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Gy

Day Five - CGy



BSL에 처음 합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주년 포스팅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2주년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으니 BSL에 합류한지 1년이 넘었습니다. ^^ 뿌듯하고 처음 BSL 합류 제의를 해준 KY O.N.O 형과 GEON 형께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쿄노 형은 이름에 점을 어디에 찍어야 하는지 항상 헷갈린다~!) 보다 최근에 합류하게 된 Corejae님과 Fewd님 역시 좋은 포스팅들로 블로깅하는 재미를 더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CGy)는 얼마 전 박사학위의 마침표를 찍는 학위심사(디펜스)를 마쳐서 사실 요새 구직활동 말고는 딱히 하는 것이 없는 상태라, 하루 일상을 포스팅하기로 했을때 약간 걱정이 앞섰습니다. 딱히 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그래도 요새는 면접에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서 아주 할일이 없는 것은 아니라, 그런 게으르면서도 마음 편하지는 않은 그런 일상을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10:30 AM 느지막히 연구실로 출근. 밖을 나서니 눈이 오고 있다. 겨울은 겨울이구나. 눈은 이후 점점 더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아래 사진 나무 뒤에 있는 건물은 목욕탕이 아니고 우리 학과 건물. 학교에서 좀 오래된 건물들은 거의 다 파란색 타일로 되어 있는데, 80년대에는 파란색 타일이 미래 하이테크 느낌이었나 보다.




10:35 AM 연구실은 방에서 5분 거리다. 이렇게 통학이 편하기 그지 없는 삶에 너무 익숙해져서, 앞으로 취직했을 때 통근하는 거랑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가장 걱정되는 나이다. 사진은 내 책상이 있는 건물 내부 전경이다. 나는 위 사진의 건물 옆에 붙어 있는 작은 건물에 있는데, 건물 이름은 Pilot Plant 연구동 (줄여서 PP동)이다. Pilot plant란 실제 공장 크기의 생산 설비를 만들기 전 테스트 용도로 만드는 작은 설비를 말하는데, 그래도 실험실에 들어가는 것보단 크기 때문에 이런 넓은 창고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는 특별한 설비가 들어와 있지는 않아서, 왼쪽 아래와 임시로 물건들을 적치해놓기도 한다. 내 연구실은 왼편에 보이는 철제 계단 윗층으로 올라가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허름하지만, 저 방에 들어가면 곧 졸업한다는 아주 좋은 기운이 있다고 믿어지는 방이다...



내 별거없는 책상. 건담이 지켜주고 있는 내 책상... 아래 사진 왼쪽에 있는 하얀 물건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발명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과깎는 기계다. 내구성이 좀만 더 좋았더라면...


오늘의 할일은 다음주에 볼 면접 발표자료를 완성해서 제출하는 일이다. 학술적인 내용이 아니라 자기PR을 ppt 발표로 하라니,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라 짧은 발표인데도 쉽지가 않다. 열장짜리 발표자료를 만드는데 일주일은 족히 걸렸는데,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




2:00 PM 늦은 점심을 먹으러 친구들과 학생 식당으로 간다. 그새 눈이 많이 와서 하얗게 쌓였고, 하늘은 파랗게 갰다. 학부생들이 시험기간이라 캠퍼스는 (원래도 한산하지만) 아주 한적해서 사람을 보기가 힘들다. 아래 사진의 연못은 오리와 거위가 서식하는 '오리연못'.



오랜만에 동측라면을 먹으러 왔다. 우리 학교에는 학생 식당이 북측, 동측, 서측에 하나씩 있는데, 동측 식당에서는 오후 시간에 라면을 끓여서 판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측라면은 강력한 화력과 아주머니의 물맞춤 스킬이 어우러져 최상의 맛을 보여준다. 어떤날에는 치즈라면, 어떤날에는 만두라면이 랜덤하게 나오는데, 이정도로 잘 끓이는 데는 가보지를 못했다. 틈새라면은 맛있긴 하지만 너무 맵고...



PM 7:00 요새 한가함을 과시하기 위해 요가를 배우러 다니고 있다. 사실 할게 없어서라기 보다는, 하루종일 앉아서 생활한지 너무 오래되었고, 이런저런 운동을 하던것도 학위심사 준비로 정신이 없어 완전히 그만둔지 일년이 다 되었기 때문이다. 몸이 하도 뻣뻣해져서 무슨 운동을 해도 쉽게 다치다보니, 유연성을 좀 길러보고자 다니고 있는데, 유연성 뿐만 아니라 근력 운동도 많이 되는 좋은 스포츠인것 같다.




10:00 PM 샐러드를 가장한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발표자료도 마무리하고, 딴짓도 좀 하다가 늦은 퇴근을 한다. 아래 사진에 걸어가는 사람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대학원 생활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참 쓸쓸한 길이지만, 그래도 끝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버티는 것 같다.



10:10 PM 집에 오니 택배가 기다리고 있다. 새로나온 13Steps 앨범을 사면서 같이 몇장 샀다. 포스팅을 작성하며 들어보니, 훨씬 언홀리하고 어두워졌다. 첫곡 제목이 "15 Years"인데, 형님들 결성한지 15년이 된건가... 아무튼 매너리즘 따위는 찾아볼 수 없고 마음 속 리스펙트가 피어나는 와중, 어서 라이브를 보고 싶다.



BSL에 합류해서 이런저런 포스팅을 하면서, 글을 쓰고 그것이 읽히는 재미를 느끼고, 글쓰는 연습도 많이 하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Today's Track을 통해 음악을 공유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고요. 앞으로도 관심 부탁드리고, 저는 영양가도 있고 재미도 있는 포스팅을 하기 위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




By CGy

'CG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탈 밴드의 투어 수익  (0) 2016.04.20
헤비메탈의 완만한 임종  (1) 2016.02.23
논문 비즈니스 2  (2) 2015.09.20
천문학적 숫자들  (0) 2015.07.31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제도  (0) 2015.06.10