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하드코어 The Geeks 스티커가 홋카이도, 삿포로의 친구 집에 붙어 있었다.
The Geeks는 이런 음악은 하는 서울의 하드코어 밴드입니다! 잠깐 감상하고 가시죠~!
카이의 집에서 짐을 풀기 전까지만 해도 삿포로의 날씨는 눈폭풍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눈은 아침에 그치게 되었고, 따뜻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해 오후 쯤에는 약간의 눈을 제외하고는 다 녹고 서서히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삿포로역 관광 시작.
삿포로 구현청 건물의 정면
카이의 안내로 삿포로 시내를 관광하기 시작했다. 사실, 삿포로의 역사는 대단히 짧아 (삿포로라는 지명도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언어로, 광활하고 넓은 땅이라는 의미), 몇몇 근현대 건물을 제외하고는 매우 현대적인 곳으로 정확한 도시 계획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그래서 삿포로 구현청과 시계탑, 홋카이도대학 등을 제외하곤 딱히 구경거리가 없다는게 단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찍은 구현청의 정면. 점차 쌓이게 될 눈을 대비하여 보호막을 쳐놓은 식물들이 인상적이다.
구현청 앞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는데, 많은 오리들과 비둘기(...)들이 사람들이 주는 모이에 반쯤 미쳐 모여들어 있었다.
구 현청 내부 복도. 낡은 창문 틀을 지나 따뜻한 햇살이 건물 내부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전형적인 유럽식 근현대 건물로, 나무 냄새가 건물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게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해 주었다.
고백하자면, 사실 본인의 삿포로 관광은 딱히 계획을 세우고 간 것이 아니었다. 삿포로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것, 그리고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엔 관광지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삿포로 시내를 관광하고 있자니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간 곳이 카이의 추천으로 간 스프커리 식당. 삿포로의 소울 푸드 같은 이 요리는 흔히 볼 수 있는 걸죽한 커리가 아닌 정말 국물 커리다. 거기다 홋카이도 명물인 감자, 당근 등의 채소가 큼직하게 들어간 이 음식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만했다. 그리고 이 스프커리 식당. 뭔가 다르다.
삿포로를 대표하는 힙합 아티스트, Tha Blue Herb의 깔개!
Tha Blue Herb의 디스코그라피가 LP로 진열!
인테리어가 깔끔한 식당인걸로만 보고 들어갔는데 Tha Blue Herb 의 아이템들로 가득한 스프커리 전문점이었다! 센스 발군의 아이템들로 가득한 이 곳은 Tha Blue Herb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
삿포로를 뛰어넘어 일본을 대표하는 힙합 아티스트, Tha Blue Herb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일본답게 바 형식의 테이블은 당연히 갖춰져 있었다.
본인이 주문한 베이컨 스테이크 커리와 커리 라이스! 두툼한 베이컨과 채소 특유의 단 맛이 완벽한 매치업을 맛보여 주었다. 가격은 1100엔으로 한국인 시각으로는 조금 비싸다는 것이 흠.
그리고 다시 시작된 삿포로 거리 거닐기. 늦은 오후가 되니 슬슬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의외로 따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점 칼날 바람이 부는게 역시 삿포로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삿포로 대표 명물인 게요리. 하지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패스ㅠㅠ
삿포로의 대표적인 환락가 건너편에서. 카이가 도쿄의 가부키쵸 같은 곳이라고 설명해줌. 야쿠자 역시 많이 있어서 밤에는 조심해라고 귀뜸.
일본을 대표하는 위스키 브랜드, NIKKA 간판과 건너편엔 일본을 대표하는 코미디언임과 동시에 영화 감독인 기타노 타케시 아저씨의 간판.
??!!
What the fuck in Japan?!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삿포로의 시내를 거닐다 발견한 덕후 냄새 심하게 나는 가게의 외관. 나치 로고와 나치스 친위대 SS의 모자, 제국기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같은 일본인인 카이는 자신 역시 믿기지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어이, 주인장. 2차 세계 대전 때 서로 적국이었단 나치스 국기랑 미국 국기랑 같이 있는건 어불성설 아니요??
찝찝한 기분을 뒤로 하고 계속 되는 삿포로 관광.
독일의 뮌헨을 컨셉으로 한 페스티발이 삿포로 중심가에서 열리고 있었다. 부르스트 (소시지), 생맥주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이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삿포로는 역시 겨울에 와야 되는 것인가... 추위를 뚫고 많은 빛들이 삿포로 시내를 장식하고 있었다.
뮌헨 페스티발을 지나서 찍은 삿포로 타워 야경.
그리고 이날의 마지막을 장식한 카운터액션 방문. 카운터액션은 삿포로의 하드코어펑크 밴드, SLANG의 코이치 카마다씨가 만든 라이브 하우스로, 언더그라운드 씬을 직접 서포트하고자 본인이 만든 라이브 하우스. 수많은 굵직굵직한 공연이 이 곳에서 열렸고, 여전히 현재진형 중인 삿포로 명물인 곳이다.
BSL에서 인터뷰한 SLANG 인터뷰는 하단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bluescreenlife.tistory.com/29
카운터액션 입구의 간판! 드디어 여기에 왔다!
SLANG의 앨범 발매 포스터와 투어 포스터. 엄청나다.
공연 중인 카운터 액션 내부.
공연은 PUNK HELL 이라는 타이틀인 펑크 밴드들이 나온 공연으로,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 카이로부터 SLANG이 나오는 공연은 보통 많은 사람들이 요일에 관계없이 찾아온다는 귀뜸을 들었다. 충격적(?)이게도 SLANG 때 많은 남성분들은 물론 예쁘게 화장하고 오신 젊은 여성분들까지 싱얼롱과 슬램을! 이런 익스트림하면서 매니악한 음악에 성과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즐기는 분들이 너무나도 큰 충격을 주었다. 이런 문화가 역사 깊숙히 침투해 있는 일본다운 광경이랄까.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설픈 구글 번역 수준의 한글까지 있는 공연 홍보 플라이어.
역시 라멘을 안먹고는 일본에 왔다고 할 수 없지!
공연이 끝난 후 SLANG 멤버들과 작별 인사 후, 다시 카이의 집으로. 하지만 일본까지 왔는데 야식을 빼놓을 순 없었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들린 라멘집에서 가볍게 라멘 한그릇!
마음까지 든든해진 라멘을 해치우고 하루 종일 걸은 몸뚱아리에게 휴식을...
마지막 파트 3에서는 삿포로에서 가까운 항구 도시, 오타루 관광과 도쿄로의 컴백과 에필로그로 일본 여행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마지막까지 잘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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