼭 필요한 자산이 될 것이고,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납득시켜야 합니다.

교수님을 납득시키는 방법으로는 학점 / 논문 / 연구 실적/ 특허 / 포트폴리오 / 각종 경력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학생을 뽑는 교수님 입장에서 예를 들어 생각해보면 단순히 GRE 점수 높은 학생보다는 연구 경력이 있어서 금방 같이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학생을 당연히 선호하겠죠? 아이디어, 열정 이상으로 실제적인 수행 능력으로 납득시켜야 합니다.

처음에 언급한 Tips on Getting into Grad School에서도 보면 Talented students that will be able to do research. In the end, nothing else (really) matters.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연구 수행 능력이 있는 뛰어난 학생)을 찾는다고 합니다. 성적과 GRE는 하나의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합니다. 성적이 약간 안좋더라도 만회할만한 다른 무기가 있다면 교수님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지실 것입니다. 미리 컨택 해서 교수님이 OK 하시면 입학과, 지도교수 선정이 굉장히 수월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컨택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준비할 때 많은 정보를 얻은 KM studio 블로그의 글 “대학원 유학 - 컨택이 필요한가” (kmstudio.egloos.com/2597958)라는 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이 분은 컨택 하시고, 합격까지 하신 경우입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것입니다.


5. 추천서

학교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Berg 교수님의 추천서 요청 방법입니다. 제일 처음에 데드 라인 얘기부터 나옵니다. 적어도 데드라인 3달 전쯤에는 부탁하셔야 합니다. 6개월이나 더 일찍 부탁하시면 더 좋겠죠!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교수님은 굉장히 바쁘시다 보니 계속 상기시켜드려야 할겁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3장의 추천서를 요구합니다. 보통 "3장 중 2장 이상이 교수님 추천서면 좋다." 라고 나와있습니다. 교수님이 아니더라도 전에 연구했던 곳의 부장님이라던가, 학부 연구생으로 같이 연구했던 대학원생도 가능하기는 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교수님 3명이 제일 좋겠죠. 추천서에는 학생의 연구 능력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까지 담고있기 때문에 추천서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아주 소수 인원을 뽑는 곳인 경우에는 추천인에게 전화를 해서 **라는 학생 아세요? 라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합니다.

추천서는 유명한 교수님의 호의적인 추천서 > 교수님의 호의적인 추천서 > (같이 연구를 했던) 조교나 대학원생의 호의적인 추천서 순서로 좋습니다. 처음에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이 교수님이 날 잘 몰라도 워낙 유명하시니까 이 분 추천서가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인데, 절대 아닙니다. 평범한 교수님의 호의적인 추천서가 훨씬 더 좋습니다.

5-1. 호의적인 추천서는 어떤 것인가?
맨 처음에 언급한 문서 Applying to Ph.D. Programs in Computer Science 를 인용하겠습니다. 
    1. Letter 1: “I highly recommend student X for your graduate program. Student X received an A+ in my undergraduate algorithms class. He was ranked Number 2 out of 100 students. He got the highest score on the final. He worked very hard all semester, never missed a class, and was always able to answer the questions that I asked in class. This conscientious attitude makes him an excellent candidate for any graduate program. ”
    2. Letter 2: “I highly recommend student Y for your graduate program. Student Y received a B in my undergraduate algorithms class. He was ranked Number 29 out of 100 students. Halfway through the semester we started working on network flows. Student Y seemed extremely excited by this topic. He disappeared for 4 weeks and even missed an exam. However when he came back, he showed me some work he had been doing on a new network flow algorithm for high-degree graphs. He had done some simulations and had some proofs. I’ve been working with student Y for the past couple months since then and he is full of ideas for new algorithms. I think student Y’s initiative makes him an excellent candidate for any graduate program.”

두가지 예시가 있습니다. 1번은 잘 읽어보시면 A+를 받은 공부를 잘 하는 학생입니다. 하지만 이 교수님 표현에 의하면 1번 같은 내용은 ‘그냥 공부 잘 하는 학생’입니다. 0점짜리 추천서라고 하네요. 2번은 성적은 B0를 받았지만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여 연구를 한다는 내용이 나와있습니다. 그 연구 내용이 뛰어난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self-motivated, strong research potential, own initiative, independent, and driven 이러한 단어들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런 경우가 더 쓸 말이 많습니다. 

추천서는 교수님이 써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2번 같은 추천서를 받기 위해 최대한 어필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아는 학생이라도 교수님이 쓰시기 편하게 최대한 준비해가야 합니다. 이런 호의적인 추천서를 3장이나 받는 것이 쉬울까요? 아무리 한국의 교수님들이 정이 많으시고 그동안 써놓으신 샘플이 많으셔도, 그 학생을 위해 약간 수정도 하셔야하고, 다른 일로 바쁘시고, 추천서를 제출하시려면 해당 학교 계정을 만들어서 제출해야합니다. 교수님 입장에서 당장 급한 일도 아닌데 정말 귀찮죠. 미리미리 준비하세요!



6. SOP(Statement of Purpose)
SOP는 앞으로 대학원에 와서 어떤 연구를 하고싶은지 상세하게 기술하는 연구 계획서입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500자 정도를 요구합니다. SOP는 이력서나 각종 스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능력, 계획에 대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방향이 다르다면 학생도 힘들고, 교수도 힘들어지죠. 공대에서 예를 들자면 아주 학문적으로 의미있는 이론적인 걸 하려는 교수님에게 당장 실용적인 연구를 하려는 학생이 지원한다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거절할 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아무리 교수님 연구분야와 잘 맞아도 이제는 연구를 하지 않는 분야를 와서 하겠다고 하면 그 학생도 거절 당하게 되겠죠. 

이렇게 공들여서 SOP를 쓰다보면 ‘정말 이 많은 SOP를 교수님들이 다 읽을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지원자가 한 두명도 아니고, 1장 반 정도의 분량인데 말이죠. 그런데 진짜로 다 읽는다고 합니다. 교수님들도 좋은 학생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미국 사람들은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자기 분야에 지원한 학생이라면 정말 다 읽습니다. 

하지만 모든 글쓰기가 다 그렇겠지만 다듬다보면 끝도 없습니다. SOP를 통해 인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하게 꼭 핵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연구 능력’을 보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부생 때 **연구에 참여해서 그 중에 ##를 맡았었고, 그 연구를 위해 @@를 이용했고 이러한 경험이 XX학교의 대학원에서 YY교수님과 ZZ연구로 이어질 수 있고, 저는 앞으로 %%라는 아이디어가 있고,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써야합니다. 

 Applying to Ph.D. Programs in Computer Science를 다시 인용하자면 SOP의 구조는 

1)  First paragraph – Describe the general areas of research that interest you and why. (This is helpful for a committee to determine which professors should read your application.)        
짧지만 흥미를 끌수 있는 한 문단 분량의 도입부입니다.

2) Second paragraph, Third, and Fourth paragraphs – Describe some research projects that you worked on. What was the problem you were trying to solve? Why was it important? What approaches did you try? What did you learn? It’s fine to say that you were unable to fully solve your problem.        
그동안의 연구 경력을 자세하게 서술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기술하기 보다는 이것이 지원하는 그 특정 학교에서의 어떠한 연구와 어떻게 연관이 지어질지 보여야 합니다.

3) Fifth paragraph – Tell us why you feel you need a Ph.D.        
미래 계획은 어떻게 되고, 왜 박사(혹은 석사)과정에 진학하려는지 기술하는 부분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석, 박사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학원 생활이 기회 비용도 크고, 힘들기 때문에 확실한 동기가 있는 학생들을 선호합니다. 

4) Sixth paragraph – Tell us why you want to come to this school. Whom might you like to work with? What papers have you looked at from this school that you enjoyed reading? Why is this school the right place for you?
왜 이 특정 학교의 특정 과에 지원했는지에 대해 기술하는 부분입니다. 보통 10개 이상의 학교에 지원하는데 그 모든 학교에 SOP를 다 이런식으로 맞추기는 정말 힘듭니다. 지원 분야는 다 비슷하겠지만 학교마다 연구 방향이 약간씩 다르니까요. 이 부분은 사실 없어도 되긴 하겠지만, 특정 교수님을 지목해서 그것이 좋은 인연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SOP는 공개하기엔 쑥쓰러워서 그런지 몰라도 좋은 샘플이 별로 없습니다. 제 생각에 제일 좋은 샘플은 UC Berkeley에서 직접 올린 사학과 대학원 학생이 지원할 때 썼던 SOP입니다. 한 줄 한 줄 이 SOP가 왜 좋은지 설명이 되어있어서 구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어려운 단어도 많이 쓰고, 뭔가 대단한 학생같지만 사실 자세히 읽다보면 경력도 4학년 졸업 논문 이야기가 거의 전부입니다. 경력이 많지는 않지만 대신에 깊이가 있습니다. 이 샘플은 대학원 수준의 전공 내용이 담겨있다보니 술술 읽히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인 구조와 어떤 식의 문장을 쓰는지 보시면 충분합니다. 
(수정: Berkeley에서 올린 링크가 사라져서 파일을 첨부했습니다. 첨부하는 김에 Oregon State University의 예시도 같이 첨부했습니다.)

한 교수님은 저에게 SOP에 대해서 Be yourself 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솔직하게 본인의 생각을 풀어 쓰면서 열정과 능력을 보이는 것이 SOP의 목적입니다. 큰 맘먹고 유학 가는 것이니 원하는 연구 분야에 대해 자신있게 쓰고, 그 쪽 학생을 필요로 하는 좋은 교수님을 만나셨으면 좋겠네요. 많은 부분을 한 번에 다루려다보니 부족한 부분도 있을것입니다. 다음 편에는 타임라인 식으로 언제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by Corejae

http://www.facebook.com/xbluescreenlif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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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erald Isle 1박2일 로드 트립

<주의: 이번 글은 동물 다큐멘터리같은 방사형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린 특집을 틀었는데 그 주변의 지형, 날씨, 코끼리, 표범, 사자, 하이애나 다 나오는 식입니다.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노력했습니다.>


저의 대학생활 마지막 봄방학을 이용해서 노스 캐롤라이나의 크리스탈 코스트(Crystal Coast)에 있는 에메랄드 아일(Emerald Isle)로 잠깐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졸업 준비 때문에 마음이 분주하고 돈도 아껴야해서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돈 버는게 어려울까? 시간 내는게 어려울까?' 생각해보니 일단 떠나야겠다는 답이 금방 나왔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1. 새로운 곳에 가보기 2. 떠나기, 휴식 3. (가능하다면) 새로운 영감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출발 직전에 노스 캐롤라이나에 에메랄드 빛깔의 해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즉흥적으로 그 곳으로 떠났습니다. 




노스 캐롤라이나는 미국 동부에 중간쯤에 위치한 주입니다. 노스 캐롤라이나가 유명한 것들은


1. 라이트 형제의 고향이자 처음으로 비행기를 날린 곳

지금도 이것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커서 노스 캐롤라이나의 차량 번호판에는 대부분 First in Flight라는 문구가 쓰여있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이 곳의 지형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평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과거에 목화밭이었던 평원이 굉장히 많아서 비행기 연구를 하기에 아주 적합하죠. 첫 비행은 Kitty Hawk이라는 곳이었는데 제가 갔다온 Emerald Isle과 아주 가까운 곳입니다.(각종 영어 시험에 자주 나오는 지문입니다 ㅋㅋ) 해변의 모래 언덕에서 첫 비행을 성공하였는데 바다의 강한 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위인의 탄생에는 열정과 능력 뿐만 아니라 환경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마이클 조던이 대학까지 나온 고향

마이클 조던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아기때부터 자라서 주립 대학교까지 나왔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대학교에서 Dean Smith라는 대학 농구계의 전설적인 감독님을 만나게 됩니다. 

노스 캐롤라이나는 흑인이 많은 동네입니다. 대도시있어서이기도 하고, 과거 목화밭에서 노예로 일하던 흑인들의 후예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도착한 날에 CNN에서 미국 대학교 사교클럽에서의 백인/흑인 인종갈등 문제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흑인/백인 인종 갈등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백인들은 "그건 일부일 뿐이다. 대부분 백인들은 흑인들에 대한 차별을 두지 않는다." 

흑인들은 "그건 일부일 뿐이다. 우리 흑인들은 평소에 더 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 라고들 합니다. 


한국인들은 흑인과의 갈등이 있긴 했습니다. 영화 Do the right thing(1989년 개봉)에 잘 나오는데 흑인 아저씨들이 한국인을 보며 "야 우리가 게으른거냐? 쟤네가 부지런한거냐?" 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의지의 한국인들은 잠을 줄여가며 밤낮으로 열심히 일을 해서 가난을 벗어났지만 흑인들은 그렇지 않았고, 흑인들의 시기와 질투, 한국인들의 매정함 등이 충돌해서 갈등이 있었죠. Ice Cube는 1991년에 Black Korea라는 노래도 냈었습니다.  


3. 듀크(Duke), 웨이크 포레스트(Wake Forest),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대학교(UNC)등 많은 명문 대학교

이 학교들 전부 미국 전역에서 알아주는 명문 대학교들입니다. 특별한 이유나 배경은 잘 모르겠네요..




다시 여행얘기로 돌아와서, 이렇게 생긴 섬으로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은 일상에서 떠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섬이라는 사실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구글 맵에서 차로 딱 6시간 나옵니다. 오후 3시쯤 출발해서 쉬지 않고 9시쯤 도착했으니 잘 맞네요.


구글 맵 상에서 확대했을 때입니다. 무슨 방파제처럼 섬이 있습니다.



버지니아의 산골을 떠나갑니다. 하늘이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네요.


밤이 되니 영화 Lost Highway가 생각납니다. 앞,뒤로 차가 한대도 없고, 어떠한 불빛 조차 없어서 백미러/사이드미러에 아무것도 안보였습니다. 이런 길에서 운전하다보니 긴장해서 배고픔도 잊고 운전했네요. 이런 곳에서는 무엇보다 야생 동물이 나타나는 것이 제일 두렵습니다. 덕분에 잡생각이 싹 사라져서 좋았습니다. 


6시간 운전 끝에 도착해서 Oak Grove Motel이라는 곳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싼 곳으로 고르다보니 왔습니다. 미국의 모텔은 보통 장거리 운전하시는 트럭 운전수들이 하루 잠깐 쉬고 가는 곳입니다.(motor + hotel) 한국에서는 약간 다른 느낌으로 잠깐 쉬고 가는 곳이죠..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 나오는 곳이 미국의 전형적인 모텔입니다. 영화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있지만 2010년대의 미국 모텔도 변한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이 곳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 작고 허름한 모텔이지만 이렇게 해변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습니다. 




해변으로 내려가기 전에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구름이 많이 낀다고 해서 좀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멋있었네요! 해변 오른쪽에 보시면 사람이 한 명 아주 작게 보이는데 미국 아저씨였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남자들이 주로 고독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이 해변은 영양이 풍부한지 갈매기도 조개 껍질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자주 느끼는 건, 여긴 정말 축복받은 땅입니다. 동물도, 식물도 굉장히 크게 잘 자랍니다. 그만큼 땅이 비옥하고, 생존에 방해되는 요소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돌고래도 있었습니다. 해안에서 한 100미터 정도 거리에서 계속 헤엄쳐가고 있었습니다. 확대해서 찍다보니 잘 안나왔는데 실제로는 더 크게 보였습니다. 숨 쉬느라 그런지 계속 수면에 가깝게 들락날락하는데 귀엽습니다. 



개도 왔다 갔네요.



일단 섬의 맨 끝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Fort Macon이라는 곳이 나왔는데 황량한게 정말 좋았습니다. 남북 전쟁 때 전략적 요충지라고 하는데 미국 역사는 별로 와닿지가 않네요. 

탁 트인 바다에서 돌고래도 보고, 충분히 쉬어서 이제 다시 떠났습니다. 원래는 한 3박4일 여행가려고 했는데 막상 떠나고나니 재충전이 금방 되고 굳이 여기에서 돈쓰면서 있을 필요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바다에 왔으니 시푸드 먹으러 바로 옆 도시 Morehead City의 Cox Restaurant에 갔습니다. 별 생각 없이 갔는데 여름에 시푸드 페스티발도 열리는 동네였습니다. 시푸드 전문점이라 그런지 메뉴가 항상 일정하지 않고, '오늘의 메뉴' 중 하나를 골라야 했습니다. Fisherman's platter를 추천해주었는데 뽀빠이가 먹을법한 시금치와 각종 해물 튀김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에 커피까지 줬는데 $11.95의 착한 가격이었습니다. 백인밖에 없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저 동양인이 혼자 가서 맛있게 먹고왔습니다또 가고싶네요!  


오다가 듀크 대학에 잠시 들렀습니다. 참 아름다운 학교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서 제대로 못본게 아쉽습니다. 캠퍼스 안에 정원도 있는데 못보고 왔네요. 사람들이 많이들 조깅하고 있었는데 서울 교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조깅하는 것처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조깅하고 있었습니다.


또 장거리 운전해서 가야하는데 다행히 위성 라디오에서 메탈 채널을 찾아서 메탈/하드코어 신나게 듣다 왔습니다. 마침 제가 관심있는 동남아 메탈을 틀어주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태국의 어떤 그라인드 코어 밴드가 정말 대박이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밤에는 이 채널에서 나오는 클래식 펑크/하드코어 들으면서 오다가 속도 경고 먹고 스탠다드 재즈 채널로 바꿨습니다.. 



아무리 짧은 여행이라도 보고, 느끼는게 많아서인지 1박2일이었지만 꽤나 긴 포스팅이었습니다. 

기계도 쉬어가면서 일하는데, 이번 주말엔 맛있는 것도 먹고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by Cor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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