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같은 미국의 건강(의료)보험제도

Fewed 2015. 8. 23. 12:02 Posted by bslife

2008년 1월 미국에 건너와 거주한지 어느덧 8년이 다되어 간다. 미국의 삶이 초반과는 달리 확실히 더욱 익숙해졌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에 거주하는 일반 직장인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다시 말해, 보험제도에 대한 전문가로서 또는 제도에 대한 연구와 숫자적인 통계를 통해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제도가 아닌, 하루하루 생활에서 체감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미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아주 드물게 정부에서 주도하는 건강보험제도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이다. 한국이나 일본, 호주, 그리고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은 건강보험이 민영화 되어있다. 제목에서 부터 이미 어느정도 감지할 수 있겠지만,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적어도 내가 미국에서 접한 모든 사람들)은 민영화 되어있는 미국 건강보험제도에 한결같이 불만을 표출한다.


현재 필자가 지닌 건강보험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보겠다. 앞으로의 내용, 특히 비용적인 측면은 필자가 경험한 기준이기에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린다. 대략적인 필자의 미국 생활 배경에 대해 밝히자면, 현재 북부 뉴저지에 거주하고 있으며, 직장은 뉴욕 멘하튼 미국 게임회사(직원수 약 200명)에서 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서 정직원에 한하여 가족전체에 대한 건강보험비의 75%를 지원해주고 있으며, 이는 회사마다 다르다. 참고로 가족전체 건강보험비의 75%를 지원해주는 회사는 다른 회사에 비해 상당히 많이 지원해주는 편이다. 직원의 건강보험비는 일부 지원해주지만, 가족에 대한 보험비는 아예 지원안해주는 회사들도 많다.



미국 건강보험료 아, 진짜 얼마나 비싸길래 난리인거야?

직접적인 금액으로 설명해보겠다. 미국에는 크게 두가지 건강보험이 있다. HMO와 PPO이다(HMO와 PPO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아래를 참조). PPO가 HMO보다 더 비싸다. 현재(2015년 8월 기준) 필자는 HMO 패밀리 플랜에 가입되어있으며, 1년 건강보험 총 비용은 $21,600이다. 이중 75%를 회사에서 부담해주고 있으며, 나머지 25%인 $5,400을 개인이 직접 부담하고있다. 현재 직장에서 지정한 Oxford 라는 Private 보험회사를 이용하고 있다.


현 직장에서 부담해주는 두가지 플랜중 싼(Low Plan) 보험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의 1년 총비용이 한화로 2천만원이 훨씬 넘는다. 개인적으로 미쳤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무려 75%를 부담해주기에 그나마 가능한 것이지, 개인이 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어처구니 없는 가격이다. 참고로 High Plan 가족보험은 1년 총비용이 $36,000 이다.


아, 그리고 이 보험료에 치과 및 안과 치료는 포함되어있지않다. 치과보험, 안과보험은 돈을 각각 추가로 내고 가입하여야한다.


직장에서 지원을 안해주는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들, 또는 직장에서 커버를 많이 안해주는 직장인들은 이 건강보험비용을 자기가 번 돈에서 쌩으로 내야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미국사람들 사이에서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는다는것은 마치 특권을 가지고 있는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건강보험이 없어 집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기사도 종종 볼 수 있다. 아무리 보험이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집에서 출산을? 가능한 일이다. 보통 자연출산일 경우 총 병원비용이 대략 3만불이 넘는다.(필자의 첫 아이 출산 비용으로 청구된 금액이 $31,000 이었다. 물론 보험 커버를 받았다.) 보험이 없는 사람은 3만불을 내야한다. 한화로 3천만원이 넘는다. 이것도 첫 아이를 2009년에 낳았으니 2009년도 기준이다.



위 그래프는 OECD 국가들의 의료관련 지출에 대한 그래프이다. 미국이 압도적으로 높다.




오바마케어?

이러한 X같은 미국 건강보험제도 문제를 풀기위해 오바마케어(정식 명칭은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PPACA))가 2010년 3월에 법으로 지정이 되었는데, 이를 권장하기위해 2014년 부터는 Private 보험 또는 오바마케어에 가입이 안되어있는 경우 벌금을 내야한다. 즉, 어떤 형태로든 건강보험이 없으면 벌금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오바마케어는 소득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한국 건강보험과 같이 소득이 많은 사람은 많이 내고, 적은 사람은 적게 낸다. 합리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바마케어를 받아주는 병원이 정말 없다. 오바마케어 보험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 받아주는 병원이 없는데... 있긴있다. 근데 이상하게 오바마케어를 받아주는 병원은 차를타고 1시간 넘게 가야하고, 위험한 동네에 있고, 병원비를 많이 커버도 안해준다. 적어도 필자가 사는 동네는 그렇다. 따라서 회사를 통해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오바마케어를 가입한다. 안하면 벌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근데 미국 병원비는 왜이리 비싸지?

미국의 의료비는 한마디로 미쳤다. 역시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첫째는 다행이 자연출산으로 낳았다. 참 감사하다. 둘째는 쌍둥이었다. 제왕절개를 했으며, 둘이라 무거웠는지 엄마가 조산을 하였다. 그래서 약 한달간 쌍둥이 둘다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했었다. 쌍둥이 + 제왕절개 + 인큐베이터. 이 병원비용을 잠시만 추측해보자. 대략 얼마정도의 병원비가 나왔을까?


정확히 총 $389,375.03의 병원 청구서가 집으로 날라왔다. 한화로 4억이 넘는다. 왜 39만불이나 되는 비용이 나오게 되었는지 자세한 설명도 없이, 그냥 39만불이 찍혀져왔다. 상식밖의 청구비용이다. 물론 보험처리가 되었다. 보험처리가 되었기에 5천불만(?) 냈으면 모든게 괜찮았다. 보험이 없었다면 바로 파산신청해야했었다. 물론 이런경우 보험이 없다면, 그 외 여러가지 제도가 있긴하다. 극빈층이 받는 메디케이드같은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극빈층이 아니라면 참 난감해진다.




39만불 병원비 증거 자료이다. 남녀 쌍둥이를 낳았는데 한명당 앞으로 나온 금액이 얼마인지 잘 세어보자.

너무 어이가 없어서 미국인 직장동료들에게도 보여줬었다.



미국의 병원비용이 이렇게 비싸지게된 배경에는 대부분의 의료보험이 Private 보험회사에 의해 운영되어지기 때문이다.

가상의 예를 들어보자. 어떤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이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보험은 특정 수술비용의 70%를 커버해주고 30%는 개인부담이라고 가정하자. 그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1,000의 비용이 나오면, 일단 병원측은 $1,000의 병원비가 나왔다고 보험사측에 Claim을 한다. 그러면 원칙적으로는 보험사에서 병원에게 $700을 내주고, $300을 환자가 부담하게된다. 그런데 문제는 보험사에서 병원에서 제대로 병원비가 측정되었는지 자체적으로 검토를 한 후 그 수술에 대해 $700이 아닌 $500만을 지불한다. 그리고 환자는 $300을 지불하게되면 병원측에서는 $200의 손해를 보게된다. 이를 방지하기위해 병원은 애초에 병원비를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병원과 보험사간의 싸움이 악순환되어, 병원비가 상식밖의 금액으로 돌변하게 되는 것이다. 병원비와 보험비가 계속올라 결국 모든 손해는 환자가 부담하게 되는것이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부분을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에 맡기면 이러한 비상식적인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뒤늦게 정부가 관여하여 오바마케어같은 제도를 내놓지만, 이를 바로잡기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어쩌면 이미 넘어오지 못할 강을 넘어온듯 하다. 가끔 한국에서 미국의 선진 의료보험제도를 옹호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다. 쳐맞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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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O와 PPO의 차이가 무엇인가?

HMO는 보험사에서 지정되어있는 의사들중 자기가 지정한 한 의사(주치의일 경우)에게 진료를 받아야 보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으며, 전문의에게 가려면 주치의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갈 수 있다. 예를들어, 우리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고 하자. 그럼 HMO 보험을 가지고 있으면 바로 정형외과에 가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우선 주치의(주로 소아과 또는 내과)에 가서 진단서를 받은 후 주치의가 정해준 정형외과를 가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당히 번거롭고 비용도 두번(주치의+전문의)이나 발생한다. 하지만 HMO 보험이 싸기에 필자는 이 보험으로 가입중이다.

PPO는 굳이 주치의를 선택할 필요가 없으며, 주치의를 거치지않고 곧바로 전문의에게 가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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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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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식 2016.07.31 0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s://elliotinnewyork.tistory.com Elliot_in_NY 2020.04.04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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