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VASSLINE
한국 하드코어 씬을 말할 때 VASSLINE을 빼놓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그들의 인지도와 입지는 탄탄하며 굳건하다. 이번에 새로이 발매된 신작, Black Silence를 포함해 정규 앨범 4장과 EP 1장, MYPROOF와의 스플릿 앨범 1장 등 많진 않지만 굵직한 디스코그래피를 자랑하는 이들과 VASSLINE에 대해, Black Silence에 대해, 그리고 현재의 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결혼과 육아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꾸준한 행보를 이어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VASSLINE
BSL : 안녕하세요. Blue Screen Life 블로그입니다. 우선적으로 아직까지 Vassline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한 밴드 소개 부탁드립니다.
VASSLINE (이하 VSL) : 안녕하세요! 저희는 대한민국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5인조 Hardcore/Metal 밴드 VASSLINE 입니다. 한글명으로는 바세린을 주로 사용하지만 바셀린, 바슬린, 배썰린 등 마음대로 불러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크게 상관은 안합니다. 음악은 정신적인 뿌리를 하드코어 음악에 두고 있으나, 연주하는 음악은 메탈에 가까운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9월 발표된 앨범 Black Silence를 포함하여 1996년 결성 이후 지금까지 총 4장의 정규 앨범과 1장의 EP, 1장의 스플릿 앨범을 발매하였고, 3장의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BSL : 꽤 오랜만에 새앨범 Black Silence를 발표하였는데요, Black Silence가 의미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VSL : 앨범명인 Black Silence는 인간의 내/외적으로 위치한 모든 부정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를 괴롭히기도 하고 상처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는, 물리적/심리적 또는 사회적/개인적인 것들을 모두 포괄적으로 상징하고 있으며, 그래서 결국에는 우리가 극복하고 싸워나가야 하는 대상이지만 쉽사리 포착할 수 없는, 검은 장막에 가려져 침묵 속에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을 의미합니다.
Artist : Vassline
Title : Black Silence (정규 4집)
Label : GMC Records
Distribution : SONY Music Korea
Official Release Date : Sep 26 2013
Track List :
01. RADIX
02. The Protester
03. Red Raven Conspiracy (feat. 노건욱 of To My Last Breath)
04. Lost In Ruins
05. Hatred Catalyst
06. Fall Of Fortuna
07. Expression Of The Arrogant God
08. Overture To Recomposition (feat. 잠비나이)
09. Against The Tide (feat. 요한 of Pia)
10. The Handler
11. From Nothing To Infinity (feat. 임환택 of Hollow Jan)
12. Rubicon
13. Deadenders' War (feat. 배경세 of Ninesin)
14. Tracing The Untraceable
BSL Review :
GEON - 6년만의 신작이자 4번째 정규 앨범인 Black Silence는 지금까지의 바세린의 종합선물세트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다. Undying, Poison The Well, Shai Hulud 등 초기 뉴스쿨과 최근 Djent, Technical, Mathcore 등으로 표현되는 Born of Osiris, Ring of Saturn 등까지 들어온 멤버들의 폭넓은 영역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요소를 적재적소에 심어놓았다. 3번째 정규 앨범이었던 Permanance에 많이 비교되는 모양새이지만, 2013년을 확실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형님들의 귀환임을 의심치 않는다!
KY O.N.O. - 전 앨범들에서 보여줬던 감성적 하드코어와 메탈코어의 적절한 배합위에 잠비나이와 덥스텝의 새로운 스파이스 첨가로 올드, 뉴 팬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사운드.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놀랄만큼 새롭진 않지만 바세린이 걸어왔던 그들만의 하드코어를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함으로서 살아있는 ING형 하드코어 레젼드의 표본을 제시.
BSL : 밴드 라인업의 변경이 있었는데요, 기존의 기타리스트 박진씨가 있었을때와 현 이강토씨와 함께 하며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또한 본 앨범에서의 작곡, 작사는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VSL : 박진씨와 이강토씨의 차이는 음악적인 면에서 확연한데, 박진씨는 좀 더 올드스쿨한 메탈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반면, 이강토씨는 현재 진행중이고 언더그라운드 적인 새로운 경향의 메탈 음악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강토씨의 취향은 지난 3집 Permanence 발매 이후 정체되어있던 밴드의 분위기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2010년 이강토씨 가입 이후의 첫 앨범이 된 Black Silence의 작곡 작업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기타리스트 두명과 베이시스트의 세명이 모두 메인 작곡자로서 참여하였으며, 장르나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됐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세 작곡자가 작곡부터 편곡까지 거의 독립적으로 작업하였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세 작곡자가 서로의 결과물에 좀 더 유기적으로 편곡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술적인 방법에 있어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기타 플레이를 연습용 앰프를 마이킹하여 녹음 후 멤버들과 공유하여 합주시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방법에서, 가상악기를 적극 사용하여 멤버간의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높였고 이를 통해 기존보다 복잡하고 세밀한 작/편곡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작사 작업은 그간 VASSLINE 앨범에서 진행되었던 스타일 그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작사 작업은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나뉘는데, 신우석씨가 한글로 작성한 초안 가사를 조민영씨가 영어로 각색하는 방법과 조민영씨가 영어로 직접 작사하는 방법으로 나뉩니다. 이렇게 1차로 완성된 영문 가사는 신우석씨와 조민영씨의 조율을 통해 보컬의 창법과 운율, 그리고 호흡에 알맞게 수정하여 가이드를 녹음하고, 이를 기준으로 실제 본 녹음에 들어가게 됩니다.
바세린 2001년 9월 슬러거 공연
BSL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앨범이 훌륭하게 바세린화되어 나온 느낌입니다. 기존의 임환택씨와 함께했던 Flowers in the sand와 같은 감성 하드코어 트랙도 이번 앨범에서 보이고 테크니컬하면서도 하드코어 스러운 트랙들도 또한 이번 앨범에서 깊은 윤곽을 드러내주는데요. 반면에 새로 시도한 덥스텝이라던지 잠비나이와의 크로스오버 시도는 다소 의외였습니다. 의도했던 바가 있다라거나 시도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될까요? 또한 결과에 만족하시는지요?
VSL : 먼저, Red Raven Conspiracy라는 곡은 이기호씨의 리프를 토대로 이강토씨가 편곡하였는데, 애초부터 덥스텝 크로스오버를 염두에 두고 작곡된 곡은 아니었습니다. 원곡이 나왔을 당시 충분히 리드미컬하고 그루브하여 별도의 추가적인 작업은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앨범에 실릴 곡들이 하나둘 완성되가면서 여러 효과음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Red Raven Conspiracy에도 중간의 브레이크 다운 파트에 덥스텝 같은 효과를 적절히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이강토씨가 제안했고, 최현진씨가 이를 맡아 주변의 인물을 수소문하여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현진씨는 기왕 하는 김에 곡 전체에 덥스텝을 가미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었고, 최현진씨의 감독 아래 남주미씨의 도움으로 현재 앨범에 실린 버전의 덥스텝 트랙이 완성되었으며, 최종 믹싱에서도 덥스텝 트랙을 강조하는 느낌으로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이 덥스텝 트랙에 대해서 처음에는 왠지 모를 이질감에 밴드 내부적으로 거부감이 있었는데, 매번 하던 것, 익숙한 것만 연주하기 보다는 VASSLINE 내부의 혁신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과연 기존의 앨범들과 어떤 차이를 둘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최종적으로 덥스텝 리듬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였습니다. 그리고 잠비나이와의 협연인 Overture To Recomposition은 잠비나이의 음악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이기호씨의 아이디어로 진행되었는데요, 앨범에 인트로나 아웃트로 또는 브릿지의 형대가 아닌 완성된 형태의 연주곡이 필요했고, 우리가 연주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어떤 재미있는 시도가 있을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시도는 3집 앨범이었던 Permanence에도 있었습니다. Eternal Recurrence란 곡이 그 것인데, 물론 크로스오버나 협연은 아니었지만, 앨범 내에서 좋은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Overture To Recomposition 역시 앨범의 한 가운데를 가르며 멋진 전환점이 되고 있는데, 비록 VASSLINE이 밴드 파트를 편곡을 했으나, 원곡 자체가 가진 파워가 굉장히 강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다고 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원곡자인 이일우씨와 잠비나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바세린 멤버들 - 왼쪽부터 이기호(BS), 최현진(DR), 신우석(VO), 조민영(GT), 이강토(GT)
BSL : 오리지널 멤버인 신우석씨와 이기호씨는 30대 중반을 넘겼습니다. 아마도 직장생활, 가정생활등으로 시간을 내기 힘들다고 생각하자면 40대 이전의 마지막 앨범이 될텐데요, 이 두 분의 40대 이후의 바세린은 어떤 그림을 우리가 기대할 수 있을까요?
VSL : "슬기롭게 VASSLINE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여전히 멋지게 하고 있는."
BSL : 각 멤버들의 직장 생활및 밴드이외의 시간들이 궁금합니다.
VSL : 현재 VASSLINE의 멤버들은 두 명이 결혼을 한 상태로 2012년이었던 작년에 두 명 모두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미혼입니다. 먼저, 보컬의 신우석씨는 영상 업계에서 여전히 밤낮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미혼에 여자친구도 없습니다. 기타 이강토씨는 FULL-TIME 기타리스트로서 각종 레슨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락노크(rockknock.kr)라는 의류 수입/판매업을 시작하였습니다. VASSLINE 이외에 Day of Mourning이라는 밴드에서도 연주 하고 있습니다. 베이스 이기호씨는 베이스 이기호씨는 고된 회사생활외에 쌍둥이 육아와 그래픽 아트웍 외부활동 및 전시 등 활발한 아트웍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드러머 최현진씨는 FULL-TIME 드러머로서 각종 레슨 뿐 아니라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정식 멤버인 VASSLINE 이외에도 정차식 밴드, 러브x스테레오 등의 외부 밴드의 세션 드러머로서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타리스트인 조민영씨는 꾸준히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으며, 결혼 4년차로 15개월 된 아들내미 보는 재미에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BSL : Black Silence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이 영향을 받은 밴드가 있다거나 레퍼런스용 음반이 있었다면 어떤 밴드의 어떤 앨범이 될까요?
VSL : 가장 최근에 VASSLINE에게 많은 영향을 준 밴드는 Veil Of Maya이며, 이들의 리듬워크와 리프 메이킹은 상당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VASSLINE이 워낙 다양한 스타일을 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서, 하나의 밴드 혹은 하나의 레퍼런스 음반을 두었다고 특정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Veil Of Maya 외에도 August Burns Red나 Suicide Silence, 최근의 Djent 경향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Periphery 같은 밴드들과 함께, 멜로딕 하드코어 밴드 The Ghost Inside나 최근에 재결성하여 앨범을 냈던 Life in your way의 음악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 경향의 사운드들 이외에도 VASSLINE 멤버들이 가장 많이 즐겨 듣는 Aftershock의 앨범들이나 State Craft, Sick of it all, Hatebreed, Killswitch Engage 같은 VASSLINE 활동 초기부터 영향을 받았던 밴드들로부터 이번 앨범 작업을 하는 동안 여전히 영감을 받았으며, Metallica, Slayer와 같은 메탈 '신'들의 음악들과 함께 여러 포스트락/포스트하드코어, 얼터너티브, 가요까지 많은 음악들이 VASSLINE의 소스가 되었습니다.
바세린 2002년 1집 앨범 "Portrait of Your Funeral" 녹음 중인 사진
MOL Studio에서 Black Silence 앨범 작업 중인 조상현 엔지니어님과 바세린 이기호씨
BSL : 바세린에게는 더 이상 하드코어 밴드라는 수식어외에 메탈 밴드의 수식어 또한 어색하지 않게 되었는데, 본인들이 생각했을때 어떻게 불려지는 것이 더 좋은지 궁금합니다. 또는 "바세린은 이렇게 불려지기를 원한다"라는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VSL : 하드코어/메탈 이나 메탈/하드코어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분명히 정신적/철학적으로는 하드코어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음악적으로는 전통적인 하드코어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지면으로는 항상 Hardcore/Metal 밴드라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 불러주셔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 VASSLINE은 여전히 하드코어 밴드이며, 앞으로도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게되건 하드코어 밴드일 것입니다. 그것이 소개글에 Metal/Hardcore가 아닌 Hardcore/Metal 밴드라고 Hardcore를 앞에 위치 시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VASSLINE이 하드코어 씬만이 아닌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 씬에 이름을 더 키울 수 있었던 앨범,
Blood of Immortality의 타이틀곡, Assasin of Death
뒤이어 나온 3번째 정규 앨범, Permance의 타이틀곡, New World Awaits.
더욱 메틀릭해진 앨범이지만 VASSLINE 특유의 멜로디는 없어지지 않았다.
BSL : 15년 이상 밴드를 해오면서, 한국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하드코어 밴드"로서 국내 큰 페스티발, EBS등의 방송 출연, 일본 투어및 일본반 발매, 수많은 밴드 상품 발매등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봤다라고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혹시 밴드로서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 남아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VSL : 터무니 없기도 하고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지만, 투어버스를 타고 몇 달이고 새로운 곳을 누비며 미국/유럽 등 땅덩이가 큰 곳들을 투어하고 싶은 꿈은 이런 음악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겐 로망일 것입니다.
BSL : 멤버들의 결혼 그리고 육아 활동으로 인해 많은 공연과 투어를 하기에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보입니다.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이제 앨범 릴리즈 기념 지방 공연은 기대하기 힘들까요? 또한 해외 공연 같은 오퍼가 들어온다면?
VSL : 공연의 경우, 10년 전 과거와 같이 매주 공연을 하는 것이 물론 재미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방식은 거의 서울에서만 공연을 가지는 VASSLINE의 활동 영역의 특성상 너무나 빨리 밴드가 '소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달에 한 번 정도로 조율을 하고 있습니다. 멤버들의 시간적인 요인도 있으나, 좀 더 밴드의 생명력을 위해서 선택한 것이라고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러나, 지방 공연의 경우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사실 VASSLINE은 영남대 페스티발 2회 출연을 제외하면 2007년 3월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지방 클럽 공연을 한 적이 없습니다. 지방에 계신 분들께 항상 죄송스러운 부분 입니다. 2014년엔 꼭 기회를 만들어 찾아뵙고자 합니다. 그리고 해외 공연 오퍼의 경우는 사실 지방공연보다 더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지만, 항상 하고 싶은 생각이 멤버들 모두에게 있으므로 모두의 스케줄만 잘 맞춘다면 짧은 기간이겠지만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2006년 바세린 일본 투어시 카시와 공연 후 뒷풀이. 바세린 멤버이외에 일본 FC Five의 멤버들 그리고 BSL 두 멤버와 한창헌씨.
BSL : 이번 앨범의 타이틀격인 곡은 어떤 곡인지요? 그리고 이번 타이틀곡 역시 뮤직비디오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VSL : 타이틀 곡으로는 The Protester나 Red Raven Conspiracy 혹은 Against The Tide 중 하나가 적절할 것으로 발매 직전 의견을 교환한 바 있습니다. 다만, Melon 같은 음원 서비스에 타이틀 곡을 하나만 지정하자고 하여 Red Raven Conspiracy로 하였는데, 아무래도 VASSLINE을 모르는 사람들 보다는 VASSLINE을 아는 사람들이 찾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이런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주고 싶어 그렇게 결정 하였습니다. 그리고 뮤직비디오는 계획하고는 있지만 아직 곡이나 시기는 알 수 없습니다.
BSL : 보통 보컬인 신우석씨가 가사를 쓰고, 조민영씨가 영작을 해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의 가사들은 대략 어떤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나요? 앨범을 관통하는 메세지가 있다면?
VSL : 그간 멤버들이 인생에서 마주쳤던 희망과 절망, 기대와 포기 등 인간사에 대한 때로는 냉소적이고 절망적인, 그러나 때로는 희망적인 감흥 또는 자신이나 사람들에게 하는 다짐들과 같은, 여전히 개인적인 메시지들이 곡들에 담겨있습니다.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자면 '희망'입니다. Black Silence라는 어두운 앨범 제목과는 상반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울함과 비장함, 처절함 속에 여전히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희망'으로 귀결됩니다.
BSL : 저번 앨범, Permanence 역시 그랬지만 곡들 중간중간 배치된 인터루드곡들이 많아졌습니다. 소품으로 보기에는 더욱 비중이 커지는 듯한 느낌인데요, 실제로 어떤가요? 앨범 컨셉에 맞춘 것인지?
VSL : 3집 앨범 Permanence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서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모든 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스토리/그림/영상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의 구성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연극에 막이 있고, 클래식에 악장이 있듯이, 이번 앨범도 단순한 곡의 나열이 아닌 의식의 흐름, 이야기의 흐름, 앨범 전체적인 메시지의 흐름에 어울리도록 배치하였으며, 이렇게 배치된 곡들 사이에서 인터루드, 혹은 브릿지 곡들은 이전의 곡들의 감정을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한편, 하나의 곡으로서도 무리가 없도록 구성에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BSL : Expression of The Arrogant God 의 재녹음 아이디어는 누구의 것인가요? 그리고 리어레인지를 하면서 노렸던 것이 있다면??
VSL : 사실 지금 앨범에서 들을 수 있는 Expression Of The Arrogant God 재편곡은 이미 2007년 말에 완성되어 있었고, 드럼 녹음까지 완료한 상태였습니다. 최초 아이디어는 이기호씨가 제안하였으며, 최현진씨의 드럼리듬 재편곡을 토대로 기타/베이스 리프가 수정되는 방법으로 편곡 되었습니다. 2008년에 싱글 발표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박진씨의 탈퇴와 최현진씨의 외부 활동 등 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취소되었습니다. 그러나, 금번 앨범을 기획하면서 현란한 리프와 리듬이 난무하는 곡들 가운데에 여전히 기본적이고 스트레이트한 이 곡이 VASSLINE을 처음 듣는 분들에게도, 그리고 1집 앨범 The Portrait Of Your Funeral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 이외에도 한 가지 더 첨언 하고 싶은데, 지난 2012년이 1집 앨범 발매 10주년이던 해였으나 4집 앨범 작업으로 인하여 전혀 어떤 자축도 하지 못한 미안함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4집 앨범이 2012년 발매를 계획하고 있었던 앨범이기 때문에 1집 앨범 발매 10주년 공연 같은 것보다는 1집 앨범에 실린 노래를 재구성하여 싣는 것으로 자축을 대신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BSL : 12월부터 어떤 공연들이 예정되어 있나요? 바세린의 단독 라이브 역시 기대할 수 있을까요? 공연 계획에 대해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VSL : 12월 14일 합정역 프리즘 라이브 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시작으로, Battle of the Silence라는 타이틀로 2014년 중후반까지 거의 매월 공연이 있을 예정 입니다. 과거 VASSLINE이 진행했던 VS 공연의 연장선상이라고 보면 되는데, VASSLINE이 그간 활동하면서 같은 무대에서 거의 보지 못한 여러 장르의 밴드들과 공연을 하는 것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골목대장 스타일 공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른 동네 가서 '이 동네 짱 나와!'하는 스타일의. 이외에 2014년 상반기에는 단독 공연을 가질 계획이며, 더군다나 2014년은 대중음악상 수상 등 VASSLINE의 큰 도약의 계기가 되었던 2집 앨범 Blood of immortality의 발표 1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이와 연관된 공연도 아직 구상 단계이긴 하지만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바세린 프레젠트 시리즈 쇼 배틀 오브 사일런스. 포스터 제작 - 이기호씨
BSL : 홍대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밴드들 중 하나로써 이제는 중견 이상의 위치를 자랑하는 밴드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바세린을 돌아보고 자평한다면?
VSL : 활동을 오래했다고, 나이를 먹었다고 밴드의 가치가 특별해지거나 의미가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입니다. 어떤 것을 이룩했는가라는 점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설정한 전략과 목표가 하나씩 현실화되고 달성되어 갔지만, 이에 비해 그간 활동해오면서 동안 특별히 다른 후생/후배 밴드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도 못한 것 같아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활동영역을 더 넓히고 '파이'를 키우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레 정체 해버리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점이 안타깝습니다.
BSL : 현재의 한국 하드코어 씬과 메틀 씬에 대해 어떻게 보시고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메틀 씬은 영건들이 많이 나오는데 비해 하드코어 씬은 조금씩 평균 연령이 올라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VSL : 기존의 하드코어 밴드들이 학생이었던 시절을 지나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활동 반경이 좁아지다보니, 씬과 공연을 자양분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하드코어 밴드는 새로운 피를 수혈할 수 있는 기회가 갈 수록 적어지는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스트로나 팬진/웹진 등 DIY에 충실한 하드코어 라이프 스타일 활동들도 점차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도 이러한 젊은 피 수혈 부족으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음악 자체만으로 접근하기 쉬운 메틀의 경우는 언제나처럼 그 음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조금씩이나마 생겨나는 것 아닐까 합니다. 물론 메틀 씬도 예전같지는 않지만. 먹고 살만해져서 그런가?
BSL : 최근에 즐겨듣는 앨범 베스트 5?
[조민영 - Guitars]
@ Born Of Osiris - Tomorrow We Die Alive
@ Erra - Augment
@ Killswitch Engage - Disarm The Descent
@ Noeazy - Land of abomination
@ Earth Crisis - Firestorm EP
[이기호 - Bass]
@ As Blood Runs Black - Allegiance / Instnct
@ betraying the martyrs - breathe in life
@ Meshuggah - obZen
@ Skinless - From Sacrifice To Survival
@ Emmure - Slave To The Game
[이강토 - Guitars]
@ Glass cloud - Perfect war forever
@ Erra - Augment
@ Born of osiris - Tomorrow we die alive
@ Architects - Daybreaker
@ Letlive - The blackest beautiful
바세린 멤버들과 As I Lay Dying
BSL :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BSL을 위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VSL : 위에서도 DIY에 충실한 활동이 이 씬에 부재하여 안타깝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점은 VASSLINE의 멤버들도 반성해야할 것이긴 하겠지만. 어쨋든, 비록 기존에 씬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던 분들이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하드코어 관련 웹진이 탄생한다는 것이 굉장히 반갑습니다. 이 웹진을 발판 삼아 GMC, 타운홀 레코드 등 투톱 하드코어 레이블 이외에도 많은 연관 레이블 및 밴드들과, 이 씬에서 서식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하드코어 라이프/음악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공감을 얻어 우리의 씬이 더욱 풍성해 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KEEP IT TRUE!
VASSLINE
https://www.facebook.com/vassline
GMC RECORDS
https://www.facebook.com/stownbloods
http://guitarplant.co.kr/shop/goods/goods_list.php?category=017
Blue Screen Life
GEON & KY O.N.O
bluescreenlai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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