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하드코어의 역사도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 중 The Geeks는 올해로 15주년이라는 하드코어 밴드로서의 금자탑을 쌓으며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2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20대 초반에서 이제는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뜨겁게 불타오르는 밴드 The Geeks와의 인터뷰는 열정은 물론이고 그들만의 관록이 쌓여있었다. (답변은 보컬, 서기석씨와 기타, 강준성씨가 해주셨습니다.)
THE GEEKS
BSL : 안녕하세요, 블로그 Blue Screen Life입니다. 우선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함을 전하며 결성 1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그럼 인사와 자기 소개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해볼까요? 혹시라도 아직까지 The Geeks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밴드 소개와 멤버 각자의 인사 부탁드립니다.
준성: 안녕하세요. The Geeks에서 기타를 치는 강준성입니다. The Geeks는 빠른 Hardcore/Punk 음악을 하는 밴드입니다. 말로 설명을 하는 것 보다는 저희의 음악을 한 곡 정도 들어봐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석 : The Geeks보컬 서기석입니다. 준성이가 말한 대로, 하드코어 / 펑크 밴드입니다. 서울 청와대 옆 청운 중학교 3학년 같은 반에 한 책상을 같이 썼던 짝 두 명이 미친 듯이 하드코어와 펑크 음악에 빠져, 그 이후로도 그 열정을 이어가 만든 밴드입니다. 그 이후 어벤져스 처럼 여기저기 숨어있던 재야의 하드코어 덕후들을 리쿠르트하였습니다. 문자 그대로 하드코어와 펑크에 미쳐 있었기 때문에, The Geeks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한국 하드코어와 펑크 씬의 최전선에서 그 누구보다 과감하고 열정적으로 Just Do It / Do It Yourself의 정신을 실천해왔습니다. 물론 그 규모는 작지만, 올드스쿨 하드코어 씬에서는 한국/아시아에서는 유례적으로 미국 진출 뿐 아니라, 많은 다양한 부분에서 최초로 이뤄냈습니다. 미국에서 미국 레이블 소속으로 앨범을 3장 발매하였고, 미국, 캐나다, 일본, 홍콩, 동남아등 다양한 국가에서 해외 월드 투어를 진행하였으며, 펜타포트나 SXSW같은 국내외 유명 락페스티벌에도 출연하였습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도 하드코어와 펑크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으로 밴드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Robert Frost 시인이 쓴 Road Not Taken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에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희의 정신/여정을 한 문장으로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BSL : 올해는 오랜만의 한국 하드코어의 부흥을 알리는 해인 것 같은데요, 작년 말 Vassline의 신보로 불을 지피고, The Geeks(이하 긱스)의 새 앨범 발매 그리고 새로운 하드코어 성지로 부흥하고 있는 부산의 과매기, All I Have와 End These Days등의 앨범이 나왔는데요, 7년만의 앨범인데요 이제서야 앨범이나온 이유가 어떻게 되나요?
기석 : 2007년 Every time we fall을 발매하고,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당시에 앨범을 발매 시기에 맞춰, 두 달 동안 세게 투어(동남아, 두 번째 전미투어)를 했었죠. 개인적으로는 투어를 위해 졸업 한 학기를 유보한 거였고, 저랑 준성이는 졸업하고 바로 취업 했습니다. 봉형 같은 경우는 그때 일 그만두고 투어 간거고, 그로인해 새 직장을 구해야 했습니다. 당시 임영형도 힘들게 투어에 참여했고 그 이후에도 가족 사업 등으로 바쁜 시기를 보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미국 생활 및 해외 투어로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Open Your Eyes를 시작해서 해외 밴드들을 한국 투어를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더 긱스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홍콩, 일본 등 계속 적으로 투어를 지속했습니다. 결정적으로 1년 정도 POWWOW라는 공연장 (현Thunder Horse)을 운영했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도 판매 서비스 마케팅을 총괄 전략기획실의 전략 기획자로 업무를 변경이 있어, 자주 밤새며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실행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가족일+연애까지. 말로만 들어도 정신 없죠? 이러한 정신 없는 상황에 모든 것을 전폐 하고 새 앨범 녹음에 매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특히 작년 SXSW 준비로 인해 일정이 엄청나게 늦춰진 것도 있습니다. 또 그 와중에 맴버 중 2명이 결혼했습니다. 이런 저런 연유로 일정 조율이 너무 힘들었고, 모든 멤버들로부터 같은 레벨의 동기부여를 갖게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15주년에 되는 해에 앨범이 나오게 되어, 오히려 상징성도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ㅎ (꿈보단 해몽 일까요? )
준성: 최근에 있었던 다른 인터뷰에서 상세한 내용을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http://villainssound.kr/
미국 투어 당시, 보스턴
BSL : 전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Think Fast Records와 Townhall Records에서 앨범이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앨범이 발매되는 것은 여러 유통망을 통해 전세계에 유통을 의미하게 되는데, 앨범의 반응은 어떤가요?
준성: 사실 요즘은 물리적 음반이 많이 팔리는 시대는 아니므로 예전만큼 음반이 팔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저희만의 상황은 아니고, 모든 밴드들이 마주한 문제인것 같구요.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SNS를 통해 구매 인증을 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음악적으로는 기타 더빙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많은분들이 그 점을 좋게 이야기 해주셔서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순식간에 어둠의 경로로 엠피3가 유포가 되던데, 동남아 지역같이 저희 앨범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그런 경로로 듣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구요. 저는 그렇게라도 들어준다면 참 고마운데, 앨범에 투자해준 레이블 사장 분들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ㅎㅎ
기석 : Still Not In This Alone은 미국의 Think Fast 레코드에서 LP와 디지털(아이튠즈, 기타 등등)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Think Fast전세계 네트워크로 유통 됩니다. 한국은 저희의 홈구장이고, 아직도 CD가 중요한 시장이기에, 한국 소속사인 Townhall에서 CD를 발매하여 유통 및 홍보하고 있습니다. 일단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뿌듯합니다. 다만 해외에서는 아직은 해외 투어를 직접 돌지 않아 퍼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최근 미국에서도 펑크 매체 (특히 웹사이트나, 웹진)쪽도 많은 상업화가 이뤄져서, 과거와는 달리 하드코어 밴드로서 Bridge 9이나 Deathwish정도의 레이블에 들어가지 않으면 이름을 알리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계속 홍보하고 있으며, 뮤직 비디오가 공개 되면 또 한 번 모멘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Still Not In This Alone 수록곡 중 하나인 Staring Into The Sun (feat. xGeonx from All I Have)
BSL : 특히 이번 앨범에는 All I have 의 이건휘씨외에 현재 가장 뜨거운 밴드들 Terror, Down To Nothing, No Turning Back의 멤버들이 피쳐링을 해주었습니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과 녹음이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기석 : 이번 앨범에는 피쳐링이 들어가는 곡이 3곡있습니다.
1) Staring Into The Sun│이건휘 (All I Have)
A. 이 곡은 기존의 곡 달리 "헤비"한 Breakdown 부분이 나옵니다. 사실 제가 이미 녹음해 놓은 상태이긴 했는데, 이 헤비함을 더욱 살리기 위해 게스트 보컬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휘가 적임자라고 생각하여 전화를 하였고, 마침 서울 방문 계획이 있다고 해서 바로 성사되었습니다! 감사 또 감사!
2) 바로 지금 여기│송창근 (Find The Spot)
A. 그리고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희는 앨범에 최소 한곡은 한국말로 가사를 쓰려고 합니다. 한국 밴드라는 아이덴티티를 세계에서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사실 이 곡의 경우는 게스트 보컬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하드코어 보컬 중 한국말 가사를 가장 멋지게 부르는 송찬근 명창이 녹음실에 놀러 왔고,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라 바로 즉석에서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감사 또 감사!
3) Defining Moments│Scott Vocal (Terror), David Wood (Down To Nothing & Terror), Martijn (No Turning Back)
A. 사실 Defining Moments는 2009년부터 제가 완성해 놓은 음악입니다. 10주년때도 신곡으로 연주 했었구요 ㅎㅎ
B. 당시 곡을 쓰고 가이드 용으로 영등포 곤도라 스튜디오에서 명진이와 가 녹음을 진행했었고, 게스트 보컬에 대한 아이디어는 크게 없었습니다.
C. 2009년 하반기, 제가 Terror & No Turning Back 한국 투어를 기획했었습니다. 멤버들과 다 함께 숙소에서 쉬고 있는 데, 주변을 둘러보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확 떠올랐습니다.
D. 이게 절호의 기회구나! 라고 속으로 외치며, 당시 공연장이였던 쌈지스페이스 옆 다리 밑 스튜디오 (천학주)에 대려 가 반강제로 녹음을 시켰습니다 ㅎㅎ
E. 그리고 5년동안 비밀을 지켰고, 몰래 이번 믹싱에 샘플링하여 사용했습니다. 많이들 놀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ㅎ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널린 시대가 아니여서, 제대로 된 녹음 영상이 없는 게 아쉽네요 ㅎ
4) 코러스 역시 많은 분들이 도와주었습니다. Suck Stuff보컬 철환, 키치스 보컬 재현, Things We Say의 빅터형 황현진 비알리, Combative Post 보컬 규영, LOD 보컬 경환이, LOD와 Burn My Bridges태희, 마이클, 코레이, 켄 로빈슨, 제시, 강현이 많은 친구들이 와주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정말 감사 드리고자 합니다.
보컬, 서기석
BSL : 아마도 서기석씨는 세계 하드코어 씬과의 연대감에 있어 한국 출신 하드코어 밴드로 가장 유대감이 깊은 인물 중 하나일 텐데요, 2000년대 초반 머릴랜드 미국 생활 때부터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을 텐데요, 감동의 하드코어 모먼트가 있다면 공유 부탁 드립니다.
기석 : 해외에서만 일어난 에피소드만 소개 드립니다. 개인적인 하드코어 에피소드 및 The Geeks관련 에피소드만 적었습니다^^ (TWS 투어는 제외)
1) 2004년 Insted 재 결성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처음으로 미국으로 갔을 때, 한번도 만난 적 없던 류종범 군이 공항에도 나와주고, 본인 집에서 한 달을 재워줬을 때, 이게 하드코어의 힘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2) CBGB를 처음으로 가서 영웅인 Insted 공연도 보고 친구도 되고, 나의 영웅이었던 In My Eyes보컬 Sweet Pete와 친구가 되고, The First Step과도 친구가 되고, 밴드가 되지 얼마 되지 않았던 Have Heart 멤버들과 친구가 된 경험. 나중에는 보스톤에서 다 같이 집에 모여서 Youth of today비디오도 보고, 슈퍼 마리오 카드도 하고, Bane도 공연도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체류하면서 당시 Posi Fest를 포함한 모든 공연 다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작년 미국 공연 때는 Sweet Pete가 Rock & Roll Part 2에 게스트 보컬 해줬습니다. 이런 영광의 순간이..!
3) 당시 Have Heart가 Bold 노래 커버에 게스트 보컬로 참여 해달라고 부탁을 하여, 미국 첫 데뷔를 했습니다. 보컬인 Pat이 부탁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바르셀로나 여행갔을 때 Have Heart가 유럽 투어 중이어서, 공연을 보러 갔으며, Life is hard enough에 게스트 보컬을 하게 됐습니다. 이게 제유럽 첫 데뷔였습니다! 미국 & 유럽의 데뷔를 Have Heart 게스트 보컬로 했네요! 미국에서 Boston에서 Have Heart와 공연 한적이 있습니다. Pat이 기획했던 공연인데, 1000명 정도가 왔었습니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땐, 둘 다 “무명”이었기에, 정상에 선 Have Heart와 미국에서 공연하고 있는 저희 모습에 먼가 뭉클했습니다.
4) 인턴쉽으로 미국에서 거주시 보스톤에서 열렸던 Floorpunch Reunion + Mental Record Release show때 12시간 혼자 운전해서 갔던 기억이 있는데, 뉴욕에서 사고가 크게 나서 견인까지 5시간이 걸렸으며, 보험에 문제가 생겨 수리비 5백만원 물어줄 상황이 왔었습니다. 다행히 잘 해결됐습니다.
5) 저의 인생을 바꾼 밴드. Youth Of Today의 Ray & Porcell 과도 친분이 생겨서, 공연장에서 농담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지금도 꿈같습니다.. Youth Of Today 내한 공연을 추진했는데, 실패해서 아쉽습니다.
6) 첫 미국 투어 첫 공연 때, 너무 긴장해서 화장실에서 토한 기억. 당시 200명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더 긴장했습니다. 첫 곡 시작과 동시에 미국 밴드들이 너무 크게 환영해 줘서 꿈과 같은 기분으로 공연을 마쳤습니다.
7) This is for you festival 공연 (유투부 영상 참고) 후 믿을 수 없는 과객 반응에 너무 감동받아서 공연 마치고, 화장실에서 몰래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8) Champion집에 서식하면서 시애틀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공연장에 있는 300명이 저희를 위해 미친 듯이 놀고, 매 곡 중간마다 The Geeks 외쳤습니다. 당시 공연 때 저를 제외한 전 멤버가 위통을 까고 있었는데, 관객들이 저도 벗으라고 요청했습니다. 저는 물론 거절했구요. 몸매에 자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남자 / 여자 관객들이 하나 둘씩 위통을 까면서 저에게 티셔츠를 벗으라고 외쳐서 저도 어쩔 수 없이 티셔츠를 벗고 공연한 기억이 있습니다! 절대 다시는 없을 경험이네요 J
9) 샌프란시스코에서 차 강도를 당했던 일화는 다 아실 텐데요. 털리고 모든 것을 잃은 그 기분은 잊을 수 없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 하지만 매 공연마다 사람들이 모금을 모아 저희에게 주고, 티셔츠 기증해주고, 악기 빌려주고…… Bane의 경우는 베이스도 주고, 본인들 공연 페이까지 저희한테 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동의 또 감동…
10) 당시 미국 투어시 임영형이 천식이 있는데, 그때 천식 호흡기까지 분실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임영형이 몸이 안 좋아져 죽을 뻔한 사태까지 있었습니다. 약국에서 사려고 했는데, 아시다시피 미국에선 의사 처방이 없으면 주요 약을 안 주니까요... 그래서 거의 죽기 일보직전의 상태였는데, 당시 공연을 같이 했던Expire Youth라는 밴드의 기타가 "앗 나 의산데? 내 간호사한테 전화할게!" 라고 기적적으로 도움을 줘서 천식기를 살수 있었다는 놀라운 기억!
11) 캘리포니아에서 운전을 하는데, 귀가 막히고 너무 아파서, 하루 종일 콜라 마시고, 소리 지르고 발광을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귀에 구멍이 뚫렸었다고..
12) Modern Life Is War와 도박장을 간 기억. Bane 형들과 챔피언과 Strip club을 함께 간 기억. Down To Nothing과 Champion 멤버들과 시애틀 경기 농구장 간 기억이 생생합니다!
13) 투어 중에 200km 넘게 내다 경찰한테 결렸는데, 영어 못하는 척하고 불쌍한 표정 지어서 무사히 (?) 넘어간 경험)
14) 두 번째 투어 때만해도 멤버들 면허 딴지 얼마 안 돼서, 멤버중 한 명이 디트로이트에서, 정차 후에 전진 기어 대신 후진 기어를 넣어서, 뒤에 정차되어 있는 차를 박았습니다. 아저씨가 놀란 눈으로 차에서 뛰어 내려 “What are you doing!!!”을 외치셨고… 저희는 다시 한번 싹싹 빌고, 영어를 못하는 척을 하였습니다. 젠틀한 아저씨가 저희를 보내주셨습니다..
15) 미국에서 The First Step과 같이 투어를 도는데, 저희가 눈이 너무 와서 TFS 밴이 우리 앞에서 한 바퀴 돌았을 때... 걱정도 했지만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16) Things We Say 함께 한 일본 투어에서, 와사비 원액 김말이를 먹은 기억이 있는데, 정말 화생방을 방불케 하는 눈물 콧물의 향현. 비디오도 있습니다..첫 일본 투어 때, 공연전 Disk Union에 갔는데, 저희 노래가 틀려져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저희 노래를 들은 최초의 경험이여서, 너무 놀라서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감사하다고 또 감사하다고 얘기했습니다.
17) 인도네시아에서 300명이 넘는 무대 없는 공연장에 에어컨이 없어서 정말 공연하다가 죽겠구나 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드럼, 그리고 기타 엠프까지 사람이 꽉 차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공연을 했었습니다. 당시에 정말 한류의 초창기였습니다. 저희가 무대에 서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안녕하세요 사랑해요”를 외쳤습니다. 이때, 한국문화가 동남아에서 인지도가 높구나를 처음으로 실감했던 순간이었습니다..
18) 말레이시아에서 1000명이 넘게 온 하드코어 페스티벌에 저희가 헤드라인을 섰는데, 딱 하나 공용으로 있던 드럼피가 터져서, 당시 20개가 넘는 전 밴드가 해외 투어를 온 임영형 드럼으로 연주를…
19) 지금은 Give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이 미국에서 저와 제일 친했던 친구들인데, 한번은 Give 드러머이자 Desperate Measure의 드러머였던 Gene과 파티를 갔는데, 저와 Gene만 엣지였고, 저희를 제외한 모든 이가 마약을 미친 듯이 했습니다.. 바로 밑에서 사람 자고 있는데, 그 위에 식칼로 다트 연습을 하면서 잼있다고 웃고 있는 그들을 보고… 마약이란 정말 무서운 거구나..라고 느꼈습니다
20) 작년 This Is Hardcore에서 Bane의 공연 중 Count Me Out에 게스트 보컬 한 경험. 사실 아무 사전 연락 없이 얼떨결에 하게 됐습니다. 이때 무대 밑에서 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기타 치는 Zach형이 본인 앰프 뒤에 공연 보라고 저를 직접 올려줬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미친 듯이 보고 있는데, Count me out연주가 시작되었고, 중간 이후에 갑자기 보컬 Bedard 형이 저에게 마이크를 내밀었고, 순간 몸이 반응해서 바로 게스트 보컬을 하였습니다. 이때 사실 뒤에서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있었는데, 순간 아이폰 내려 놓고 달려가서 노래하고 다시 원래 자리로 왔습니다. ㅎㅎ 즉, 아직도 이때 영상이 있습니다 ㅎ
21) 2번째 미국투어에서 돈이 없어서 하루에 2000원짜리 웬디스 햄버거만 먹고 지냈는데, 거의 5KG가 빠져버렸습니다. 매일 같은 음식 먹고 토할 뻔 했습니다..
22) 필리핀에서 아주 이쁘게 생긴 남자분께서 저에게 데쉬를 해서 도망 다녔습니다. 전 여잔 줄 알았는데, 그의 주변인이 저에게 남자라고 귀뜸해줘서 화들짝 놀랐습니다…
23) Bane, Down To Nothing과 투어 중, 모텔에서 다 같이 머물렀는데, DTN이 저희 방에 찾아와 Bane을 놀리자라고 제안이 들어와, 새벽에 Bane van을 하얀 휴지로 다 두르고, 성인 잡지들을 잘라서 유리창에 붙었었습니다. 기분 좋게 잠들었는데, 담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Bane van의 휴지는 사라지고, 대신 Down To Nothing의 van에 똥칠이 되어 있었습니다 ㅎㅎ Bane이 새벽에 발견하고 보복을 한겁니다! ㅎ 그리고 그 다음날 Down To Nothing이 호텔 주인과 싸워서 나갔는데, 열 받은 호텔 주인이 신고를 한 겁니다. 그래서 가는 도중에 경찰에 잡혔는데, 경찰이 DTN van에 붙어 있던, Agnostic Front 스티커를 보고 “오 애네 내 친구야!너에도 하드코어 밴드구나!” 라고 말하며 보내줬다고 합니다.
24) 작년 2012년 11월, 한국 컨텐츠 진흥원에서 SXSW 관계자와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관계자에게 저희 밴드에 대해 한 시간 동안 프리젠테이션을 하였습니다. 회사에서 배운 모든 스킬을 총동원해서 열심히 했고, 부족했지만 SXSW에 공식 초대 받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스타트업이 투자 설명회를 연 느낌이였습니다 ㅎ 정부 지원 받아 비행기, 숙식 100% 지원된 건 신의 한 수!
25) SXSW 참여를 위해 Texas에 도착했는데, 현지 에이전시가 마중나왔습니다. 일단 관계자분의 지인께서 저희를 힙합 긱스인줄 알았다고 질문을 해주셨구요^^ 실제로 에이전시 분들은 알고 있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차를 준비하였다고 따라 갔더니…. 리무진과 양복을 입은 기사가! 정말 천국과 같이 즐기면서 숙소로갔습니다. 알고 보니 당시 공연을 같이 간 FX를 영접하기 위한 차였다고 합니다! ㅎㅎ Lucky!
SXSW 투어 당시, 리무진에 탄 THE GEEKS
BSL :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등 아시아 지역과 전미 투어 두 차례 등 많은 투어를 하셨는데, 유럽은 아직 한 번도 투어가 없었는데, 특히 네덜란드 밴드 No Turning Back등과의 연대로 투어도 어렵지 않게 투어도 가능할 것 같은데 예정이 있으신가요?
기석 : 안 그래도 No Turning Back보컬 Martijn과 얘기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유럽의 프로모터들도 연락이 와서 기쁜 마음으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동남아 일본 중국에서도 계속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릴 잊지 않고 기다려 준 하드코어 키드들을 위해서라도, 앨범 내준 사장님들을 위해서라도, 앨범 해외홍보를 위해서라도 투어를 최대한 많이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밴드에게 투어만큼 가치 있고 보람찬 일은 없기 때문에 노력할 예정이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있기에 서두르지 않고 멤버들과 상의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예정입니다.
준성: 자랑같이 들릴 수도 있지만, 솔직하게 이야기 해서 저희는 이제 전세계 어느 장소이든 저희가 마음만 있으면 꽤 괜찮은 공연을 잡아줄 밴드/프로모터들이 있습니다. 멤버들이 직장 생활을 하는 만큼 힘들긴 하지만 비용적인 측면도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역시 시간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해외투어에 관해서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 투어 정도가 현실적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고요. 유럽과 미국 투어는 멤버간 시간 조율이 좀 필요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번도 공연해보지 않은 유럽을 가고 싶은 마음과 새 앨범 프로모션에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미국을 가고 싶은 마음 반반입니다.
2008년 Things We Say와의 도쿄 투어에서
BSL : 앨범 Still not in this alone 을 들었을 때 첫 느낌은 "새롭진 않지만 여러군데 재밌는 요소를 많이 심어놓은 재치 있는 Kick-boxing youth crew 스타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킥 박싱 유스크류 : 2000년대 초반 독일 하드코어 웹진 Vegan Hardcore에서 The Geeks의 앨범을 평가했을 때 썼던 표현. 호전적이고 스트레이트함을 표현) 특히 Singing이 나오는 부분이라거나 헛기침 부분 등 여러 재밌는 디테일과 기존의 긱스 스타일에서 12번 트랙 A Light in the Dark외에는 3분내에 표현하였는데,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 새 앨범을 자평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
준성: 킥박싱이라는 말은 참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재치있다'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 합니다. 전체적인 앨범 프로듀싱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기본적인 틀은 전형적인 Youth Crew를 유지할 것. 그러나 뻔하거나 지루하거나 상투적이진 않은 곡들' 이 정도였습니다. 곡의 기반은 전형적인 3코드 펑크이지만, 뻔하지 않은 드럼 라인, 요소요소에 배치된 리드기타, 다른 밴드와는 차별화 되는 기석이 만의 목소리와 멜로디 라인이 앨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 곡을 처음 듣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2분 내외의 짧은 곡 안에 다양한 구성이 꽉 차 있다고 하시는데, 그것 또한 저희 음악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기석 : 자평한다면, 변화 및 진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누군가는 별로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작곡가의 입장에선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스타일 음악을 스마트하게 차용하기 위해 고민과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리프의 구성이나 운용방식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Defining Moments, Staring Into The Sun, A Light In the Dar과 이전 노래들을 비교하여 쳐 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사실, 처음에는 A Light In The Dark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준성이가 리프를 썼고 저도 같이 편곡에 참여 해서 완성을 했지만 (당시 가사 미완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초로 시도되는 미드 템포 노래였습니다. 초창기엔 라이브 때도 긴가민가 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준성이도 이와 비슷하게 Statement나 Staring Into The Sun을 초반에는 별로 안 좋아했지만 지금은 아주 즐겁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기존 전통을 지키기 위해 저희 Signature 스타일의 노래를 일부러 넣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Flavor가 들어갈 수 있도록 변환해서 말이죠. 마치 애플이 아이폰 5나 6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Core Value를 지키면서도 스마트하게 시장 변화를 한 것과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ㅎ (앱등이라서 이 비유를 쓰는 건 아닙니다!)
Artist : The Geeks
Label : Thinkfast Records (US) / Townhall Records (KR)
Official Release Date : July 14 2014 (LP) / July 29 2014 (CD, S.Korea only)
Track List :
01. Statement
02. Losing End
03. Defining Moments (These 6 Strings Through Our Lives)
04. I Still Believe
05. Staring Into The Sun
06. 17th May
07. Search For Your Verse
08. This Is It
09. Our Generation
10. Worth Dying For
11. Suffering, Changing, and Growing
12. A Light In The Dark
BSL Review :
KY O.N.O - 7년의 기간의 갭만큼 이상으로 앨범 전체적인 퀄리티가 전 앨범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팩트일 듯. 그렇게 빅타임 Youth Crew의 팬이 아닌 나같은 사람도 주먹 불끈 쥐며 공연장 플로어를 달아오르게 할 수 있는 에너지 넘치는 스트레잇 하드코어 ! Open Your Eyes, Believe등의 자주 쓰는 상용구및 단어들 새로운 가사와 함께 더욱 더 The Geeks 화된 앨범 ! 특히 All I Have의 이건휘씨가 피쳐링한 Staring into the Sun은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 ! 점점 더 클래식이 되어가는 밴드 The Geeks의 Must check 앨범!
GEON - Youth Crew Hardcore 가 얼마만큼 진화하는지 증명한 앨범. 치고달리는 음악만이 Youth Crew 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오산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80년도부터 90년도를 지나면서 21세기까지 수많은 밴드들이 태어나고 진 세월만큼 그들만의 내공이 여실히 드러나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작사/작곡 양쪽에서 7년 이상의 성장을 보여준 쾌작!
기타, 강준성
BSL : 멤버들 전원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직장 생활과 하드코어 공연장에서의 본인들은 다른 인격체, 캐릭터가 될 텐데 그로 인한 쾌감도 있을 것 같고요. 드러머와 세컨 기타를 제외하곤 서기석, 정봉규, 강준성의 같은 멤버로 지금까지 15년을 이어오고 있는데 본인들에게 하드코어란 무엇인가요?
준성: 저는 어찌 보면 스테레오 타입화 된 한국인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초중고 졸업, 대학입학, 군대, 대학 졸업, 취업, 결혼의 흐름으로 살고 있으니까요. 펑크/하드코어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거나, 그런 생각 조차도 못할 상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태어나고, 공부하고, 일하고 애 낳고 죽는인생은, 마치 거대한 인류의 공동체에서 한 마리의 개미같은 인생이 아닌가 싶어서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밴드를 하는 것은, 인류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필수적인 일이 아닌, 별로 쓸 때 없고 안 해도 그만인 일 일수도 있는데, 밴드를 함으로서 남이 시켜서,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어서 내가 재밌는 일을 하나쯤은 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참 좋습니다. 따라서 저에게 하드코어란 거창하게 얘기하면, 제 삶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그렇지만 뭐 즐거운 음악! 이게 하드코어의 본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석 : 저에게 있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Make a difference입니다. 즉, “내가 존재함으로써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 흔적을 남기는 것”. 이것이 하드코어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함께 작지만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성역"을 만들어가는, 즉 소위 씬의 개념, 소속감 역시 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드코어를 통해 세상에 대해 배웠습니다. 단지 커뮤니케이션 스킬, 추진력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무언가를 믿고 이를 위해 긍정적으로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장애물을 극복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의 가치를 배웠습니다. 저는 이 가치들을 회사에서 적용하고 하고 있고, 이 것들이 회사 생활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하드코어는 제 삶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당연히 최선을 다하고, 직장에서도 주인의식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더욱 진지하게 즐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직장, 두 가지 영역에서 제 목적을 달성하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물론..음악 하는 이상한 놈이라는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 남들보다 배로 일할 때도 많습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언제든지 부르면, 공연장에서라도, 새벽에라도 업무를 완수해 나갑니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의 원동력 중에 하나가 하드코어라고 믿습니다.
베이스, 정봉규
BSL : 세계적인 흐름으로도 볼 수도 있겠지만, 동남아 하드코어씬에 비해 일본과 한국 하드코어씬이 조금 액티브하다는 느낌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 밴드들의 공연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Townhall Records와 경쟁 / 협조 관계였던 GMC Records도 사실상 활동이 없는 상태이고, 한국 하드코어 씬이커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또 15년의 세월 동안 변한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준성: 제가 느끼기에도 전 세계적으로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예전처럼 한국 로컬 밴드만으로 라인업을 짜서 200명 이상 오는 공연을 만들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젠 매주 금토일은 펑크 공연이 하루에 2~3개씩 열리는 시대가 왔습니다. 전체적인 씬의 크기가 조금 줄긴 했지만, 여러 개의 씬으로 분산되면서 더 작아진 인상이긴 합니다. 예전엔 유쓰크루, 메틀코어, 스킨헤드, 스케잇코어 밴드들이 한 달에 한번 정도 다같이 공연하는 게 전부였다면, 지금은 매주 각각 따로 공연하는 시대니까요. 이런 점은 오히려 더 좋아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이점이 15년간 한국 펑크/하드코어 씬의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씬의양적 증가는 과연 필요한가 회의가 들지만, 질적인 증가를 위해서는 밴드들 스스로가 음악을 즐기는 자세만 유지한다면 다 잘되리라 믿습니다.
기석 : 동남아의 경우는 라이브 음악 문화를 사랑하는 압도적인 인구수 + 이에 걸맞은 다수의 열정적인 하드코어 키드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한 나라를 가면, 최소비용으로 4-5개의 국가를 돌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해외 밴드 유치 관점에선 동남아에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하드코어씬을홍보하기 위해 헌신했던 한 사람으로서 많이 아쉬운 대목이긴 합니다.
모두가 동의하시겠지만, 지난 15년 동안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디지털 혁명입니다. 이는 밴드들이 소통하고 홍보하는 방식, 관객들이 음악과 공연 정보는 접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꿨습니다. 초반에는 이것들이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저희나 다른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에게는 더욱악재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층에 진정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고나 할까요… 음악을 찾기는 쉬워졌으나, 진정으로 가슴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씬을 키우는 게 힘들어졌다고 해야 하나… 이런 과정에서 음악이 삶에서 가지는 우선순위가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하드코어뿐만 아니라 최근 로컬 공연장에 관객 수가 현저하게 낮아졌는데, 이 부분이 한국 음악씬의 가장 큰 도전 과제 일 겁니다. 생각해보면, 외국과 비교했을 때 락 음악에 대한 관심과 절대 인구수가 적기 때문에, 하드코어나 펑크 공연장에도 사람이 적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 부분이 개선됐으면 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은, 한국 씬은 여전히 세계 어디에도 내놔도 빠지지 않은 씬입니다. 규석이형 같은 멋진 형들도 있고, 전설을 유지해 나가는 밴드들, 멋진 신생 밴드들이 아직도 많고, 이들이 꾸준히 공연을 기획합니다. 물론 공연장에 활기가 (사람이) 부족한 경우들도 존재합니다. 몇번의 하드코어/펑크 전성기와 침체기를 겪어온 사람으로서...하드코어 씬이 조금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씬이 단합되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굉장히 세분화된 씬이 존재하는데, 이점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질적 성장뿐 아니라, 양적 성장도 같이 이뤄져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기타, 김명진
BSL : 전원이 엣지는 아니지만 최초의 Straight Edge 밴드이자 한국에 현존하는 유일한 Straight Edge 밴드입니다. 제가 아는 한 서기석씨는 현재까지 한 번도 엣지를 깨지 않은 멤버로 알고 있습니다. 서기석씨에게 있어 엣지란 무엇이며, 엣지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요? 특지 한국내 직장 생활에 있어 음주가무는 기본이기에 더욱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항 세력이랄까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또한 Vegan으로의 삶을 살 계획은 없으신가요?
기석 : 엣지는 제 삶의 신념을 관철하는 또 하나의 무기입니다. 본인이 살고자 하는 삶에 대한 정확하고 명확한 성찰을 통해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배제하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타협하지 않고 신념을 관철하는 것. 하드코어와도 일맥 상통합니다. 바로 “가치”와 "이유"입니다. 절대 Rule이 아닙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치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스트레이트 엣지에서 얻는 가치가 소중하기에 의지를 가지고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베지테리언과 더불어 진정으로 스트레이트 엣지가 “가장 개인적인 사회 저항”이라고 생각합니다. Vegan 계획은 없습니다^^
사회적 배척에 대한 경험과 관련된 질문을 하셨는데,....저는 Party Animal이고 음"콜(라)"가무에 엄청나게 능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되지 않습니다. ㅎㅎ 전 사람들과 모여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래서 수다로 밤을 샐 수 있습니다!
물론 돌아보면, 대학교, 군대, 직장 초창기 때는 모두 술 안 먹는다고 저를 갈구고 심지어 때리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속칭 주당이라고 지칭하시며, 술이 없으면 삶에 의미가 없다라고 말씀하시는 많은 분들이 "저에게 시련을 주려고 노력하셨지만" 모두 간단히 실패하셨습니다. 이들의 실망스러운 표정들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ㅎㅎ 중요 포인트는 웃으면서 정중하고 당당하게 본인이 왜 안 먹는지 설명 드리면, 이들도 "절대로" 강제로 먹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저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어른분들에게 먼저 Respect를 보여 준다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항상 역동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예의 바르게 술도 잘 따라드리고, 회식 장소예약하고 노래방도 먼저 가서 잡고, 대리 불러드리고, 집에 운전도 해드립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오히려 저를 서포트 해주십니다. 저는 이러한 일련의 프로세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아무 생각 없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에 대해 최소 1초 동안이라도 의문을 제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제가 주변에 일으키고 있는 작은 물결/변화라고 생각하며, 때문에 강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저의 삶이고, 제가 원하는 삶을 제 방식대로 살고 있는 것이며, 말 그대로 지 멋대로인 신념인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ㅎ
BSL : 가사를 쓰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많은 곳에서 영감을 얻으시는 편인거 같은데 멤버들은 가사에 대해 관여하는 편인지 전적으로 서기석씨 혼자서 일임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준성: 저는 아주 극-초기에는 가사를 쓰기도 했고, 지난 앨범까지도 한국어 가사에는 일부 참여하긴 했으나, 이번 앨범 가사는 전적으로 기석이가 담당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사는 노래를 부를 사람이 자기 입맛에 맛게 써야, 노래를 부를때 제대로 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석이가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기석이 가사도상당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형식적으로 봤을 때 가사와 노래가 분리된 느낌이 아닌 잘 융합된 느낌이라서 좋습니다. 또한 한국 밴드들에게 가사 관련된 질문 중에는 왜 영어로 가사를 쓰는가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The Geeks는 저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밴드들의 대부분이 영어로 노래를 하는 밴드여서 영어로 노래를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구요, 가사는 의미와 형식을 모두 갖추어야 훌륭한 가사인데 한국어 보단 영어가 형식적인 면에서 저희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기석 :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정성입니다. 가사는 제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제 의식 표출의 창구입니다. 마치 사람을 만날 때 어떠한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갈리는 것처럼, 밴드도 음악만큼 가사와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멋있어 보이게 위해, 인기 끌기 위해 쓰는 가사라기 보다저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들을 모아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진부하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상 받기 위해 하드코어 밴드 하는 게 아니니까요 ㅎㅎ 이번 앨범에서 음악뿐만 아니라 한 단계 발전된 가사를 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였습니다. 가사가 안 써져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토한 적도 있기에, 만족할만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합니다. Staring Into The Sun, A Light In The Dark 한번 감상해 보시길 J
가사의 영감은 다양합니다. 제가 하는 보고 듣고 읽는 모든 것들이 영감입니다. 만화, 영화, 다른 밴드들 가사나 공연 때 멘트, 뉴스에 나오는 여러 잘못된 관행들, 미국드라마, 애플, 스티브 잡스, 화장실 벽에 걸린 명언 등 다양합니다. 이외에도 제가 유투브로 유명 기업인들의 인터뷰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자주 보는데, 여기서도영감을 얻고, 저희 회사에서 회의 할 때 도 영감을 받습니다. 특히 만화나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데, Staring Into The Sun같은 경우는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가장 큰 주제이며, V-for Vendetta와 잡스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부분 적으로 가사 같은 경우는 Life of Pie나 Searching for sugar man에서 영감 받기도 했습니다. Search for your verse는 죽은 시인의 사회과 Apple campaign, Worth Dying For는 Sin City등에서도 영감 받았습니다. 원피스에서 제목을 따온 곡 (이어지는 의지)도 있습니다 ㅎㅎ
드럼, 최임영
BSL : 이번 앨범을 개인적으로는 모던해졌다기보다는 90년대의 Emo / Post Hardcore 밴드들의 영향이 좀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Lifetime, Rites Of Spring 같은 밴드들 말이죠. 또한 좀 더 터프해진 느낌도 이중적으로 받았구요. 실제로는 어땠나요, 곡을 쓰시며 레퍼런스로 들었던 앨범이라던가 참고가 되었던 밴드가 있다면?
준성: 이번 앨범의 곡들을 작곡하면서 특별히 레퍼런스로 잡은 밴드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밴드에게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독자적인 음악은 아니고, 너무 많은 음악을 들어서 한두 밴드 꼽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Reggae, Dance Hall, UK Punk, D-Beat, Crust, Grind Core, Thrash Metal, Hard Rock 등등많은 음악을 겉핧기 했었습니다. 특히 레게와 UK Punk를 즐겨 들었구요. 그러나 제게 The Geeks를 하면서 언제나 큰 영감을 주는 밴드들은 Dischord Records의 밴드들 (특히 Minor Threat, Void, Fugazi, Rites Of Spring)과 Revelation Records밴드들 (특히 Youth Of Today, Chain Of Strength, Inside Out, Quicksand) 입니다. 그리고 같이 미국 투어를 했던 Bane, Champion, Modern Life Is War, Have Heart, Down To Nothing, Outbreak, Ambitions 도 음악 내/외적으로 많은 영향이 있습니다. 그런 여러 다양한 밴드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온 음악이 Still Not In This Alone에 담겨 있습니다.
기석 : 준성이가 위에 언급한 하드코어 밴드들은 전부 다 곡 작업이나, 믹싱 할 때 많은 영감을 주었던 밴드들입니다. 이외에도 Carry On, Killing The Dream, Go It Alone, Mindset, Verse, Terror, No Turning Back, Golden Age, Another Breath, Rise Against, Mental, Strife, Trash Talk, Floorpunch, In My Eyes, Ten Yard Fight, Stick To Your Guns, Rotting Out, Minority Unit 같은 밴드들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쓰다 보니 제 favorite 밴드들을 열거하는 결과가..) 그리고 언제나처럼 80년대 하드코어들도 많이 들었구요. 멜로딕한 하드코어나 펑크도 즐겨 들었습니다.
BSL : 여전히 음반 시장이 불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긱스의 새로운 LP가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린 사실들이 SNS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다시 LP로 앨범을 발매하는 게 오히려 주목 받기 좋은 그림이 나오는 듯 합니다. 국내 버젼으로는 CD가 타운홀 레코드를 통해 나오게 되었는데, 판매량을 예상하신다면?^^
준성: 사실 판매량에 이런 저런 이유로 관심이 많지만, 전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하루 하루가 다르게 CD 판매 시장이 줄어드는 느낌이라서요. 저도 요즘엔 거의 Vinyl Record만 사고 있고, CD는 거의 사지를 않습니다. 요즘엔 LP보다 CD가 오히려 더 불편한 매체가 아닌가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전 과연 CD발매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도 들었습니다. 만약에 저였다면 LP를 2장은 샀어도 CD는 안 샀을것 같습니다. 따라서 CD가 몇 장 팔릴까가 매우 궁금합니다. CD발매가 의미가 있었다는 확신이 들 정도는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BSL : 긱스의 공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나 보여주려 하는 것은? 특히, 서기석씨는 중간중간 멘트를 길게 하시는 편으로 유명합니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게 하드코어다."라고 공연장에서 말씀하신 적도 있구요. 사실 공연장에서는 가사 알아듣기 힘든 것이 사실이구요^^ 보통 멘트에서 어떤 의미를 담으려 하시나요?
기석 : 하드코어에서 죽여주는 브랙다운, 멋진 점프, 신상 스니커즈, 밴드 티셔츠보다 더 중요한 것은 , 밴드와 관객과의 하나됨/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드코어 보컬의 궁극적인 역할은 이것이라고 믿습니다. 때문에 관객들의 한 명 한 명을 바라보며 저의 생각과 노래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설명하고, 저희와 함께 몰입함을 장려하는데 최대한 노력하려고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가사 알아듣기가 완전히 불가능 하니까요 ㅎ 제가 설명하지 않는다면, Open Your Eyes가 대한민국 입시 교육에 관한 노래인지 누가 알겠습니까! 제가 왜 맨날 열정과 긍정에 대해 노래하는지 제가 설명하지 않으면 누가 알겠습니까 ^^ 이런 것들이 하드코어 공연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메시지 전달을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신보에 있는 영어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 후 출력해서 관객들에게 나눠주는 작은 프로젝트를 하려고 개인적으로 생각 중입니다 J
준성: 저는 저와 멤버들, 그리고 관객 일부가 무의식의 세계에 진입하는 공연이 되길 항상 기원합니다.
BSL : 긱스 디스코그라피에서 2분 넘어가는 곡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번 앨범에서 무려 5곡이 2분을 넘깁니다. 편곡 과정이라던가 작곡에서 전체적인 길이를 작정하고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중간중간 살이 많이 붙다 보니 이렇게 완성이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준성: 곡 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거의 곡 길이가 정해진 것도 있고, 합주/녹음을 하면서 점점 길어진 곡도 있습니다. 하지만 곡 길이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곡을 만들었고, 만약에 좀 지루하거나 지나치게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곡 길이를 좀 줄였겠지만, 딱히 그런 느낌을 받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전 여전히 짧은 앨범이 좋습니다. 하드코어/펑크 음반을 샀을 때 12~13곡의 전체 길이가 15분 밖에 안 된다면 환호를 지르는 타잎입니다. 이번 Still Not In This Alone은 12곡에 26분 정도 되는데, 지난 앨범인 Every Time We Fall는 12곡에 19분 정도였으니 7분이나 길어졌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계에 다다를 만큼 길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분들에겐 지나치게 짧은 앨범이 아닐까 싶네요.
기석 : 하하 좋은 질문입니다. 2분을 넘겨야지! 하고 생각하고 만든 곡은 없습니다. 쓰고 다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어진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부러 심플하게 짧게 쓴 곡도 있습니다. 반 농담 반 진담으로... A Light In The Dark가 3분 52초인데, 4분을 넘기지 못해 아쉽습니다. (새로운 지평을 열수 있었을 텐데!)
BSL : 해외 투어를 가장 많이 갔다 온 밴드인만큼 그 나라의 로컬 씬들을 많이 봐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국내의 로컬 씬과 비교해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준성: 전 세계 각각의 로컬씬 마다 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국가별로 받은 제 느낌은, 우선 동남아 쪽엔 어마어마하게 많은 밴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연 시설도 낙후되고 연주력도 부족하긴 하나 밴드/관객 모두 음악을 정말 순수하게 즐기는 인상이었구요.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화끈했습니다. 일본은 2000년에 처음 갔을 때는 시스템 적인 면에서 우리나라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월등했지만, 이제는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일본은 이웃 국가인 만큼 한국과 가장 교류가 활발한 국가인만큼 서로 영향도 많이 주고 받아서 인지, 지금은 여러모로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미국은 투어 문화, 칼퇴문화, 서브컬쳐가 발달해서 그런지, 락스타가 되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 있고 즐거운 공연을 매일 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습니다.
전 세계 어느 씬이든 다 한국 보다 월등한 점도 있고,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 투어를 가면 항상 뭔가 배우고 자극을 받고 돌아왔었습니다.
한국씬과 외국씬을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할 수는 없고,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해외공연을 많이 한 것보단, 해외의 다양한 씬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로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장르는 모르겠지만 하드코어 밴드라면, 해외공연을 하려할때 이런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면 좀 더 의미있는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적절한 비교일지는 모르지만, 펜타포트에서 공연한 Suicidal Tendencies와 스컹크헬에서 (평일에) 공연한 Killing Time 중 누가 한국 하드코어 씬을 더 잘 체험하고 갔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석 : 각 씬에 대한 특징은 준성이가 아주 잘 정리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씬에 대해 개인적인 몇 가지 를 덧붙인 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른 씬들은 상대적으로 아래와 같은 부분이 상대적으로 훨씬 잘 갖춰져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 대한민국은 한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라이브 음악의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으며, 그래서 음악씬의 파이가 작고,
2) 라이브 음악 씬 자체가 기형적으로 홍대에 몰려있고, 지방 씬의 영향력이 적습니다. 서울 밴드의 지방 투어나, 지방밴드의 서울의 투어도 부족하고,
3) 그러다 보니 관객 기준이나 밴드나 다양성 및 새로움이 적게 되는 안타까운 현상이 생깁니다
4) 그리고 대부분의 나라는 언더그라운드와 메인스트림안 중간에 Middle Ground가 존재하는데,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밴드들의 공연장엔 언제나 300명 이상이 오고, 수익도 창출되고 밴드들도 지속적으로 동기부여가 되는 가 됩니다. 한국은 라이브 공연장에 이게 없죠..
5) 이것은 하드코어도 마찬가지구요. 사실 외국도 직접 가보면 사람 20명 밖에 안 오는 로컬쇼도 수두룩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로컬 씬이 있기 때문에, 다 모이면 엄청난 영향력이 발생하게되죠.
하드코어/펑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음악씬이 지금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되기를 기원합니다.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BSL : 이번 앨범 커버가 의미하는 바가 있다면?
준성: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사진 이미지 자체에서 받는 인상이 좋아서 사용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the geeks의 모든 앨범의 커버가 멤버들의 공연 사진이었는데, 그것을 탈피하고자 한 의도는 있었습니다. 그런 의도로 좋은 이미지를 찾다가 페이스북에 친구가 올린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사용했습니다. 일출 때 홍대 거리를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기석 : 준성이 말대로 공연 사진을 탈피하고자 준성이랑 먼저 얘기한 상태에서 어느 날 준성이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당시에 제가 생각하고 있던 가사 및 앨범 컨셉인 "여전히 변하지 않고, 태양을 힘든 여정을 이기고 우린 함께 서있네, 그리고 우리는 New Chapter를 시작해"과 너무 딱 맞는 이미지여서 두말할 것 없이 선택했습니다!
BSL : 최근 즐겨 듣는 플레이리스트 5장을 말씀해 주신다면?
기석 :
1) Bane - Don't Wait Up
2) Mindset – Leave No Doubt
3) Another Breath - The God Complex
4) Stick To Your Guns - Diamond
5) 그 외에 최근에 나온 한국 하드코어/펑크 밴드들의 앨범들. 다들 너무 멋진 앨범 내줘서 감사합니다. (Suck Stuff, Startline, 키치스, All I Have & End These Days / Combative Post / BMB / WTM / 과메기 / 메닉시브 / 데드가카스 / Look & Listen, Strikers / Betty Ass)
준성:
1) Angel Dust - A.D.
2) Fucked Up - Glass Boys
3) Big Boys - No Matter How Long The Line Is At The Cafeteria, Theres Always A Seat!
4) Black Sabbath - Paranoid
5) Gonguri - 2014 EP
BSL : 밴드로서 2014년 계획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15주년 공연]
10월 11일 토요일 홍대 프리즘 홀에서 대망의15주년 공연을 열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전설적인 하드코어/펑크 밴드들과 함께 합니다! 라인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 Rux with Sunnrow, All I Have, Burning Hepburn, Startline, Asian Chairshot, Animal Anthem, Victor(Things We Say), Burn My Bridges
지난 15년 동안 저희와 함께 성장해 왔던 모든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기념 티셔츠, 스티커, 포스터,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 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분들이 와주셔야 합니다 :) 자세한 사항은 정해지면 공식 채널을 통해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앨범 발매 투어]
지난 7월 앨범 발매를 기점으로 Still Not In This Alone 한국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7월 대구 8월 광주를 방문했습니다. 정말 최고였고, 너무 의미 있는 공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9월 20일 서울에서 멋진 하드코어 밴드들과 공연을 합니다, 그리고 11월 29일 부산 투어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내 공연]
이외에도 10월 25일 스팟 마지막 공연, 10월 27일 Touché Amore 내한 공연, 11월 8일 Iron Lung 내한 공연에도 참석합니다. 그리고 이 후에도 계속 왕성하게 공연 기획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많이 공연하고 싶습니다. 공연 기획자 여러분~ 이 글 보시는 분들 주저하지 마시고 공연 섭외해주세요~!
[뮤직 비디오 및 기타]
아래와 같이 두 개의 뮤직비디오가 9월 중순~10월초에 공개 됩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Defining Moments : Scrumraid의 베이스이자, 전설의 펑요우, 촬영의 달인 이동우 감독 작품│9월 22일/23일
- A Light In The Dark : 홍대 최고의 하드코어/펑크 포토그래퍼 Ken Robinson 감독 작품│9월말~10월초
[해외 투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해외 투어 윤곽이 잡히면 공지하겠습니다. 올해 안으로는 최소한 가까운 곳이라도 해외 공연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10월 11일, 홍대 프리즘홀에서 열리는 15주년 기념 공연 플라이어 (Design & Layout by 이건휘)
BSL : 마지막으로 Blue Screen Life를 통해 하드코어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준성: 공연장에서든 SNS를 통해서든 서로 즐겁게 이야기하고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ㅋ
기석 :
1) 저희 새 앨범 Still Not In This Alone 많이 들어주시고, 공연장 와서 즐겁게 싱얼롱해주세요~!!! 밴드 명대로 단 한 명의 덕후를 위해 연주하겠습니다! (저작권 강준성)
2) BSL 분들께도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과거에 This Is Our Time이라는 하드코어 웹진을 운영했던 사람으로서, 지속적으로 웹진을 관리하고 컨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양질의 업데이트 해주시고, 한국에서 하드코어/펑크 음악이 더욱 알려질 수 있도록 기여해주십시오. 파이팅!
3) 한국 하드코어/펑크 씬은 지키고 있는 밴드들, 꾸준한 참여를 통해 씬을 발전시키고 있는 관객분들 감사합니다!
4) 저희를 믿어준 팬들과 레코드 관계자들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The G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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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Screen Life
CGy, GEON & KY 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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